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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까의 한국고고씽
고마츠 사야까 지음 / 미다스북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가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연스러워졌다. 파란 눈의 서양귀신으로 대표되던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내가 어렸을 때도 외국인이라면 일단 다시 한번 처다보곤 했었는데 사야까의 주변 한국인 친구들이나 생활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은 호기심과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하긴 하지만 예전과는 많이 달라보인다.
하긴 출연자들이 미인이라서 인기인지는 모르지만 외국인 처자들이 단체로 출연해서 한국의 생활에서 발견하는 색다른 느낌을 이야기하는 텔레비젼 프로가 인기를 끌고 명절 특집에까지 편성되는 건 격세지감이랄 수도 있겠다.
한국말도 모르면서 무작정 한국에 온 처녀의 블로그가 그렇게 인기를 끈 이유가 뭘까? 두달만에 방문자가 300만을 넘었단다. 거기다 출판사들이 앞다퉈 출판을 권유할 매력이 무엇이었을까?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일본인이라면 뭔지 모를 거부감을 가지곤 하는 정서 속에서도 그녀의 블로그를 찾게 만드는 매력이 무엇일까?
미수다의 출연자들도 그렇겠지만 비슷한 또래들이 겪는 일들과 고민들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고 그들이 쉽게 스쳐지나가는 생활 속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긍정적으로 찾아서 보여주는 소재들과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들에게 가지고 있는 우호적인 시선이 주효한 것 같다. 더군다나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어울리는 문법도 한몫을 한 듯 하다.
삼겹살과 소주를 너무도 사랑해서 다이어트까지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나 새벽같이 도서관 가서 피곤에 지쳐 잠만 잤다는 얘기, 노래방이나 목욕탕에서의 이야기들은 흔히 우리 생활 속에서 듣고 한번쯤은 경험한 에피소드들인데 그걸 그녀의 생활에서 바라보게 되니 친근감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에 중간중간 삽입된 일본 문화의 소개도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둘만하다.
한국의 또래 대학생들의 생활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며 우호적으로 우리사회를 바라봐 주는 그녀의 배려가 고맙긴 하지만 뭔가 애정을 가지고 우리가 고쳐야 할 부분도 우리가 바라봐야 할 부분도 알려줬다면 내가 하나정도는 건질게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내가 졸업한 학교를 그녀도 졸업했으니 동문이라고 해야 하나? 아뭏든 이런 매개를 통해서라도 고향을 생각할 수 있었던 건 부수입이라고 해야겠다.
<Yes24 리뷰어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