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을 감동시킨 위대한 글벌레들 - 명문장가들의 놀라운 글쓰기 비법을 공개한다 ㅣ 세상을 바꾼 벌레들 1
김문태 지음, 이상미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7월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제목이라 느꼈는데 같은 출판사에서 비슷한 제목의 책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는 걸 책날개에서 발견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 많이 나오고 부모들도 아이들이 읽는 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진다.

물론 책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에서 평가를 한다면 무엇이든 학원 등에서 배우게 하려고 애쓴다. 심지어는 학교에서 평가를 한다고 하면 줄넘기까지도 학원에 보내는 게 요즘 모습이다.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논리력이나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이 진학에 주요한 관문으로 등장하자 독서와 글쓰기도 공부해서 준비하는 것이 돼버린 세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책은 그러한 우리 부모와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아 보인다. 책의 내용은 좋았다. 정약용, 박지원, 밀턴과 같은 문장가들의 육성을 빌려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순신, 고흐, 다윈 등의 글들을 이용해 일기나 편지 관찰문들을 쓰는 방법을 아이들이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게 해서 조금 더 좋은 글들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의도도 좋았고 이야기의 내용도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구성해서 나름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맛난 음식을 먹고도 뭔가 허전한 것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어떤 글에선가 예술의 경지를 術, 藝, 道로 구분해서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책은 지나치게 術에 촛점을 맞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이들에게 수준 높은 경지를 설명하기 힘들어서 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좋은 가이드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글쓰기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일이 아니라 뭔가 정해진 가이드를 따라서 성과를 내야하는 일로 비춰질까 걱정된다.

책먹는 여우처럼 특정 답을 제시하지 말고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 빠져서 자신의 답을 찾도록 했다면 어땠을까?

<리더스가이드서평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