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기쁨 1 - '신의 물방울' 저자 아기 다다시
아기 다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제대로된 와인을 처음 접한 건 독일로 간 첫 해외출장에서였다. 처음 나가보는 출장을 비행기를 갈아타고 차로 몇시간 움직이니 집에서 출발한지 24시간만에 목적지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피곤이 몰려왔지만 시차적응 등의 문제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출근해서 회의를 하고 피곤해서 아무 것도 않고 바로 숙소로 들어왔는데 조금 지나서 전화가 왔다. 주재원으로 나와계신 부장님께서 그래도 먼길 고생하러 왔다고 가볍게 술한잔 하자셔서 호텔 바에 가서 마신게 와인이었다. 와인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두명이서 와인 두병을 비웠는데 마실만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굳이 와인을 따로 찾을 이유는 없었다.

이후 독일로 출장 갈 때면 그곳에 계신 분들의 와인 예찬이 쏟아지고 마시다보니 독한 술보다 부담도 덜 되고 해서 귀국하는 길에 면세점에서 저렴하게 한두병씩 사들고 와서 마시곤 했다. 그리고 요즘은 마트에 가면 한두병씩 와인을 사오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 가볍게 마시고 싶을 때는 맥주나 와인처럼 가벼운 술이 좋다. 내가 사는 와인들은 7천원에서 2만원사이라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대로 선택한다. 가끔 본의아니게 유명한 와인을 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와인에 욕심은 없다.

작가는 와인을 처음 접할 수록 좋은 와인을 통해 진정한 와인의 맛을 느껴보라고 권하지만 <신의 물방울>에서도 너무 비싸고 유명한 와인에 치중된 느낌이 있었고 내가 골라서 마시는 와인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들이라 굳이 유명 와인을 접하려 노력하진 않는다. 물론 정말 본의아니게 그런 훌륭한 와인을 접한다면 횡재한 기분이 들겠지만.

와인이 조금씩 대중화되기 시작하다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를 계기로 급속히 즐기는 층들이 다양해지고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이다. 와인이 신의 물방울이란 극찬을 받을만큼 좋은 맛과 향, 그리고 문화를 제공해 주는 건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무엇을 마시든 나의 마음이 편하고 같이 마시는 이와 마음이 통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신의 물방울로 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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