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웃라이어>를 읽지 않은 사람들도 1만시간의 법칙은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대한민국에서 어지간한 기업의 CEO나 관리자들 대부분이 한번쯤은 언급했을 것이다. 

많은 기업의 부서장들이 아랫사람에게 "봐라 이런 이런 애들은 자기개발에 만시간을 투자해서 이만큼 성공했으니 너희도 만시간을 투자하면 이렇게 성공할 수 있다."며 동기부여를 했고 많은 성공을 바라는 이들은 자신이 살아 온 길을 반성하며 만시간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앞으로 꾸준히 준비를 하고 만시간을 채워 뭔가 일가를 이룰 수 있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그런데 책장을 읽어가다 보면 누구나 만시간을 투자하면 성공한다는 말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란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한없이 공정한 결쟁의 장이라고 알아왔던 것들의 내면을 뒤집어 보면 개인의 노력이 성공의 열쇠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환경과 문화가 바탕이 돼야 개인의 노력도 성공이라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틀즈, 빌 게이츠, 모짜르트 등 소위 천재로 세상을 바꾼 이들이 만시간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던 것도 개인의 성실함과 노력이 있었지만 그들이 연습이 아닌 실전에서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준 환경과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무리 그들이 노력을 했더라도 주어진 환경과 문화가 아니었다면 그들의 성공의 먼나라의 얘기가 되었을 거라는 결론이다.  

사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영역에서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애플이나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도 개인이 아닌 조직의 관점에서 만시간이라는 어떠한 임계점을 남들보다 먼저 선점해서 시장을 주도함으로써 기업의 성공을 가져온다고 봤을 때 기업의 생존에도 만시간의 법칙과 그를 뒷바침하는 환경과 문화의 중요성을 관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환경과 문화에 의해서만 좌우된다는 결정론을 받아들이기엔 뭔가 슬픈 느낌도 들고 세상의 모든 성공을 해석하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워크맨으로 전세계 전자산업을 리드했던 <소니>의 몰락이나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지켜보자면 세상의 변혁기에 판갈이 하는 시점에서 자신이 만시간을 투여하고 노력한 분야가 시장을 주도하는 시점이 온다면 누구나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얀 신발' 로펌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기업인수합병 전문 변호사들이 시장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는 와중에 로펌시장의 주역으로 설 수 있었던 것처럼 아시아의 저가 가전제품을 생산하던 한국기업들이 세계의 반도체시장과 핸드폰 시장을 장악하고 주도할 수 있었던 건 그러한 시장의 격변기에 만시간의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강태공이 단순히 세월만 낚지 않고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세로운 판을 기다렸던 것처럼 만시간을 준비하는 것이 단순한 농업적 근면성으로서만이 아니라 세로운 세상과 시장을 위한 투자의 의미로 투자된다면 그때 가서야 그만시간이 성공의 준비로써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관리자라는 분들이 만시간이라는 무기로 아랫사람들을 쪼우고 그들에게 자신의 성실성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 일으키기 보다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이들의 현재 투여하고 있는 시간들이 앞으로 변화되는 세상과 현재에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만시간이 될 수 있도록 조직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그들의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그일에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게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