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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건지 아일랜드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채널 제도의 한 섬이다. 영국보다는 프랑스와 가깝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오래된 다툼 속에서 결국엔 영국령으로 남았다.
2차 대전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건지섬은 독일인의 손에 떨어진다. 독일은 이 섬을 기점으로 영국 본토를 공략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영국은 이 섬을 쉽게 포기해 버렸다.
영국으로부터 버림받고 나중엔 식량과 물자 공급이 안 되어 고립된 상태로 힘들게 살았지만 주민들은 인간성을 잃지 않으며 살아간다.
이 책은 전체가 편지와 메모로만 구성되어 있는 특이한 책이다. 대부분의 편지는 줄리엣이라는 작가가 쓴 것이거나 또는 그녀가 받은 것들이다. 줄리엣은 전쟁과 관련한 칼럼을 묶은 책을 내면서 유명해졌는데 예전에 헌책방에 내놓은 책이 우연히 건지섬의 '도시'라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서 건지섬 주민들과 줄리엣 간에 편지 왕래가 시작된다.
줄리엣은 다음 책에서 전쟁 중에 건지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쓰기로 결심하고 건지섬 사람들과 친분을 맺으며 결국에는 건지섬에 머무르게 되는데..
건지섬 사람들이 하나하나 모두 너무 매력적이어서 소설 속의 세계에 푹 빠지고 말았다. 손을 책에서 놓지 못하고 하루 만에 다 읽어 버릴 정도로.
요즈음은 그런 일이 잘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는 어제 꿈 속에서부터 오늘 내내 책 속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쟁의 잔혹함과 수용소 생활의 비인간성 등도 꽤나 실감나게 그리고 있지만..
그래도 건지섬이라는 무대 자체가 너무 동화 속 나라 같아서 잔혹함이나 비참함보다는 따뜻함과 온기를 남겨 주는 책이다.
그리고 <오만과 편견> 못지 않은 또 하나의 멋진 연애 소설이기도 하다.
줄리엣의 짝이 될 사람이 등장하는 순간! 이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내 예감이 딱 들어맞아 그것도 기분 좋았다.
작가가 평생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일을 하다가 마침내 쓰게 된 책인데 결국엔 책이 나오는 걸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아서 처녀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는 스토리도 마치 하나의 또다른 소설 같다.
요즘 같이 우울한 때에 상상 속의 세계에 푹 빠져 따뜻함과 행복감을 느껴 보고픈 사람들에게 강추한다. - 이 책 읽기 시작할 때 내 마음이 딱 그랬다. 뭐 읽으면 기분 좋아지는 책 없나, 하고. 그런데 정말 이 책이 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