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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평점 :
우리 문화란 무엇일까? 찬란한 반만년의 문화 유산은 어디에 이어져 있을까? 조선말 이후 급격한 근대화의 과정 속에 고리타분하고 낙후한 옛 것들을 다 버리고 선진국들을 따라 잡느라 애써온 우리에게 남아 있는 우리의 것이 뭐가 있을까? 겨우 겨우 명맥을 이어온 전통 문화들이 있지만 정말 어쩌다 겨우 한두번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우리 문화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표지와 제목만으론 구한말의 신소설을 떠올리게 했지만 가장 힘든 곳에서 힘들게 우리의 문화를 지켜오고 사회적 약자로써, 특히 여성이라서 겪어야만하는 애환들을 가진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의 것을 지켜내는 일이 <서편제>에서나 봤던 응어리진 한이 타박네에게도 오마담에게도 그리고 끝내는 미스 민에게도 이어져 내려온다. 어렵고 모진 삶 속에서 진정한 소리를 찾는 이들처럼 그녀들의 애환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돌아 볼 수 있었다.
뉴욕과 유행을 같이 하는 이땅의 어느 곳에 이제는 다 잊혀져 그 존재감 마저 없어진 기생이라는 존재와 그들의 삶의 터전인 부용각을 배경으로 보여지는 인간 군상들 속에서 사회적 약자로서 그녀들의 그늘진 모습이 애처롭다. 제대로된 연애 한번 못해 보고 자식의 미래를 위해 자식을 포기하는 어미가 되고 남자를 믿지 못하지만 진정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그리 살 수 없는 기생의 숙명에서 도망칠 수 없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명맥이 끊기고 사라질 운명에 꿋꿋이 맞서는 그녀들의 용기가 옛날 이름을 날렸던 고고한 기생들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내머리를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