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개개인의 생명보다 궁극적으로 더욱 소중한 것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유전형질이다. 영겁처럼 긴 시간동안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유전자는 현재의 모습을 규정할 뿐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는 희망찬 약속이 될수도 있고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유전자의 변이는 이 시대에 대한 협박, ‘우리 문명의 마지막이자 가장 큰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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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은 ‘허용량‘ 이라는 오염의 최대한계치를 설정했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분명한 결점이 도사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이 제도는 단순한 서류상의 절차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이 안전 기준 정도만 신경 쓰면 된다는 점을 정당화하는 느낌을 풍긴다. 이 식품에 약간, 저 식품에 약간 하는 정도로 유독물질 함유량을 허용하는 안전 정책에 대해 상당수의 사람들은 식품에 유독물질의 안전 수준이나 바람직한 수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허용량 기준을 정할 때 미국 식품의약국은 실험실 동물 대상의 유독물 실험을 바탕으로 그 동물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양보다 훨씬 낮은 선을 규정해놓았다. 언뜻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는 듯한 이 방식은, 사실 중요한 것들을 무시하고 있다. 실험실 동물은 극도로 통제된 상황과 인위적인 환경에서 엄격하게 정해진 분량의 화학물질만을 먹고산다. 이에 반해 상황이 대단히 복잡할 뿐 아니라 어떤 화학약품들을 함께 섭취하고, 또 얼마나 많이 섭취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고 꼼꼼하게 분석할 수도 없는 우리 인간들은 전혀 다른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점심식사용 샐러드에 들어 있는 양상추의 경우 7ppm의 DDT 정도는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이 점심에는 다른 음식들도 포함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런 음식은 우리가 경험하는 화학물질 노출에서 오직 일부분, 그것도 아주 적은 양에 지나지 않는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식품 속에 포함된 화학 물질의 양을 각기 더해 그 전체량을 측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특정 식품의 ‘화학 잔류물 안전 기준‘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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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집단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열쇠는 영국의 생태학자 찰스 엘턴(Charles Elton)이 말한 ‘종 다양성 유지‘ 에 있다. 지난 세대에 일어난 일들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적 영향을 끼친다. 겨우 한 세대 전만 해도 넓은 지역에 한 종류의 나무를 심는 것이 커다란 재앙을 몰고 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모든 도시의 거리에는 느릅나무가 심어졌고 도시의 공원에도 똑같은 나무들이 점찍듯이 들어찼다. 그러나 오늘날 느릅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그와 함께 새들도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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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일이 어떤 의미일까. 잘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을 부품처럼 쓰다 버리고(삼성 직업병 문제) 약한 존재의 죽음을 무시하고(세월호 참사) 자연을 파괴하면서 (밀양 송전탑) 기업이 이익을 우선으로(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돌아가는 세상이다. 가진 자가 더 갖기 위한 거대한 시스템으로 구조화된 세상에서, 나는 그냥 밥 먹고 숨 쉬고 애들 키우고 일상을 사는 것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죄를 짓게 된다.
가령 어느 날 나는 멀티플렉스에서 영화 보고 아래층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드러그 스토어에서 생리대를 샀는데, 알고 보니 그게 모두 같은 재벌 기업의 브랜드였다. 발길 닿는 대로 욕구를 따르는 일이 큰 것의 배를 불리고 작은 것을 소멸시키는 순환 고리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오싹한 일이다. 소비자 정체성으로 포인트 적립하다가 하루를 보내게 만드는 자본의 천국은 얼마나 무서운가. 내 삶을 찬찬히 돌아보고 글로 적어 두기, 이 세계의 무자비한 힘에 끌려가지 않기 위한, 태어난 것을 덜 후회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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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휴식이 필요할 때 대화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중략) 남자들은 살면서 겪는 문제들이 대화를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화는 그 문제들을 다른 관점에서 보도록 만들어준다. 대화를 함으로써 그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정말로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기력이 없다. 특히 남자가 대화 능력을 상실했을 때에는 그에게 당신의 말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당신이 그의 말을 들어준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그가 하는 말에 반발을 하고 싶더라도 일단은 참고 끝까지 들어주어야 한다. 들으면서 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면 더욱 좋다. 남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충분히 대화에 몰입해 있을 때 여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그제야 그는 상대가 하는 말의 내용을 스펀지처럼 흡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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