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여행은, 특히 해외여행은 지나간 기간동안 힘들게 살아온 나에게 주는 보상이다. 그동안 힘들게 일하느라 고생했으니 편안히 쉬고 즐긴 후 다시 삶의 전쟁에 들어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최근 몇년간 가족동반이나 아들래미와 같이 여행을 간곳들이 말레이지아, 태국, 싱가폴, 스페인 같은 곳들이고 숙소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인민박을 제외하곤 최소 4성급 이상의 호텔에서는 묵었다.
여행이 아닌 형태로 외국에 나가는 경우는 업무상 나가는 출장들인데 예전에 맡았던 업무가 해외 지법인에 대한 지원업무라 자주 나가기도 했고 또 여러 곳을 나가기도 했는데 러시아 모스크바, 인도의 뱅갈로르 등 특수한 지역이 아니라면 괜찮은 호텔에서 일에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
두번째 책을 먼저 읽고나서 첫번째 책을 읽는터라 이들 모자의 여행 초반기의 모습을 보며 여행가로 단련돼 나가는 과정을 알아보게 됐는데 나라면 저렇게 여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좋은 숙소에 묵더라도 자유여행 형태로 여행하길 편이고, 출장지에서도 가끔씩 휴일을 이용해서 주변의 관광지 등을 여행하는 걸 즐기긴 하지만 이들 모자처럼 어쩌면 억지로 억지로 고생을 하는 듯한 형태의 여행을 할 자신은 없다. 내자신이 10여년 후 은퇴를 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볼 계획을 세우곤 있지만 이들처럼 여행에 대한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까지 훑으며 그곳에 사는 사람과 더 가까이 살을 부대끼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올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엔 쉽게 그럴 수 있다고 답을 내리긴 어렵다.
여행이란게 삶에 재충전할 수 있는 휴식,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로 의미를 줄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몸은 힘들고 낯선 곳의 음식들로 고생스럽더라도 그러한 여행과정에서 만나고 접하는 생생한 현지의 모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주변의 여행자를 보면 전자의 경우 가족동반의 형태나 나이를 먹고 하는 여행방식이고 후자의 경우 대학시절 배낭여행의 경우에나 경험하는데 이들 모자는 가족여행인데다 환갑을 맞은 초보 여행자가 아들과 함께 행하는 방식이란게 그용기가 부럽고 놀라울 뿐이다.
이미 이들 모자의 여행 후반기를 다 알고 난 다음에 초기 여행 모습을 보는 거라 이들이 어떻게 중동지역을 벗어나 유럽으로 향하게 되는지 등등에 대한 호기심은 없지만 역시 유럽권보다는 아시아권이 여행하기엔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내년 태국의 설에 한번쯤은 가족들이랑 가서 방콕의 여행자 천국 "카오산 로드"에서 물폭탄은 맞아보고 올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