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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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먼저한 선배로써 결혼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항상 나는 "신혼여행은 푹 쉴 수 있는 곳으로 가라. 이것 저것 구경하는 욕심에 관광지로 잘못 가다간 가서 많이 후회한다."고충고하곤 한다. 결혼준비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신혼여행은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게 지론인 듯이. 그런 시각에서 보면 이들의 신혼여행은 아니올시다 이다. 편안히 쉬며 재충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방랑(?)하며 떠돌아 다니니. 하지만 이우일, 선현경 정말 부러운 부부다. 보통의 신혼여행이 일주일 남짓 길어야 한달인데 1년에 가까운 300일 이상의 신혼여행을 다녀오다니. 그들의 용기와 열정 그리고 메임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처지가 부러울 정도다.

덜렁거리고 잃어버리기 잘한다는 선현경의 자기 소개와는 다른 자세하고 세세히 묘사된 유럽 여러 도시들과 이집트를 보며 내가 가봤던 곳은 정말 거긴 그랬어 라는 생각이, 가보지 않은 곳들에선 언제 형편이 되면 나도 그리로 떠나볼까? 하는 욕구가 솟아 올랐다. 거기에 때로는 명랑 만화처럼 때로는 실물처럼 상세히 묘사한 이우일의 그림을 보며 글만으로는 다 느낄 수 없는 시각적 재미를 안겨주었다.

나도 이들과 비슷한-정말 우연히도- 10년전(1996년) 10월에 결혼했다. 1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부부사이에 딸 하나 아들 하나 가족도 늘어났고, 내집 마련도 하고, 학부형도 되며 강산의 바뀜 못지 않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명색이 결혼 10주년인데 무엇을 할까 하고 고민하다가 가족 여행을 선택했다. 교사인 아내가 학기중엔 움직일 수 없어서 지난 1월 우리가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사이판 옆에 있는 괌으로 가서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가족이 함꼐 해외여행을 가는 건 잦은 기회가 아니란 생각에 갔던 곳을 다시 가기는 싫어서, 그렇지만 비슷한 분위기이고 아이들도 견뎌낼 수 있는 거리에서 찾다보니 괌을 선택했다.- 10년간 서로에게 부족했던 부분도 반성하고 앞으로 더 배려하며 살아가자는 다짐과 함께.

이들의 신혼여행기를 보며 15주년이나 20주년에는 온가족이 유럽으로 떠나볼까 하는 욕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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