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오기 전에 - 죽음 앞에서 더 눈부셨던 한 예술가 이야기
사이먼 피츠모리스 지음, 정성민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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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에 읽은 책중 가장 인상깊고 감동적이었던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연상시키는 책이다. 같은 흐름출판에서 출간되었는데, 비슷한 감동을 기대하고 책을 읽었다. 시한부 생명의 안타까운 이야기라는 점은 비슷하였지만, 온 몸이 마비되는 루 게릭 병에 걸린 저자의 모습은 영화 <잠수종과 나비>와 비슷하였다. 스티븐 호킹도 이 병으로 온 몸이 마비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상당히 오래 산 것으로 보아 이 병이 아니라 소아마비의 일종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이 책을 일으면서 루 게릭 병으로 삶을 잃어버린 저자를 보면서 그 의견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온 몸이 마비된 상태에서 눈동자의 움직짐만을 이용하는 아이게이즈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 책에 실린 글을 썼기에 글의 내용이 짧고 고 간단한 표현 만을 사용하고 있어 뛰어난 지성과 아름다운 문장력을 가졌던 저자의 <숨결이 바람될 때>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이 오기 전에>의 저자가 얼마나 자신의 삶과 가족을 사랑한 사람이었는 지는 잘 알 수 있었다. 평생 영화와 이야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승승장구하며 행복하게 살았던 사람, 한 눈에 반한 여성과 결혼하고 그 사이에서 네 아이를 낳은 완벽한 인생을 살아간 사람이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행복한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놓아두고 점차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무척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짜증나고 힘든 나날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 사이먼 피츠모리스가 그토록 살고 싶었지만 가지지 못했던 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나의 삶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겠다. 이것이 사이먼 피츠모리스가 그렇게 힘들여서 이 책을 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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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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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지식의 많고 적음보다는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된다는 말은 무척 많았고, 특히 서로 다른 정보를 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찾는 융합, 통섭의 시대가 된다는 말이 많았다. 김정운 교수의 책 에디톨로지는 비슷하지만 그와는 약간 다른 방향인 서로 다른 정보를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편집의 기술 (에디톨로지)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 많은 잘 많은 이야기를 조합하고 편집하면서 이용하는 에디톨로지의 기술을 선 보인다. 그 사이 사이에 김정운 교수만 할 수 있는 엉뚱한 사고방식의 결과물도 함께 이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보태고 있다.

정보의 편집의 기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는데, 저자가 편집의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이미 알려진 이야기들은 무척 식상한 반면에, 저자의 독특한 사고의 창작물은 무척 재미있었고 인상적이었다. 에디톨로지의 시대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주장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독창적 사고, 창의성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 책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저자의 유학생활에서 저자의 지도교수가 저자만의 생각을 물었듯이, 편집의 기술에서도 기존의 지식을 무조건 모아 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을 이용하여 편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2003년과 2009년의 자신을 소개한 글에 대한 비교이다. 기존의 체제에 편입되기 위해 애쓰는 사람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김정운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며, 학력이나 경력을 제외하고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에 무척 공감이 가며,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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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 프리미엄 편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장은정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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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좋아하기도 하고, 재밌어서 밤새읽는 시리즈도 좋아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존에 나온 책과 많은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1장과 2장에서 소개된 내용은 수학에 관련된 책에 나오는 내용보다는 쉬운 내용으로 되어 있어 좀더 일반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라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프리미엄 버전으로 출간되어 프리미엄의 의미가 무었인지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3장은 수학에 대해 보다 전문저인 내용을 담고 있다. 소수에 대한 이론과 함께 리만가설에 대한 내용까지 담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읽은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책보다는 적은 분량으로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어 좀 더 쉽게 개념을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수에 대한 내용을 시작할 때, 전에 잘 알 지 못했던 재미있는 개념이 많이 소개되어 무척 좋았다.거꾸어 읽어도 같은 수가 되는 회문수와 회문수이면서 소수인 회문소수, 그리고 모든 숫자가 1로 이루어진 레퓨닛 수, 그리고 레퓨닛 소수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었는데 소수나 수학에 관련된 책을 제법 읽었는데 이 책에서 이런 내용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을 보면 수학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리만가설에 대한 내용은 다른 책보다 쉽게 설명되어 그에 대한 개념을 익히기 위해서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본 내용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데, 복수함수론이나 해석학에 대한 지식이 많이 있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아직까지 책을 사놓고 못 읽은 존 더비서의 <리만가설>을 빠른 시일 내에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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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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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을 위한 수학 교양서적이 다수 나와 있지만 대부분은 수학 이론을 쉽게 설명하거나 수학의 역사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 대부분이다. 이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이다. 이 책의 저자인 사이먼 싱이 워낙 재미있고 쫄깃쫄깃하게 책을 쓰기도 했거니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앤드류 와일드의 삶 자체가 정말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책과는 다르게 수학에 대해 설명하지만 수학 자체를 설명하지 않고 수학적인 사고가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또한 책을 읽는 독자가 저절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김민형 교수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제는 감히 수학에 관한 책 중에서 이 책이 최고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2강에서는 뉴턴의 운동법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까지 이어지는 물리 법칙이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사고체계에 대해 논하고 있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이용하여 ㅎ석하고 설계하는 공학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방향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다만, 90%이상 이해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고 싶다.


3강, 4강은 사회과학과 연결되는 수학 분야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갖추어야할 판단 기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투표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특히, 투표 방법에 따라 선출되는 후보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현재의 투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꼈고 (완벽한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개선의 여지가 무척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5강은 특히 재미있었는데, 청혼하고, 거절하고 파혼하고 다시 만나는 짝짓기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내용이 무척 흥미로왔다 (그 결과가 누군가에게는 100% 만족스러운 답이 아니라는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6장의 위상 수학과 특강의 암호관련 내용은 현재 활발하게 이용되는 분야에 대한 소개이고 역시 흥미롭게 읽었다. 소인수 분해가 암호처리에 많이 사용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 책에서 처럼 제대론 된 설명을 해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김민형 교수는 좋아하는 팟 캐스트에 출연한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자신의 자녀를 위한 <아빠의 수학여행>도 가까운 시일에 꼭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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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7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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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40에 이어 추가적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40편을 소개한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제목은 독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단편소설 70선 (상,하)> 같은 제목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작에 비해서 이번 책은 예전에 읽지 못했던 작품이 상당수 있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빈처, 레디메이드인생, 비 오는 날, 오발탄, 꺼삐딴 리, 무진기행, 그 여자네 집 등인데, 마지막 세 작품을 제외하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이후의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지식인 또는 민중의 비참한 모습을 이야기한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빈처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던 작품이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읽었는데, 이 책에 실린 다른 작품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형편의 인물이 주인공이고 행복한 결말이라 이야기를 읽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레디메이드 인생이나 비오는 날, 그리고 오발탄 등은 읽기가 무척 어려웠고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권해도 될 지 걱정도 살짝되었다.


특히 오발탄은 영화화된 작품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제대로 알 지 못할 때에도 대단한 작품이란 것을 직감하였던 것을 기억한다. 특히 주인공의 어머니가 자리에 누워서 외치는 "가자"라는 소리가 전하는 이미지와 충격은 정말 엄청나면서 그 의미도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서 그 무게감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으로는 오발탄 영화가 해외에서 수상한 것으로 아는데, 주인공의 어머니의 "가자"라는 외침이 주는 충격이 영화가 수상받는 것에 많은 기여했으리라 추측한다.


비오는 날은 오발탄보다 우울한 소설이다. 자신의 친구와 그 여동생의 삶이 파괴되는 순간에 그 주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처지에 급급하여 그들을 도울 생각조차 못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깝기만 하다. 그 여자네 집은 다른 시대적 배경에서 다른 형태로 자신의 꿈과 삶이 파괴된 이야기인데, 자신의 기억을 짧게 서술하는 형태로 쓰여졌는데 좀 더 내용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나간 세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지 못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꺼삐딴 리와 무진기행은 위의 이야기들과 반대로 기회주의자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무진기행은 소설은 아름다운 분위기로 시작한 것과는 달리 타락한 속물들의 출세하고 잘나가는 모습을 비판하는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작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란 것을 보여주면서 충격을 주는 서술방식이 무척 대단하다고 느꼈다. (주인공이 악인이라는 점때문에 가치관, 세계관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중고생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해주어도 되는 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이번 작품집은 학생들에게 혼자 읽게하기 보다는 부모가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까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내용도 많거니와 경우에 따라 주인공이 악인인 작품들은 잘못 해석할 여지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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