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누구나 한두마디씩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배산임수가 좋다거나 좌청룡 우백호가 어떻다, 혹은 누구는 조상묘를 잘 써서 어떻게 되었다는 둥. 이책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던 조선 개국시기에 한양천도와 무학에 관련된 옛이야기들. 도선으로부터 내려운 우리의 풍수사상에 대해 자세히는 몰라도 우리의 삶과 알게 모르게 연관된 풍수를 만날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거나 느끼는 풍수는 음택풍수라고 하는 망자의 유택과 관련된 문제나 일제가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조선총독부를 짓고 명산에 쇠말둑을 박았다는 과거의 옛이야기만으로 생각된다. 과학으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왠지 求福의 냄새가 나면 미신적인 느낌도 든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우주선이 날라다니는 세상에 묘자리나 집의 배치가 무슨 영향이 있을건가 하는 의문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그럼 콘크리트로 뒤덮이고 매연에 찌들어 사는 우리네 삶과 풍수가 무슨 연관이 있단 얘긴가? 결론은 과거 농경사회에 살며 음양오행 등으로 생활의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한 조상들의 이땅과 자연에 대한 애정과 자연과 不和하지 않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풍수가 이시대에 가지는 존재 이유가 아닐까? 산업화 속에서 인간의 활동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환경의 보존과 그렇게 보존된 자연 속에서만이 자손대대로 평화롭고 풍요하게 살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통해 우리시대 풍수의 의미를 되세겨 볼만하다.
맛뵈기로 나오는 풍수의 예들과 서울을 주변으로 한 몇몇 장소들의 풍수얘기는 재미삼아 읽어 볼만한 가치는 있다 싶다. 물론 깊이 들여다 볼래야 볼 수 없는 내 지적 자산의 한계도 있지만 저자도 독자들이 그것까지 고민하길 바라지는 않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