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그녀의 마지막 정신상담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주영 옮김 / 아고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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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유명하고 기억에 남는 헐리우드의 여배우를 꼽으라면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마릴린 먼로를 꼽는다. 그중 가장 인상깊고 드라마틱한 삶을 산 이는 아마도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성공적인 배우로서의 생활과 은퇴 후 모범적인 생활을 통해 칭송을 받는 오드리 헵번 보다도 유럽의 작은 나라지만 왕비가 된 신데렐라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리이스 켈리보다도 자신이 살다간 시대를 가장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남은 여배우는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정작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서부극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옆에서 봤던 <돌아오지 않는 강>과 언젠가 주말의 명화에서 봤었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뿐이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 그녀의 그림자들을 만나곤 한다. <7년만의 외출>에서 보여줬던 환기구 위에서 치마가 펄럭이는 모습은 아직도 많은 광고에서 패러디해 익숙하고, 이후 수많은 헐리우드의 여배우들이 섹스심벌로서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차용했고, 마돈나의 경우도 데뷔초에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빌어왔으니 그녀만큼 모든 이의 공감을 살만한 매력적인 여배우는 없을 것이다.

마릴린 먼로, 영화와 정신분석. 각각의 이야기들이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였고 5백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내용에서 작가는 치밀하게 이 셋의 연관성에 대해 논했지만 내눈에는 마릴린 먼로의 외로운 모습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대중의 연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남부럽지 않게 누릴 것 다누리고 사는 걸로 보였던 그녀를 그토록 괴롭히고 아프게 했던 것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먹어도 먹어도 허기긴 배를 채우지 못하는 아귀지옥처럼 모든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녀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에 아파했다. 스크린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서 자아를 찾지 못하고 항상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며 아파했던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근래 대중의 선망의 대상이었다가 허무하게 목숨을 버렸던 젊은 배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중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배우이기 이전에 자아를 찾길 원하는 자연인의 한사람으로서 그들이 진정 원했던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마릴린 먼로의 죽음이 자살인지, 권력이나 마피아에 의해서 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녀를 항상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것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끝없는 갈증과 갈망이 아니었을까? 불특정 다수의 애정도 중요하지만 가까이서 함께 생활하며 살부비고 부대끼며 서로를 위해주는 뜨겁지는 않지만 훈훈한 사랑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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