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2006-07-06 08:30]
남자는 생존경쟁에서 이겨 스스로 권력을 만들어낼 정도로 강하지만 남자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아름다운 여인이다.
역사를 보면 미인에게 빠져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파괴하는 영웅이 많이 있다. 다른 이가 보기에는 그 여자가 사랑할 가치가 없다 해도 남자는 한 번 사랑에 빠져들면 자기 자신을 끝도 없는 나락 속으로 던져 넣는다. 영웅은 미인과의 밀월이 끝나는 순간 모든 환상에서 벗어나 자신이 예상하지 않았던 삶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자신을 소진시켜 버릴망정 미인에게서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적장을 이기기 위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성을 보내 유혹함으로써 싸움에서 이길 수도 있다. 계략이 필요한 것은 전쟁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렇다. 미인계를 쓰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인계는 최고의 싸움 기술이다.

남자라는 속성은 언제든지 시도 때도 없이 미인을 사랑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남자는 시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미인을 보면 생식본능에 의해 유혹하고 싶어 하고 여자는 현실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남자의 외모나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남자의 능력을 사랑한다.

여자가 남자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달랑 정자 한 개이기 때문에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정자만 받으면 생존에서 이길 수 있다. 그래서 남자를 사랑하지 않아도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것이다.

여자는 자신의 외모가 본능적으로 생존경쟁의 무기라는 것을 알고 있어 교미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 사마귀처럼 남자에게 치명적인 독을 내뿜는 팜므파탈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나라를 위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을 위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사랑을 위해 남자의 목을 친 살로메
코린트의 <살로메>

살로메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헤롯왕의 의붓딸이다. 살로메는 헤롯왕이 베푸는 만찬에서 매혹적인 춤을 추고 그 춤에 반한 헤롯왕이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하지만 그녀는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고 한다. 성서에서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 것은 어머니 헤로디아다.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에서는 살로메가 세례 요한을 사랑하지만 세례 요한은 그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 복수심에 불탄 살로메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헤롯왕을 유혹하고 그 대가로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목이 담긴 은쟁반을 들고 “그대만을 사랑해”라고 외친다. 사랑을 할 수 없다면 그를 죽여 영원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그녀의 집념이다.

19세기, 당시 화가들은 아름다움을 무기로 남자의 목을 자른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에게 열광했고 팜므파탈의 소재로 살로메를 그렸다.

코린트(1858~1925)의 작품 <살로메>에서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감긴 눈을 어루만지고 있고 화면 앞에 피 묻은 칼을 들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방금 사건이 일어났음을 나타내고 있다.

코린트의 살로메는 비극적 사랑에 빠진 냉혹한 여인의 모습보다 농익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 가깝다. 코린트는 사진을 활용해 이 작품을 제작했으며 작품 속의 모델은 실제 연극배우였다. 또한 세례 요한의 목이 담긴 쟁반을 들고 있는 사람은 화가 자신이라고 한다.

코린트는 이 작품에서 남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요부의 상을 보여주기보다 남성들의 시선을 의식해 연극적인 효과만 강조했다.

나라를 위해 남자의 목을 친 유디트
구스타프 클림트의 <유디트2>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유디트2>에서 유디트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여성이다.

잔인하고 야만적인 앗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는 이스라엘의 도시 베툴리아를 침략한다. 마을이 홀로페르네스 군대에게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름다운 미망인 유디트는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용하기로 한다. 요란하게 치장한 유디트의 미모와 달콤한 말에 속아 홀로페르네스는 그녀를 연회에 초대한다. 홀로페르네스에게 술을 먹여 유혹한 유디트는 그가 잠들자 칼을 꺼내 그의 목을 베어 버린다. 이스라엘은 그녀의 행동에 용기를 얻어 앗시리아 군대를 물리친다. 이것이 성서 속에 유디트 이야기다.

클림트는 유디트를 이스라엘의 영웅보다 남성을 유혹하는 여성이라는데 관심을 갖고 바라봤다. 내용은 성서에서 빌려왔으나 클림트의 유디트는 사실 살로메에 가깝다. 목이 베어진 성 요한의 입술에 키스를 하는 살로메의 모습과 섹스를 무기로 적의 머리를 베어버린 유디트가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디트2>는 전작에 비해 요부의 모습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반신을 드러낸 채 관람객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 성서에 나오는 구국의 영웅 유디트의 이미지보다 세기말적 퇴폐적인 분위기에 가깝다.

이 작품 속 유디트의 손은 화려한 장식을 한 치마를 부여잡고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데 이는 요부의 잔인함을 나타내고 있다. 그녀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이 담긴 자루를 들고 황급히 나가고 있지만 그것은 범행현장을 벗어나는 것보다 정사가 끝난 현장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클림트의 <유디트2>에서 비록 남자의 머리를 들고 있지만 유디트가 가지고 있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 대신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유디트의 모델 아텔레 바우어는 부유한 금융업자의 딸로서 명문가의 여인이다. 클림트와 처음 컬렉터로 만난 그녀는 자신의 초상화를 의뢰한다. 아텔레 바우어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은 아니었으나 클림트 그림에서는 여성스럽고 매력으로 그려진다. 클림트는 육체적인 사랑은 당시 하류층이었던 모델과 가졌지만 정신적인 사랑은 상류층 여성하고만 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화가와 모델로 만났지만 아텔레 바우어는 클림트와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는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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