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 한국사 상식 44가지의 오류, 그 원인을 파헤친다!
박은봉 지음 / 책과함께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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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아이들에게 역사와 관련된 짤막한 이야기들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이야기들 중엔 이책에서 잘못된 상식이라고 얘기하는 행주산성과 행주치마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나 원효대사의 이야기들이 있다. 나도 그렇게 배웠고 해서 아이들에게 재미도 있고 역사에 흥미를 느낄만한 내용이라 좋게 생각을 했는데 잘못된 상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란 생각에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이 된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뿐만이 아니라 워싱턴의 어린 시절 도끼로 아버지가 좋아하는 나무를 베고 정직하게 이야기했다 사례나 네덜란드의 방죽이 터지는 걸 한소년이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팔뚝으로 막았다는 내용의 이야기도 그 진위가 의심되는 내용이지만 아이들에게 정직과 희생을 가르치며 많이 인용하게 된다.

사실 이름의 유사성이나 혼동 등으로 인해 잘못 알게 되는 역사상식의 문제는 학문적으로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그자체가 가지는 문제의 심각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배계급이나 집단에서 자신들의 철학과 행위를 선전하고 억지로 정통성을 가져오기 위해 행하는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왜곡의 경우는 문제가 크다. 현모양처를 표상으로 산업화의 시기에 여성에게 멍에를 씌운다던지 당파의 이익을 위해 실록을 수정했을 경우가 크다는 얘기며 일제가 억지로 끼워 맞췄을 가능성이 큰 고려장 이야기 등의 문제제기는 특정집단의 이데올로기가 오랜 세월 우리의 의식을 지배할 수 있다는 걱정이 들게 만든다.

하긴 얼마전 대선에서도 특정 후보의 문제에 대해 진실문제 규명이 최대 이슈가 되었고, 근대의 큰 사건 중 하나인 이승복 사건에 대한 진위논란이 있었던 사례들을 비춰보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실을 확인하는 길은 어렵고도 지난하다. 역사라는 것이 승리자의 것일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지배자의 선전 도구로 전락할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면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도 되고 망설여지기도 한다.

네루가 옥중에서 그의 딸에게 세계의 역사를 통해 민족의식도 고취시키고 민초들의 고통을 가르쳤던 것처럼 <세계사 편력> 수준으로 역사를 가르칠 형편도 못되고 엄두도 나지 않지만 잘못되고 왜곡된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많은 역사 학자들이 자가와 같은 노력의 해 준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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