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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의 삶 - 옛 편지를 통해 들여다보는 남자의 뜻, 남자의 인생
임유경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대장부다 선비다 하면 떠오르는 세상사에 대한 커다란 대의에 대한 주장과 기개들을 떠올리지만 그들이 일상에서 느끼고 겪는 일들 속에서 진솔하고 절절한 애정과 삶의 향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국사에 매진하고 있었으리라 생각되는 역사책의 인물들이 관직에 나가서는 면신례라는 제도로 고통받고 입신양명하고 주요한 위치에 도달해서도 자식들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불운하여 곤궁한 삶에 빠져서는 친구에게 책 빌려달라고 협박(?)까지 일삼고 유배지에서 남겨진 가족을 그리워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그들의 삶도 밖으로는 근엄함과 학자의 위엄을 잃지 않으려 했지만 한꺼풀 들여다보면 한사람의 자식이고 남편이고 아버지임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광사의 '딸아이에게 당부하는 말', '부인의 무덤 앞에서' 와 조식의 '주변 산천도 빛을 잃었다'를 읽으며 진정 아버지의 자식 사랑이 시대를 떠나 항상 아름답다는 걸 느낍니다. 조선시대의 사대부들이 딸아이에게 공부하라 정결히 하라는 등 유배지에서 작은 문제 하나까지 시시콜콜 챙기는 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부분과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향한 애절한 시와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을 위해 지은 시는 근엄하고 감정을 삭이는 모습만 보아온 선비들의 절절한 마음이 오늘날에도 우리 감성에도 먹힌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일로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내는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니 먼 옛날의 선비들에게 조금은 여지껏 느껴오던 거리감이 없어지고 그들의 삶을 인간적인 측면에서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