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보고서 - 청와대 비서실의 보고서 작성법
노무현대통령비서실 보고서 품질향상 연구팀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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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짬밥이 늘어나면서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중 하나가 보고서 작성이다. 신입사원 때부터 기획이나 홍보 등 보고서를 자주 접하는 부서에서 생활했었다면 덜 하겠지만 엔지니어나 현장에 밀착된 부서에서 오래 생활하게 되면 문서작성은 둘째치고 공식적인 문서를 보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보니 정작 내가 보고서나 자료를 만들어야 할 때 어떻게 작성하고 어디서 템플릿을 찾아야할지 막막할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대한민국 이공계 글쓰기가 두렵다는 책도 나올 정도일까.

보고서에 대한 고민을 한참하고 있을 때 시선을 끌기에 확실한 제목이다. <대통령 보고서>. 우리나라의 주요한 정보가 쉴새없이 몰려드는 속에서 최종결정권자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정제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니 귀가 솔깃해질 수 밖에 없다.

책장을 넘기며 드는 느낌은 실망스럽다. 초반부에 잠시 보고서 작성의 원칙들을 설명한 건 그런데로 쓸만했다. 수요자의 시각에 맞춰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원칙과 미국CIA의 보고서 작성원칙이나 잠시 맛배기로 보여줬던 올바른 문장 작성 요령 등은 그나마 쓸만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TF팀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료집으로 만들었다가 이것의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도움을 주기 위해 새롭게 내용을 다듬었다고 했는데 보고서 작성법에 예나 내용에서 일반인이나 직장인을 배려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e-지원시스템 등 청와대 비서실의 업무방식에 대한 홍보에 가까운 소개말고는.

책의 내용부터 이책 수요자의 시각을 무시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최근 정부이양의 과정 속에서 청와대의 기록관리 시스템에 대한 칭찬과 업무 템플릿이 잘 정비돼 있어 새정부 비서관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며 이책도 그분들에게나 어울리지 일반화하기엔 실패한 것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 국정업무를 통해 축적된 지식이라면 이렇게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보다 블로그 등의 형태로 일반에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게 맞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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