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에서 리뷰어로 뽑힌 <소녀와 비밀의 부채> 리뷰입니다. 남자인 저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네요.

농경사회가 발전하며 가족 구성원의 노동력을 비교하고 재산의 되물림 등의 과정을 통해 아들로 대표되는 남성은 가족이라는 집단에서 권력을 지닌 지배자가 되고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거나 얼마전 일본의 정치인이 말했다는 '애 낳는 기계' 정도로 취급받는 시절, 불과 백여년전 중국에서도 그랬단다.

가난한 농부의 둘째딸로 태어난 나리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통해 '어릴 적엔 아버지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따른다'는 삼종지도를 교육 받고 좋은 혼처에 시집을 가기 위한 조건이란 명목으로 뼈가 으스러지고 깨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어린 나이에 전족을 한다. 우연히 명문가에 동일한 사주를 가진 설화와 라오통을 맺으며 가난한 농부의 천덕꾸러기 둘째딸에서 명문가의 며느리이며 그로인해 친정이 자리를 잡는 귀인이 된다.

한없이 다정하고 친밀하기만 했던 랴오통 설화와의 누슈를 통한 우정과 애정은 아편중독자 아버지로 인한 가족의 몰락으로 명문가의 딸에서 천한 백정의 아낙으로 전락한 후에도 이어지지만 환경의 차이로 인해 서로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시련들과 오해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야 만다.

삼종지도로 대변되는 사회적 관습적 정신적 억압과 전족으로 표현되는 여성성의 억압은 라오통이라는 부부보다도 우선되는 관계를 통해 다져진 우정조차도 비틀어 버리고 만다. 루마님이라는 지위를 갖게된 나리는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설화에게 라오통이며 친구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전족의 아픔을 강요했던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으로 관습과 풍습이라는 사회적 권력의 모습으로 천대하고 모욕을 주는 모습으로 변해간다. 누슈라는 여성만의 언어(문자)를 통해 애정을 쌓아가던 것도 표음문자인 한계-사실은 변해버린 나리의 시각으로-로 인해 제대로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여성들이 이젠 세상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고 많은 희생을 통해 이제는 조금씩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게 되고 있지만 자신의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나리처럼 아직도 보이지 않고 느끼지 못하는 곳에선 설화처럼 고통 당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문화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라질 뻔한 누슈가 이제는 보호받는 문화가 되고 여성의 상품성(?)을 높이는 전족이 사라진 풍습이 된 것처럼 세상의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대접을 받기를 남자의 한사람으로서도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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