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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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雪國), 말 그대로 눈의 나라다. '시마무라'가 세번 방문한 온천마을은 단풍이 질 때쯤이면 눈이 오기 시작해 겨울내내 눈에 덮히는 곳이다. 5월이나 되어야 눈이 다 녹는 곳.

그 마을에 들러 '시마무라'는 게이샤 '고마코'를 만나고 그녀를 만나러 와서 알게 된 '요코'와 묘한 긴장이 흐르는 관계를 형성한다. 그들의 사랑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오고가는 말들 속에서 핀잔주고 투정부리며 진행되지만 더 이상 진척되지 않는다. 1년에 한번정도 서로를 잊을만하면 만나 애증을 나누는 두사람. '고마코'는 선생님의 제자에서 프리랜서(?) 게이샤로 마지막엔 4년간 메인 몸이 되지만 '시마무라'는 그런 그녀에게 무엇 하나 구체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사랑은 눈처럼 아름답지만 손에 쥐면 녹아버릴 듯한 위태로움을 가지고 있다. 영화 <철도원>에 나오는 시골역에 내리는 눈처럼 아픈 추억을, 아픈 마음을 덮어주고 도닥여 주는 눈처럼 마을에 덮힌 눈은 그들이 살아가며 상처입은 마음을 덮어준다. 마치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나오는 안개처럼 몽환적이고 현실을 잊어버리게 하는 모습이다.

소설만큼이나 유명한 첫구절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새하얀 그 눈의 나라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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