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에서 리뷰어로 뽑힌 <쿤/포퍼논쟁>의 리뷰입니다. 어려운 글이라 제대로 제가 이해했는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흔히들 과학이란 가치 중립적이고 어떠한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서도 불변한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문/사회과학이 아닌 자연과학은 특히나 대자연의 질서와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국가나 사회의 가치나 논란과는 한발짝 떨어진 고고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배웠던 수학교과서의 제일 첫머리를 장식하는 집합이 소련의 우주 개발을 따라잡기 위해 소련의 교육과정을 벤칭마킹한 결과라는 설을 떠올리면 과학의 연구 방법이나 방향도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사회와 완전히 분리할 수만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인 "맨하튼 프로젝트"를 떠올리면 과학의 결과물이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과학자들간의 사유와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학과 그결과물에 대한 과학적 고민만 아니라 사회 정치적 고민도 함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 황우석박사의 사건처럼 줄기세포의 존재 유무를 빼고서라도 불치병 치료 등의 목적을 위해 연구 과정에서 발생한 비인격적인 인간과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연구과정이 진정 옳은 것인가 하는 고민과 그과정에서 국가가 보여준 모습에서 진정 과학이 모든 사회적 연관관계 속에서 홀로 독야청청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이점에서 40년전 쿤과 포퍼의 과학을 바라보는 논쟁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미국 실용주의 철학의 세례를 받은 쿤이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진리는 항상 탐구자 사회에 내재하는 것이고 과학의 합리성을 전문적인 과학자 집단에 위임하는 모습은 과학이-과학자의 연구가- 과거의평가가 배제된 역사의 자연스러운 산물로 파악하게 되어 잘못된 의도와 목적을 가진 연구나 결과물에 면죄부를 부여하게 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증 가능성의 원리'를 바탕으로 과학의 합리성을 과학자들에게만 일임할 수 없다는 유럽의 실증철학을 계승한 포퍼의주장은 욱일승천하는 미국의 위세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과학의 발전이라는 현실에 묻혀버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사회적 인류적 책임을 망각한 과학 연구라는 것이 단순히 우주의 법칙과 질서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한정지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역할과 책임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책은 짧은 지면이지만 쿤과 포퍼와 그의 계승자들의 논쟁뿐만 아니라 훔볼트, 아도르노, 하이데거, 푸코 등 당대의 철학자들의 주장과 사조들을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 과학의 위치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논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주어진 지면보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담아내려다 보니 현실에 기반한 논거보다는 이론과 반론을 통한 사유적 과정 속에서의 논쟁에만 집착하지 않았나 싶다. 작가가 과학자들만의 과학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책은 과학 철학이나 철학이 대중과는 동떨어진 철학자들만의 것으로 보이는 것은 내가 가진 지식이 모자라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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