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조장하는 위험들 - 위기에 내몰린 개인의 생존법은 무엇인가?
브래드 에반스.줄리언 리드 지음, 김승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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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 책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책이 어려워서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자신이 없다. 일반인을 위한 사회과학 분야의 책으로 기대했지만, 정치철학 분야의 책인데다가 상징적인 표현이 많이 쓰여져서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흔히들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수이고, 기후 변화의 문제점을 생각하고 대비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진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걱정하고 주장하는 내용으로부터 인류의 주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의심하고, 오직 생존에 매달리게 됨으로써 각자도생하는 삶을 살게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개발해야하는 능력인 회복탄력성의 개념도 인류를 생존 경쟁의 장으로 내모는 신자유주의의 음모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충격적이다.


전혀 다른 정치적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 두 주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만나 인류를 구속하는 수단이 된다는 내용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이런 주장을 읽다보니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주장하는 지식인 중 하나인 나오미 클라인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책을 썼는데, 이 사람의 정치적 활동은 오히려 신자유주의를 도울 수 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신자유주의와 거리가 있어 이 책의 주장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좀 억지가 강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무척 참신하지만, 저자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거의 안되어 있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 책의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기후변화 문제가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고, 결자해자의 자세로 해결하여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이 책에서 기후변화 등의 위기로 사람들이 오직 생존의 문제에 급급하게 된다는 지적은 기독교 등에서 이야기하는 원죄나 종말론도 기독교에서 이끄는 회개보다는 생존에 급급한 속물적인 삶으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도 인상적이다. 즉, 기후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지배계층은 어떠한 사회 문제나 사건을 자신의 지배를 위해 이용하고 포장할 수 있으니 그들의 주장이나 생각을 무조건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의심하고 해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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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의 성장
이내옥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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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34년 간 일한 이내옥 미의 에세이집이다. 미술품 또는 예술품 감상과 안목에 대한 글이 반 정도되고, 자신의 일상, 삶에 대한 내용이 반 정도된다. 제목에 안목이란 단어가 있어 최근 읽은 필리프 코스타마냐의 <안목에 대하여>가 연상되기도 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저자가 예술품을 알아보는 안목보다는 예술품에 압도되는 모습이 많이 소개되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품인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백제관음이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이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철학자 야스퍼스나 미술사학자 에카르트가 극찬한 내용을 보니 저자의 말처럼 이제라도 우리나라가 나서서 새롭게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일본에 있는 두 보물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금동반가사유상이 예술적으로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려지지않은 점을 생각하면 무척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연관해서 이 예술품의 홍보를 위해 저명한 일본인 사진작가 준초이 선생을 모셔야 촬영을 시도했는데 그 예술품에 압도되어 제대로 일하지 못한 에피소드를 읽으니, 조만간 직접 그 작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와 바베트의 만찬, 에드워드 호퍼,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그리고 추사에 얽힌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본격적이고 풍성한 예술품 감상이 이어진다.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은 무너진 시간이다. 저자가 예술작품에서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위사람들의 인생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안목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인용한 것 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생여정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했다. 자신의 인생을 예술작품처럼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떤 예술품보다 아름답고 훌륭한 작품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에게 콩밭 매는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요, 고독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의 끝에 잡초가 제거되어 말끔히 정독된 콩밭은 할머니에게 예술작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항상 손을 비벼 가며 기도했던 할머니는 부엌에서는 물을 떠 놓고 빌었고, 절에 가서는 부처님에게 중얼중얼 빌었다. 옆에서 가만히 들으면 자식들을 위함이었으니, 돌아가신 할머니의 영혼이 우주에 떠 있다면 지금도 그렇게 후손들을 위해 빌고 계시리라 믿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생여정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했다. 그 여정에는 무수한 실패와 좌절, 낙담이 있지않겠는가?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가고자하는 곳을 그려보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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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제프리 클루거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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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로 인류가 달까지 가서 착륙하여 달 표면을 걷고 지구로 돌아오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 전 수행되었던 미션 중 가장 큰 도약을 이루어 내어 달로의 여행을 성공시키는 데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하였던 아폴로 8호에 얽힌 이야기이다. 정말 대단하고 위대한 업적임에는 임에는 틀림 없지만, 달에 착륙한 것도 아니고 영호로 나와 유명해진 아폴로 13호처럼 절대절명의 위기가 발생하고 해결한 것도 아니라서 이야기가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히든 피겨스같이 엔지니어 또는 물리학자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더욱 흥미로왔을 텐데 군 출신인(더구나 모두 너무 바른생활 사나이들이었다!) 우주비행사들이 주인공들인 것도 이야기가 심심해진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이미 50여년 전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루진 못한 분야이고 이제라도 추진한다면 이 책에 나온 내용과 비슷한 행보를 거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무겁게 다가왔다.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 분야다 보니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읽으면서 우주에 대한 꿈은 꾸준히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책에서 과학적인 내용은 많이 나오지는 않은데, 중간중간 언급되는 내용으로 볼 때 우주선이나 로켓에 대한 연구가 아주 깔끔하게 이루어진다니 보다는 플랜트나 공장의 라인을 만드는 것 비슷하게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중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오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의미이고, 더 나쁘게 말한다면 주먹구구로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이유로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계속들었고, 용기있게 이 우주선에 탑승한 비행사들은 시스템에 대해 잘 놀랐기 때문에 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는 밝은 분위기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유머스러운 부분은 많지 않았다. 중간에 baoo에 대한 농담을 하는 부분과 비행 중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특식을 먹는 장면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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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혁명 - 암호화폐가 불러올 금융빅뱅
홍익희.홍기대 지음 / 앳워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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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또는 가상화폐의 시대가 도래하여 기존의 화폐와 그와 연관된 경제제도를 리뷰하고 현재까지 만들어진 가상화폐의 역사 및 특징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 이전에도 암호화폐에 대한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기존의 화폐와 경제제도, 그 역사를 리뷰하여 왜 가상화폐(암호화폐)가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한 채은 이 책이 유일한 것 같고 이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으로 생각된다. 경제학사 (주로 화폐에 연관된 내용 위주)를 설명한 부분도 다른 경제학 서적에 비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서 추천하고 싶다. 단, 화폐에 대한 설명을 위해 경제학사가 설명되다 보니 시대순으로 설명되지는 않아 다소 혼돈스러운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저자가 이 책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책을 쓴 것을 발견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첫번째 접하는 책이라 당황스럽기도 하는데, 저자의 필력이 좋고 어려운 내용도 쉽게 설명하여 앞으로 저자의 책을 찾아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환율 전쟁이나 월가 이야기같은 책이 관심이 간다.


암호화폐에 관련된 이야기이므로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 분량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 점이었는데, 화폐발행을 중앙집권적으로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암호화폐가 만들어졌지만 그로 인하여 많은 단점이 발생한것 같다. 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간 간격이 크다던가 마약 등 비도덕적인 부분에 사용될 수 있는 점 등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화폐 기능을 위해서는 정부 또는 정부에 준하는 기관의 중앙집중식 발행을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 점을 포기하면서 암호화폐의 장법을 살린다면 좋은 암호화폐를 만들어 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트코인에 대해 그 동안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채굴을 통해 이익을 얻는 과정이었다. 다른 책을 통해서는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서 암호화폐가 사용하는 암호체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였는데, 잘못 이해한 것이었고, 이 챋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이 채굴과정이 바로 발생한 거래에 대한 주위의 인증을 블록체인 형태로 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즉, 암호화폐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인데 왜 이 과정이 전력을 무지막지하게 쓰는 형태로만 진행되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현재의 암호화폐 상태로는 완전한 화폐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고, 현재의 암호화폐가 가진 장점에 단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개념의 화폐가 탄생할 것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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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6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신인섭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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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이다. 작가가 장편으로 발표한 작품이 아니라 단편을 연작으로 발표하여 각각의 작품이 독립적이기도 하고 서로의 연결고리도 분명하지 않아 동양화를 보는 것 처럼 여백이 많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은퇴를 앞둔 오가타 신고라는 사람인데, 명확하게 병명이 밝혀지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과 정신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고 하루하루 자신에게 죽음을 느끼는 노인이다. 이야기 속의 자신의 말처럼 전쟁을 치룬 세대로서 자신의 삶의 성과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냈느냐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의 두자녀는 결혼생활에 실패한 상태로 딸은 이혼을, 아들은 외도를하고 있다. 자신이 살면서 이루어 놓은 게 없는 사람이 죽음이 가까이 오면 삶의 허무함이나 아쉬움이 무척 클 것 같은데, 주인공 신고의 정신세계는 좀 특이하다. 물론, 그의 자녀들의 결혼 생활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그 이외에 신고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연모하였던 현재 자신의 아내의 언니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자신의 며느리에 대한 야릇한 감정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어리둥절하였는데, 자신의 자녀들의 실패한 결혼생활의 원인을 자신이 연모한 대상과 결혼하지 못한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와 연관된 생각을 끈임없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수묵화같은 단백하게 흘러가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너무 슬픈 이야기이다. 자신의 삶은 끝나가는데 자신의 주변에 있는 자신의 아내나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는 않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나 자신도 더 나이가 들어 죽음이 가까이 올 때 나는 내 삶 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현재로서는 자신이 없어서 함께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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