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을 받아들고 처음 몇장을 읽어 내려갈 때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로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일이 분명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자동차를 적으로 규정하고 혁명이 어떠네 동지가 어떠네 하는 모양이 그리 보기 좋지가 않았다. 무엇을 타느냐로 세상을 나누고 편가름을 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더군다나 표지에 그가 입고 있는 옷에는 VOLVO의 마크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이쁘게 봐줄 수 있나...

하지만 그와 함께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면서 같이 산을 넘고 바람을 맞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큰 미국에서 혼자서 육체의 한계에 다다르며 자전거와 하나가 되어가며 외로지만 꿋꿋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6400Km를 전진하는 그의 모습에서 내가 함께 동행하는 기분이었다. 미국하면 뉴욕이나 LA, 그랜드 캐니언, 디즈니랜드만 아는 내가 언제-물론 아직까지 가본 곳은 없고 또 언제 가게 될지도 요원하지만-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을 가 볼 수 있을까 싶어 그가 사진으로 남긴 아름다운 풍광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펑크는 열한번 났고, 100마리쯤 되는 개와의 추격전, 영하 1도에서 영상 43도까지의 온도와 해발고도 0미터에서 3463미터까지의 높이를 체험했다. ......체중 감량보다 중요한 것은 욕심감량이다.

우리의 인생살이에서 겪을 수 있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여행중 겪어 나가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모습을 보며 공자가 왜 나이 40이면 불혹()이라며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는지 그의 나이와 비춰 생각해 보게 하였다. 그가 겪은 무용담(?)들이 인생의 무게로 느껴지고 나이를 먹으며 이제는 내속의 그 무엇들을 비워가야 하는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의 적들에 대해서 인정할 순 없어도 그가 나의 홍동지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와 함께 둘러본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은 그가 여행중 만난 묘령의 여자 라이더 앨리슨이 남긴

세상은 거짓과 허영과 무너진 꿈으로 가득 차 있어도 여전히 아름답거늘.

이란 글처럼 영원히 내마음 속에 남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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