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덮으며 정말 제목과 어울리는 내용이란 느낌이 들었다. 사춘기, 인생을 살아가며 첫번째 맞이하는 전화점에 서 있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지금은 자기 자신의 문제에, 가정의 문제에, 친구의 문제로 고민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 가며 이시절의 고민과 일들이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소중하고 귀중한 자산일 것이다. 또 비록 자세히 기억은 안나더라도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사는 그리움일 것이다.

여섯 개의 단편을 통해 표현된 소녀들의 이야기. 각각이 독립적이면서도 중첩돼서 나타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체를 통해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각기 다른 이름과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기실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그 또래가 다양하게 표출되는 모습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크게 와 닿는 점은 소녀들과 그녀의 엄마들과의 관계이다. 소녀들의 이야기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부분이라 모르지만 가장 가까운 친구 사이인 모녀관계가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는 항상 거리감 있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딸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 엄마의 모습이 아닌 걸로 비춰진다는 점이다. 소녀시절의 기억을 잊고 사는 공허한 엄마들의 모습이 더 크게 와 닿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잔잔하면서도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작가 특유의 색깔이 잘 살아난 작품이다. 최근에 읽었던 그녀의 <도쿄 타워>와 비슷한 류이지만 어린 남자 아이들의 심리 보다는 더 자세하면서도 내면의 모습을 잘 끌어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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