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밤비행기로 LA에서 SAO PAULO로 이동했다. 한국과는 12시간의 시차가 나는 지구 정반대편 브라질은 출장이 많은 우리팀에서도 다들 가보고 싶어하는 출장지다. 내평생에 언제 또 가볼까 싶은 곳이다.
수요일 낮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일들을 하나씩 해치우며 주말을 기다렸다. 그 유명하다는 이과수폭포나 리오-여기서의 발음은 히오-의 해변을 거닐어볼까 하는 꿈을 안고 왔는데...
허걱.
원래 출장 목적이외에 혹이 하나 더 붙었다. 국내에서 원격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시차도 문제가 되고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어 기왕에 출장 나온 사람이 일정을 연장해서 마무리 짓고 복귀하란다.
21일 귀국하면 이사하는 날인데 자리를 비우니 가장노릇도 제대로 못한다.
물론 여기 와서 관광을 위한 시세를 알아봤더니 그나마 가까운 리오 당일치기 관광도 최소 70만원이다.-여럿이 왔으면 N빵이 가능해 인당부담이 덜할텐데 혼자 그걸 다 부담할려니..-이과수 폭포는 100만원이 훌쩍 넘고 비행기표를 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포기한 상태였지만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해야 하고 귀국일자도 밀렸다. 관광한다고 카메라까지 가져왔다면 더 아쉬웠을텐데..-언제부턴가 출장때 카메라 가지고 다니는 것도 귀찮다.-
거기다 며칠 같이 있던 동행들도 토요일 아침 다 귀국해 버리고 혼자서 사무실 가서 일하고 혼자 밥먹고 주변을 돌아 다녔다. 가진 돈이 달러뿐이라 길에서 물어물어 시티은행 찾아서 저렴한 수수료로 돈 찾고 내일은 뭘할까 고민중이다.
브라질은 룰라라는 노동자 출신이 대통령이고 축구와 정열의 쌈바로 유명한 곳이지만 유명세만큼이나 상파울로, 리오의 치안이 안좋아 여행객이 돌아다니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나보다 이틀 먼저왔던 동료들은 백주대로에서 경찰과 갱들의 총격전을 경험했다고 한다. 게다가 공항, 호텔, 회사를 제외하곤 전혀 영어가 안통한다. 그나마 못하는 영어라도 통하면 안심인데...
며칠을 더 있을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이라도 가급적 즐겁게 보내다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