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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를 받아내는 비즈니스 화술
오쿠시 아유미 지음, 이윤혜 옮김 / 글로연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막 대학을 입학한 시기에 난 논쟁을 즐겼었다. 전공은 공학이었지만 인문사회과학 전공인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뭔가 이슈가 있으면 토론과 논쟁을 벌이고 거기서 조금이라도 내주장이 먹힌 것 같으면 그걸로 만족해하곤 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 남들이 안보는 책도 뒤져보고 남들이 안쓰는 어려운 용어도 써보며 내가 가진 논리보다는 "누구누구가 뭐라고 말했더라", "누구누구의 몇년도에 쓴 무슨 책에는 뭐라더라"가 내가 가진 최고의 무기였다. 그러한 무기를 바탕으로 어디를 가건 안진다는 오기로 소위 17대 1이라도 말로는 이기고 다닌다는 주의로 토론이라는 이름을 빈 논쟁을 즐겼었다. 그리고 현실보다는 큰 목소리를 바탕으로한 당의성만을 내세울 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한해 두해가 지나다보니 남는게 없었다. 상대한테 "그래 너 잘났다." 하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누구도 내가 주장하는 내용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듯했다. 진정한 토론(논쟁)의 승자는 그자리에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가진 생각에 동감하고 함께 하도록 만드는 거란 걸 깨달았다.
Yes를 만드는 비지니스 화술은 저자도 얘기하지만 상대방을 말로써 제압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내가 가진 걸 상대가 구매하도록 해야 하는 처음부터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하지만 15초, 90초라는 짧은 시간에 내가 가진 것을 토대로 상대를 설득해서 오랜 고객으로 만드는 일이다. 작가는 그러한 힘든 일에서 여성이라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1년에 270여일 강의를 나가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내보이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의사를 짧은 시간에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사실 그 방법들이 들여다 보면 그리 어려운 것들은 아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며 상대방이 내게 이런 배려를 해줬으면 하는 정도의 내용이 다다. 하지만 그걸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몸으로 실천하는 것은 다를 것이다. 수많은 이런 종류의 대화법 관련 책들이 쏟아지지만 진정 중요한 건 그걸 읽고 실천해 내는가 하는게 문제일 것이다.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공식적인 기술위주의 내용이지만 내가 정말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순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