아무튼, 목욕탕 -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되찾을 때까지 나를 씻긴다 아무튼 시리즈 36
정혜덕 지음 / 위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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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냉방병인지 몸이 찌뿌등한데, 이 글을 읽고 나니 사우나가서 푹 담그고 세신받고 집에 와서 한숨 푹 자고 싶다. 그러면 몸이 날아갈 듯 되겠지! (그러기엔 무겁다고 토달기 없기^^)

목욕탕을 다녀본 우리 세대들이 읽으면 맞아맞아 하며 웃고 울게 되는 글이다. #소소재 에서 북토크 유튜브를 찍은 관계로 읽게 되었는데, 짧아서 잠깐 사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사와서 다니게 된 고양 스타필드 사우나가 시설은 너무 좋지만, 옛 목욕탕이 그립기도 하다. 엄마한테 때밀림 당하고 바나나우유 하나에 헤벌쩍 웃던 때가 그립다. 목욕탕은 그렇게 그리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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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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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유진이 스타트업을 접고 지방(마이산 근처)에서 북카페와 북스테이를 열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겪는 청춘드라마같은 소설이다.

요즘 #달러구트꿈백화점, #불편한편의점 처럼 문학전공 아니었던 사람들이 쓴 일반인 소설들이 꽤 출판되고 있다. 가볍게 읽기는 좋으나, 가볍기만 한 흠도 있다. 어린 친구들에겐 이런 소설로 소설맛을 들이는 것도 좋겠다. 읽고 우리딸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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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람
이자람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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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바탕‘공연 때 공연장 앞에서 이자람의 CD와 에세이를 팔더라. 공연장 들어가면서 ˝공연 보면 되는 거야. 읽을 책도 차고 넘치는데 무슨...˝ 절대 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심은 깨지라고 있는 게 결심이지 하며, 공연장 나올 땐 저것들을 주섬주섬 가방에 담고 있었다.

다행히 CD도 한 두번 들어보고,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책은 의외로 재미있고 솔직하고 살짝 웃기기까지 하다!(편성준 님의 책을 미리 본게 아닐까 싶다 ㅎㅎ) 본인이 차분하게 다 쓴 글 같은데, 40대 여성 예술인으로서의 고뇌가 - 아니 이렇게 말하면 너무 심각해보이니 - 생각이 잘 녹아있었다.

자신의 목소리 볼륨이 점점 커져서 귀가 망가져 한 쪽의 청력이 거의 없으며, 비혼을 유지하면서 예술인으로서의 살아내기로 결심한 그 마음이 잘 읽힌다. 반려견 ‘루키‘를 키우면서 돌봄과 교감을 생활로 받아들이며, 타인에 대한 배려의 정도에 대해 고민하는 건 그녀나 나나 비슷했다. 몸을 돌보고 즐거움을 위한 한끼 밥상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루틴대로 꽤 만족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제일 필요한 것이라 말한다.

이런 그녀의 삶을 응원하는 방법은 그녀의 공연이 있을 때 그 공연장의 관객이 되어 주는 것이다. 돈 열심히 벌어서 이자람 주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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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게일 콜드웰 지음, 이윤정 옮김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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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도록 읽었다. 외국작가의 글은 내게 있어 가독성이 너무 떨어진다. 이 책은 번역이 아주 좋은데도 그렇다. 아마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서 주파수가 잘 안맞는 것일테다.

소아마비였던 저자가 수술로 찾게된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 사모예드 대형견 튤라를 키우는 노력과 행복, 엄마를 보내는 아픔, 친구 캐롤라인에 대한 애도와 그리움, 일인 가정에게 마을공동체가 주는 친절과 우정, 알콜중독과 실연 경험... 이 모든 것들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가르치려 하거나 이해받으려 하지 않는다. 개별적 경험으로 이루어진 인생 누구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거다. 담담한 이 글을 읽다보면 내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각자의 삶에 대해 뒤돌아보게 만드는 글, 좋은 에세이를 만났다.

*그래서 마지막 장의 질문들의 나열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사족이 길다.
*헌정받은 딕 체이신은 누굴까? 궁금. 못찾겠다. - 수술 이후에 재활치료를 도와준 물리치료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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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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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영하 작가의 팬이어서 팔이 안으로 굽는 소리만은 아니다. 이렇게 가독성 좋은 소설은 참 오랫만이다. 짧은 챕터로 끊어지면서도 이어짐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다음회를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만큼은 아니지만,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을 줄여 읽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실 김영하까지 SF 미래소설을 쓰는게 못마땅하긴 했다. 뭔가 현실세계를 위트있게 비틀고 꼬집는게 그의 특기였기 때문이다. <작별인사>의 스토리는 인간의 컨트롤을 넘어선 인공지능 휴머노이드가 지구를 점령하는 매우 올드한 내용이다. 이런 건 나도 쓰겠다 싶을 만큼 어디서 많이 본 줄거리ㅎㅎ 그런데 그 안에 김영하만이 쓸 수 있는 깔끔하고 반짝이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기계든 인간이든 ‘인간성‘을 확인하게 하는 것이 자연과 음악과 역사와 소설(이야기)을 즐기는 것이라니...(사랑이 아니라!) 짧은 생을 이땅에 살고 가는 인간인 나는, 얼마나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선이의 세계관에서도 생에 대한 집착은 당연했다. 지금의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개별적인 의식을 갖고 있지만 죽음 이후에는 우주정신으로 다시 통합된다. 개별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나와 너의 경계 자체도 무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이에게도 이 생의 의미는 각별했다. 개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살아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니 너무나 짦은 이 찰나의 생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분투하고, 우주의 원리를 더 깊이 깨우치려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선이에게는 그래서 모든 생명이 소중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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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5-21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병원에서 일하면서 읽었어요. 보물선님의 리뷰는 짧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제가 좋아하고 신뢰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