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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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항상 불안과 함께 살아왔다.

남들과 비교하면 그들보다 못해서, 부족해서 불안을 느끼고 가진자들은 그것을 잃어버릴까 불안을 느낀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마저도 불로장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고 자신의 무덤을 남들이 알지 못하게 했던 것도 불안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보통은 특별한 작가다.

누구나 알고 느끼는 일상에서 무엇인가 뽑아내 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자료들로 평범하고 누구나 알 수 있는 개념과 행위에 그동안 발견해내지 못했던 의미들을 부여한다.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그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 그러한 신선한 충격과 느낌이 조금씩 퇴색해가는 느낌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느꼈던 감동이 <여행의 기술>, <불안>을 거치며 그래서 어떡하라고? 하는 질문을 던지면 내가 모자란 놈이라는 증거가 되나?


물론 책장을 넘기며 나오는 수많은 인용글과 관련 서적을 보며 "그렇게 읽지 못한 나는 뭐 했을까?", "나도 이런 책들 꼭 읽어 봐야지." 하는 부러움이 시기와 질투로 변해서, 난 그런 경지까지 도달할 수 없다는 절망에서 나오는 감정일 수도 있다. 자칫 현학적인 문투로만 보여질 수도 있지만 감성적으로 느끼기보다 이성적으로만 접근해야 좀 더 보통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나 하는 질문도 던져본다.


처음엔 내취향으로 느꼈는데 내수준이 그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그를 폄하하는 느낌으로 가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에 많고 많은 글쟁이 중에 이런 작가도 있어야 내독서의 다양성도 확보될 수 있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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