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소설 7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단편소설 40에 이어 추가적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40편을 소개한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제목은 독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단편소설 70선 (상,하)> 같은 제목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작에 비해서 이번 책은 예전에 읽지 못했던 작품이 상당수 있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빈처, 레디메이드인생, 비 오는 날, 오발탄, 꺼삐딴 리, 무진기행, 그 여자네 집 등인데, 마지막 세 작품을 제외하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이후의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지식인 또는 민중의 비참한 모습을 이야기한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빈처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던 작품이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읽었는데, 이 책에 실린 다른 작품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형편의 인물이 주인공이고 행복한 결말이라 이야기를 읽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레디메이드 인생이나 비오는 날, 그리고 오발탄 등은 읽기가 무척 어려웠고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권해도 될 지 걱정도 살짝되었다.


특히 오발탄은 영화화된 작품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제대로 알 지 못할 때에도 대단한 작품이란 것을 직감하였던 것을 기억한다. 특히 주인공의 어머니가 자리에 누워서 외치는 "가자"라는 소리가 전하는 이미지와 충격은 정말 엄청나면서 그 의미도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서 그 무게감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으로는 오발탄 영화가 해외에서 수상한 것으로 아는데, 주인공의 어머니의 "가자"라는 외침이 주는 충격이 영화가 수상받는 것에 많은 기여했으리라 추측한다.


비오는 날은 오발탄보다 우울한 소설이다. 자신의 친구와 그 여동생의 삶이 파괴되는 순간에 그 주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처지에 급급하여 그들을 도울 생각조차 못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깝기만 하다. 그 여자네 집은 다른 시대적 배경에서 다른 형태로 자신의 꿈과 삶이 파괴된 이야기인데, 자신의 기억을 짧게 서술하는 형태로 쓰여졌는데 좀 더 내용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나간 세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지 못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꺼삐딴 리와 무진기행은 위의 이야기들과 반대로 기회주의자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무진기행은 소설은 아름다운 분위기로 시작한 것과는 달리 타락한 속물들의 출세하고 잘나가는 모습을 비판하는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작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란 것을 보여주면서 충격을 주는 서술방식이 무척 대단하다고 느꼈다. (주인공이 악인이라는 점때문에 가치관, 세계관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중고생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해주어도 되는 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이번 작품집은 학생들에게 혼자 읽게하기 보다는 부모가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까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내용도 많거니와 경우에 따라 주인공이 악인인 작품들은 잘못 해석할 여지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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