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7
안재성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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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대중정당으로 출발하는 이제는 진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생각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하나로 끌어모아 화합을 이뤄내 단결시킬 필요가 절실했으나, 박헌영은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된 것이다." (P127)

 

70년전 조선공산당의 박헌영이 부딪힌 문제, 극복하지 못한 문제를 지금 이시대의 진보정당들도 동일하게 겪고 있는 건 아닐까? 전쟁과 북에서의 박헌영의 몰락 이후 조선공산당의 역량은 보존되지 못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마지막에 보이듯이 남에는 쫓기고 북으로부터 버림받은 조선공산당(남로당) 출신의 빨치산들은 이땅에서 사라지고 잊혀졌다.

이후 이땅에는 그와 비슷한 꿈을 꾸거나 주장하는 이들이 용납되지 못했다. 그러다 80년대 이후 자생적 사회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진보정당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박헌영이 꾸던 꿈꾸던 것과 유사한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이들이 대중들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 이땅의 진보정당을 꿈꾸는 이들도 박헌영과 그의 동지들이 저지른 것처럼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외부의 흐름에 의해 지하 전위조직에서 합법적 대중정당으로 이행하며 바뀐 환경에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건 아닐까?

 

박헌영의 과오와 북한이 얘기하는 밎데의 간첩이었는지 여부보다 중요한게 소위 진보라고 자신을 지칭하는 이들이 정말 시대의 흐름 속에서 단일한 대오로 역사의 진보를 이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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