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집뒤에 있는 산엘 간다.
해발 158.5m라 나즈막한 동산이지만 한바퀴를 다 돌려면 2시간정도 소요돼서 운동하는데는 딱이다. 중간에 약수터도 있고 중간쯤에 신갈저수지의 풍경도 볼 수 있어 혼자 가거나 가족과 함께 가거나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
그런데 이산이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끼고 있는데 가끔식 산에서 경희대 운동부 학생들과 마주치곤 한다. 축구, 농구, 태권도 등 그들이 입고 있는 운동복을 보며 어느 종목인지를 유추하는데 태권도 등 체급경기를 하는 학생들의 경우 한여름에도 두꺼운 겉옷을 입고 산을 뛰는 모습과 만난다.
그냥 걸어도 땀을 삐찔삐질 흘리는 시기에도 두터운 겉옷에 모자까지 쓰고 산을 뛰는 그/그녀들을 보면 정말 힘들게 운동하는구나 하고 애틋한 마음도 생기지만 한편으론 젊은 시절에 저렇게 흘린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고 나이 먹었을 때 그사람이 살아가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게 땀을 흘렸다고 100% 성공하는 삶이라고 남들이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목표로 삼았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이를 먹고 그시절을 되돌아 봤을 때 힘들고 어려웟던 그시절이, 그때 흘렸던 땀방울이 결코 무의미하진 않게 되었으면 하고 그/그녀들의 미래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학을 졸업한지도 꽤 시간이 지났고 그때 했던 일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일들을 하며 살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무언가 남들보다 열심히 했던 일이 있었고 그때 흘린 눈물과 땀방울이 비록 남들보다 특별나게 자랑하며 생활하는 수준은 못되더라도 내인생을 살아오며 앞으로 살아가며 귀한 자양분이 된다는 걸 다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