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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작년, 재작년 타임슬립을 소재로한 드라마가 많았었다. 그중에는 상상이상의 내용으로 보는 이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도 있었고, 유명한 배우들을 동원했지만 기대만큼 작품성이 받쳐주지 못해 기대 이하의 결과를 받아든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우연찮게 과거로 돌아가서 꼬인 문제를 해결하고 역사가 바뀔 위기를 바로잡거나, 자신의 바꾸고 싶은 과거에 개입해서 다른 현재를 만들어 내는 등의 내용처럼 원치 않는 계기로 시간을 거슬러 갔지만, 자신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잘못 갈 상황을 바꿔놓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면에서 히가시노 게이꼬의 이작품은 신선하다. 남들 다 읽은 시기에 그의 신작들이 새롭게 나와서 강남역 일대에는 거리에서 <질풍론도>의 퍼포먼스도 하는 판에 신선하다는 표현이 어떨진 모르지만 단순한 추리 소설이 아닌 그안에서 인간의 체온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미덕을 그대로 보전하면서도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통해 뭔가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준다.
단순히 도둑들이 하루 밤을 숨어있기 위해 들어간 오래된 나미야 잡화점에서 하룻밤동안 벌어지는 일들이 나미야 잡화점과 환광원이라는 아동보호시설의 50년 이상 오래 얽혀 있는 인연들로 인해 삶의 나락에 떨어질 수도 있는 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삶에 의미를 찾고 다른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희망을 주게 되는 모습이 그냥 과거와 현재의 연결만으론 충분치 않을만큼 눈길을 끈다.
그리고 이모든 인연들의 근원이 지고지순한 사랑과 이루지 못한 사랑의 인연이 이어진 결과라는 걸 마지막에서야 내비치는 작가의 구성 솜씨는 또다시 내게 뭉클한 감동을 줬다. 이정도의 흥미와 감동을 불러 일으킬 책을 또 언제쯤 읽게 될지... 그의 이후 작품들도 이만큼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괜히 실망할까 하는 불안감도 가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