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가 본 영화 중 최고였다. 극장에서 2번씩 영화를 본 건 몇되지 않는데 그중 하나다. 원작과 배우, 감독의 연출이 모두 잘 맞아 떨어진 영화다. 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

허영만 원작의 만화를 영화로 만든 게 먼저 눈길을 끌었다.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타짜>를 열심히 봤었고 지금은 물론 <식객>을 열심히 보고 있다. 사실적이고 전문성을 가미한 허화백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면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가 도박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지존무상>을 잊지 못하고 있는 내게 이런 주재로 우리영화를 만든다는 것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충분한 조건이다.

거기에 조승우라는 배우, 여지껏 그가 출연한 영화중에선 관객을 실망시킨 영화가 없었다. 본의 아니게 그가 출연한 영화중 대부분을 극장에서 보진 못했지만 영화라는 쟝르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몇 안되는 배우인 듯 하다.

거기에 백윤식이라는 배우가 더해지면서 영화가 제대로 맛을 낼 수 있었다. 최동훈감독에 배우 백윤식이라는 조합이 감독의 전작 <범죄의 재구성>을 떠올리게 하는데 영화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나 화면 곳곳에서 그러한 느낌을 떨쳐낼 수 없을만큼 유사한 장면이 많았다. 하긴 범죄와 도박이라는 소재, 복수를 위한 집념 등이 두 영화를 더 꽁꽁 묶을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영화의 출연진 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인물이 김혜수였지 않나 싶다. 내 개인적인 관점에선 김혜수가 연기한 정마담도 매력적이었지만 <범죄의 재구성>에서 연기했던 염정아의 이미지가 더욱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에게선 예전 <첫사랑>, <닥터봉>, <신라의 달밤> 같은 코믹멜로나 코미디 같은 영화가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가 여지껏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뒤엎는 쟝르에서 오히려 더 제대로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30대 후반인 나이가 부담이긴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