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월 6일 방학의 마지막날을 불태우기 위해 서울로 놀러 나갔다가 씨네큐브에서 본 영화.

동네 영화관에서 맨날 뻔한 영화만 보다가 모처럼 '상상력'이란 것이 작용한 영화를 보게 되어 꽤 즐거웠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이기 때문에 더 유쾌했고. 슈테판의 'give me Zoe's number' 편지 사건. 정말이지 웃겨서.. 귀엽기도 하고.

이제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린 귀여운 젊은이들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가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왜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더더욱 솔직해지지 못하는지. 그래서 서로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며 살아가게 되는 건지 참. 그래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국엔 자존심이고 뭐고 다 퍼주게 되는 건. 우리 인간들의 귀여운 일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이미지 자체는 마치 90년대 보았던 Beastie boys의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 마지막 장면은 팀 버튼의 슬리피 할로우도 떠오르게 하고. 모처럼 자극이 되었던, 그러면서도 즐거웠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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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2-07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고싶은데....여긴 문화생활을 즐길 여건이,,,흑흑흑
근데 님도 지방에 사시남요???
헉!!근데 저 가방은!!!!!

알맹이 2007-02-07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시간 답글이네요~~ 저도 방금 나비님 서재 갔다 돌아왔는데. ^^ 저는 경기도 사는데요.. 가끔 서울 나들이 나가요~ 지하철 타고요. 영화관들이 멀티플렉스로 변신한 다음부터는 영화 선택의 자유라는 게 정말 없어진 느낌이에요. 어딜 가나 다 같은 영화만 상영하고 조금만 사람이 안 들면 금방 내리고.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만. ㅠ.ㅠ 불만 많아요~ 참.. 방금 검색하다 알았는데 이 영화 이터널 선샤인 감독이 만든 거래요. 오.. 역시. DVD 나오면 보세요!

알맹이 2007-02-07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차니즘이 도져서요~~ 라기보다 사실 서재질 시작한 지 1년쯤 되고 보니 잠시 뜸해졌었네요;; 원래 끈기가 모자라서.. ^^ 추천, 해주신 거죠? 성의 없는 페이퍼인데.. 감사합니다.
 
 전출처 : 이매지 > 애거사 크리스티. 그녀가 뽑은 BEST 10

Agatha Christie's Best10 (아가사 크리스티가 선택한 베스트10)

인디언 섬에 초대받은 여덟명의 손님과 웃음을 잃은 하인 부부...
- 이들의 호화로운 저녁 식탁위에 놓여 있는 열개의 꼬마 인디언 인형.
'열명의 인디언 소년'의 동요 가사에 맞추어 한 사람씩 죽어가면서 인형이 하나씩 사라진다.
인디언 섬에는 이들 열명 외엔 아무도 없다.
살인자는 누구인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와 함께 잃어버린 과거의 망령이 피를 얼리며 다가온다.
이 소설은 애거서 크리스티 최고의 작품이자, 세계 추리소설 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작품보다 더 교묘한 추리소설은 없다!

자기 남편을 죽인 여자가 자살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여자가 남긴 애절한 편지 이것을 두고 또 숨막히는 살인이 벌어진다.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인물이 지상에서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벌인 범죄! -
그러나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만은 알고 있다.
증거만 못 찾았을 뿐....
이 소설은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를 세계적인 추리작가로 만들어 놓은 출세 작품이다.
당시의 가장 유명했던 추리작가들이 모두 혀를 내두른 치말한 구성력에 독자들은 추리소설의 새로운 맛을 느낀 것이다.

 

 

 

 

사랑으로 시작된 음모

열등 의식, 증오, 갈등, 복수심 - 한순간 이 모든 것이 총소리와 함께 격렬하게 튀어나왔다. 범인의 치밀한 계획을 조금이라도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따갑고 간절한 죽음의 손길을 받아 들여야 한다. 아무 흔적도 없이 쓰러져 가는 희생자들- 그들은 세월이라는 심판관 앞에서 한 마디 변명 없이 사라져야 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애틋하게 움트고 있는 사랑과 증오-. 하지만 진실은 무겁고 단단한 증오의 막을 걷어 올리고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폭설속의 불가능 범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프랑스의 칼레를 향해 떠난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탄 14명의 승객
- 이 열차가 폭설때문에 정차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살해 당한다.
아무도 열차를 빠져나갈 수는 없다. 게다가, 승객들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회색의 뇌세포로 범인을 밝혀낼 때 모든 독자들은 일생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화요일 밤마다 찾아드는 살인
인간의 본성에 도전하는 화요일 클럽의 살인 드라마 - 인간은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을까?
평생을 한 마을에서 살며 그곳을 떠나 보지 않은 할머니 노처녀 마플양이 화요일 밤의 미스터리에 하나씩 도전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만으로 불가능 범죄를 풀어가는 이색 범죄 소설.


0시를 향하여

 

 

 

 

살인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

패배감, 좌절, 증오, 복수, 치밀한 계획, 함정 - 이것들이 모두 0시를 향해 달려간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상관없다.
목적은 오직 살인! 하지만, 최대의 복수를 위해 직접 살인하지 않는다. 죽음의 공포에 짓눌려 서서히 고통을 맛보며, 드디어는 스스로가 죽음을 환영할 때까지 몰아 넣는다.
악마가 만들어 놓은 가장 완벽한 함정 - 서서히 희생자가 걸려든다. 시간은 바로 0시!

끝없는 밤

 

 

 

 

내 사랑 엘리.......

'집시의 뜰'이 내려다보이는 숲속에서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엘리 - 이 세상 무엇보다도 맑고
순수했던 엘리 ....... 그녀는 소나무 그늘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없이 사랑스런 눈빛으로 애처롭게 서서..... 하지만, 그녀는 나를 볼 수 없었다. 아니, 그곳에
서있지도 말아야 했다. 그녀는 이미 죽어서 미국땅에 묻힌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랜 방황 끝에 내가 바라던 모든 것을 얻고서 이곳 영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엘리를 만난 것이다.

이미 죽어서 없어야 할 엘리를, 엘리...오, 내 사랑 엘리 - 너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밤'을 보고 있었구나-

비뚤어진 집

 

 

 

 

어른들은 몰라....
영국의 한 부호가 감쪽같은 방법으로 살해된다. 범인은 그 가족중에 있는 것이 분명한데
도무지 범인을 찾을 길이 없다. 그러나 한 아이만은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범인은 물론 그 동기, 살해방법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입을 열지 않고 모든 돌아가는 사정을 보고 즐기기만 할 뿐이다.
어른들을 모두 어리석게만 생각하는 이 아이 - 그러나 그 아이도 결국엔 감쪽같이 희생되고 만다.
범인이 아직 누명쓸 사람을 정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불쑥 다른 사람을 체포하자 갑자기
시시해져 버린 살인범 - 그래서 또 범행을 저지르게 된다.

누명

 

 

 

 

누명은 벗겨졌다. 이제부터는 의심이...
2남3녀의 한 가족에서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작은 아들이 범인으로 재판받아 감옥에서 죽었다.
그러나, 2년 뒤에 작은 아들의 알리바이가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시간이 너무 흘러 범인을 밝혀내기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행복했던 가족은 서로를 의심가는 눈으로 살펴보며 커피를 마실때마다 그 쓴 맛을 의심하게 되고,
부지깽이만 보아도 더럭 겁이 나게 되었다. 죽은이의 누명은 벗겨졌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은 누명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의심. 또 의심.
드디어 참지 못하고 살인이 벌어진다.

움직이는 손가락

 

 

 

 

추잡한 익명의 편지....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떠도는 추잡하고 음모에 가득찬 익명의 편지들.
죄가 깊어지면 죽음이 된다고 했던가 - 드디어 한 여인의 생명이 익명의 편지 앞에 희생이 되고 만다. 죄는 죄를 낳는 법, 연달아서 또 한 여인이 살해되면서 마을은 온통 의심과 공포로 가득차게 된다. 몇 집 살지 않는 마을에서 범인은 눈에 보이듯 빤하면서도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여기에 사랑에 눈뜬 젊은이들이 밀어를 속삭이며 밤을 보내지만, 그들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게 된다. 하긴, 범인은 바로 사랑 속에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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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어서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 않아 그대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 않아 나는 내가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이다.

기억하라,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발레리 -

다음 까페에서 퍼옴.  방학하고 너무 퍼져 살았다. 반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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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hsh2886 > 아름다운 가치 사전
아름다운 가치 사전 아름다운 가치 사전 1
채인선 글, 김은정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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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란,먹을것을 함께 나누는 것.숲에 가서 도토리나 밤을 주울 때 다람쥐가 먹을것을 남겨 놓는것.-28쪽

남을 생각하는 마음. 남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미리 생각해 행동하는 것.-37쪽

정직한 사람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는 사람.-100쪽

존중이란, 숲에 사는 동물들을 새각해 주는 것. 장난으로 나뭇가지를 꺽거나 새를 쫓지 않는 것.-102쪽

겸손이란 자기가 해낸 일을 남에게 자랑삼아 내세우지 않는 것.-18쪽

공평이란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이 주는 것-21쪽

보람이란 정성껏 키운 봉숭아에 새 잎이 돋은 것을 보았을 때의 뿌듯하고 즐거운 감정-42쪽

용기란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을 이겨 내는 것
두려움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72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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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6-12-1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악마의 사전'이라는 책이 생각나네요~.ㅎㅎ

알맹이 2006-12-1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기란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을 이겨 내는 것
두려움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 - 이 말이 너무 맘에 들어요. 제가 좀 겁쟁이거든요. -_-; '악마의 사전'은 모르는 책인데.. 찾아봐야겠어요. ^^
 
 전출처 : 이매지 > 초현실주의의 거장,르네 마그리트전

초현실주의의 거장,르네 마그리트전









전시개요
서울시립미술관은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공동으로 벨기에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이자 초현실주의의 거장인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대규모 회고전을 2006년 12월부터 2007년 4월 까지 총 103일 간에 걸쳐 개최한다. 1898년 벨기에에서 출생한 마그리트는 1967년 작고하기까지 자신만의 독자적인 초현실주의 세계를 창조하였고, 미술 뿐 아니라 다양한 대중문화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친 20세기 미술계의 거장 중 한 사람이다.

3년 여 간의 준비 기간 끝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마그리트 재단을 비롯해 뉴욕, 런던 등 해외 유명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마그리트의 걸작들과 세계 저명 컬렉터들의 소장품이 대거 출품되며, 초기작부터 작고 직전에 제작된 말년 작에 이르기까지 마그리트의 예술세계 전반에 걸친 대표작들이 두루 소개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마그리트 회고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07년 가을 벨기에 왕립미술관 내에 개관하는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의 완공 이전에 마련되는 이례적인 대규모 해외 전시로, 마그리트 미술관 개관 이후에는 접하기 힘들지 모를 마그리트의 마지막 대규모 해외 전시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빛의 제국> <회귀> <신뢰> 등을 비롯한 마그리트의 유화 대표작 70여점과 과슈, 드로잉, 판화 50여점 등 총 120여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과 사진, 희귀 영상작업 및 친필 서신 150여점 등 총 270여점에 달하는 다양한 작품과 자료들이 소개되어 마그리트의 삶과 예술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 한국에 오다!
3년 동안 숙성된 국내 최대의 전시가 될 것 서울시립미술관은 르네 마그리트의 예술적 전모를 살필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을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공동으로 개최한다. 지난 3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마련된 국내 최초의 이번 전시는 브뤼셀의 벨기에 왕립미술관, 마그리트 재단은 물론, 뉴욕, 런던 등 해외 유명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마그리트의 걸작과 전 세계 저명 컬렉터들의 비장품을 대거 포함하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최대 규모의 전시가 될 것이다.



진정한 마그리트 컬렉션, 작품가 6,000억
“빛의 제국”,“회귀”,“신뢰”등 유화, 과슈, 드로잉을 포함하는 회화 120여점과 친필 서신, 사진 등 총 270 여점에 달하는 마그리트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희귀 영상자료들과 함께 소개되는 이번 한국에서의 회고전에는 지난 2006년 여름, 프랑스 파리의 마이욜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던 마그리트의 드로잉전과 역시 비슷한 시기에 파리의 유럽 사진미술관에서 열렸던 마그리트의 사진전에 소개되었던 작품들이 대부분 출품된다. 특히 함께 소개되는 영상작업의 경우, 그가 10대 때에 탐닉했던 에드거 알란 포우나 로버트 스티븐슨 원작의 판타지영화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마지막 해외 나들이
이번 회고전은 마그리트가 그의 작품에서 집요하게 차용ㆍ인용해온 사과, 돌, 새, 중절모, 벨, 담배 파이프, 여인의 특정 신체 부위 등과 함께 우리에게 몇몇 주요 회화작품 위주로 알려져 있는 마그리트와 그의 작품세계를 종합적,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벨기에 왕립미술관이 2007년 가을 왕립미술관내에 개관하는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의 완공 이전에 이례적으로 해외에 마그리트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전용 미술관 개관 이후에는 아마도 접하기 힘들지 모를 마그리트의 마지막 대규모 해외 나들이가 될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는 누구인가?
“나는 나의 과거를 싫어하고 다른 누구의 과거도 싫어한다. 나는 체념, 인내, 직업적 영웅주의, 의무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감정을 혐오한다. 나는 또한 장식미술, 민속학, 광고, 발표하는 목소리, 공기역학, 보이스카우트, 방충제 냄새, 순간의 사건, 술 취한 사람들도 싫어한다.” -마그리트-

‘그는 특히 미술가라는 이름을 거부하면서 자신은 ‘생각하는’사람이며 다른 이들이 음악이나 글로 생각을 나누듯이 자신은 회화를 통하여 사고를 교류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수잔 개블럭‘르네 마그리트’ 제1장 중-

벨기에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는 흔히 초현실주의의 아버지라 일컬어진다.
20대 초반 벨기에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르네 마그리트는 초기 한때 입체주의와 미래주의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1926년부터 1930년까지 파리에 체류하며 살바도르 달리와 후앙 미로, 시인 폴 엘뤼아르 등 여러 초현실주의 화가, 시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마그리트는 당대의 초현실주의자들이 주로 탐닉했던 자동기술법이나 꿈의 세계에 대한 편집증적 탐구와는 다르게, 현실의 신비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만의 독자적인 초현실주의적 태도라 할 수 있는 시적(詩的)이미지를 창조해 나간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논리를 뒤집는 이미지의 반란과 배신, 상식의 틀을 깨는 마그리트의 예술적 도전은 언제나 새롭고도 매혹적이며,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를 창조하면서 다른 초현실주의 작가들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화법으로 초현실주의 화가로서의 그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주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독특한 시적인 창조 작업은 일상의 물체들을 화면 속에 기묘하게 병치시키거나 매력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에 있었다. 밤의 신비나 꿈의 세계,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혹은 그 경계에 존재하는 어떤 환상들을 주요 모티프로 활용하여,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하지만, 화면 속 대상들은 그와는 반대로 매우 사실적으로 정확히 묘사되어 있는 점이 이채롭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일상적 소재에 대한 기발한 발상으로 실재와 이미지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에게 관습적 사고의 거부와 시적 비전을 제시하며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현실 속의 모든 것들에 대해 질문과 의문을 던진다. 이로써 우리가 확신하는 일상 사물에 대한 고정된 시선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그 만의 독특한 조형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마그리트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그의 작품은 아무런 의미도 감추고 있지 않은 가시적인 이미지라 할 수 있지만, 그의 조형세계는 인간 정신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기성과 현실의 경직된 질서 체계를 정확하고 세밀한 이미지를 통해 회화적으로 꼬집고 뒤집는 기묘하고도 야릇한, 비평적인 예술창작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그리트는 광적인 다른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시도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냉혹함을 보이는 비개성적 초현실주의자이지만, 그 의도에 있어서는 마그리트 역시 초현실주의와 궤를 함께 하고 있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예술세계
1898년 벨기에에서 출생한 마그리트는 1916년부터 브뤼셀의 아카데미 데 보자르(Academie des Beaux-Arts)에서 수학하면서 미술공부를 시작하였고, 이후 10여 년간 입체주의와 미래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제작한다. 그러나 1920년대 중반 경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와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점차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창조해 나가기 시작했고, 1927년부터 3년 간 프랑스 초현실주의자들과의 교류를 위해 파리에 머물기도 했다.

1924년 프랑스의 초현실주의자인 앙드레 브르통의「제1차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기점으로 결성된 초현실주의는 제 1차 세계 대전의 발발로 촉발된 다다이즘(Dadaism)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성과 합리주의로 대변되는 서구문명 전반에 대한 반역을 꿈꾸었던 예술 운동이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이성에 의해 속박되지 않는 상상력의 세계를 회복시키고 인간정신을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초현실주의자들이 자동기술법(Automatism)을 사용해 거의 추상에 가까운 작품을 제작했던 것과 달리 마그리트는 사과, 돌, 새, 벨, 담배 파이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되 모순 되거나 대립되는 요소들을 동일한 화폭에 결합시키거나, 어떤 오브제를 전혀 엉뚱한 환경에 위치시켜 시각적 충격과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은 어떤 사물을 원래 있던 환경에서 떼어내 엉뚱한 곳에 갖다놓는 ‘고립’, 독수리를 돌의 재질처럼 변형시키는 식으로 사물이 가진 성질 가운데 하나를 바꾸는 ‘변경’, 성채와 나무 밑 둥을 결합하는 식의 ‘사물의 잡종화’, 산 속의 거대한 유리잔처럼 작은 사물을 엄청난 크기로 확대하는 식의 ‘크기의 변화’,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두 사물을 나란히 붙여놓는 ‘이상한 만남’, 두 사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응축 하는 ‘이미지의 중첩’,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사물이 한 그림 안에 존재하는 ‘패러독스’ 등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1940년대에 들어서 마그리트는 기존의 작업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양식의 작업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인상주의 시기와 바슈(vache) 시기의 작업이 그것이다. 인상주의 작가, 특히 르누아르의 영향을 반영하는 주제와 화려한 색채, 표현적인 붓 터치로 특징지어 지는 마그리트의 인상주의 시기 작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벨기에를 점령했던 시기의 불안감과 억압적 상황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된다. 바슈 시기는 1947년 단 2주에 걸친 예외적인 실험으로 프랑스의 야수주의에 대한 영향과 동시에 풍자를 반영하는 작품들이다.

그러나 인상주의 시기와 바슈 시기를 제외하면 마그리트의 작업은 1930년대 초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주제와 이미지(오브제의 데페이즈망, 단어의 사용, 인간의 조건, 중절모를 쓴 남자)가 평생의 작업에 걸쳐 다양하게 변주되어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오브제의 데페이즈망 뿐 아니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로 대표되는 말과 사물의 관계를 다룬 작품들, 현실의 3차원 공간과 캔버스 위의 2차원 공간 간의 모순을 다룬 ’인간의 조건‘ 등 마그리트의 예술은 우리의 상식과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우리가 속해있는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요구한다.

기발한 발상, 관습적 사고의 거부,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 시적인 조형성 등은 초현실주의자로서의 마그리트의 면모이다. 그러나 초현실주의가 꿈과 무의식, 욕망의 세계에 보다 경도되었던 것에 비해 마그리트의 작품은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논리적이며 철학적인 근거를 가진다. 실제로 철학에 조예가 깊었고, 화가라는 이름 대신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길 원했던 마그리트는 철학자처럼 끊임없이 존재와 세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그림을 통해 시각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던 작가였다.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 상식을 뒤엎는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는 그의 그림은 시대를 초월하고 동·서양의 구분을 넘어 음악(비틀즈의 음악과 애플 레코드 사의 사과모양 로고), 영화(매트릭스 시리즈), 문학(김영하의 <빛의 제국>), 교육(대학 입시 논술 고사 문제 및 어린이용 창의력 교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여전히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면모가 바로 마그리트를 초현실주의의 거장에서 더 나아가 20세기 미술의 거장으로 칭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마그리트의 대표적인 회화 작품 뿐 아니라 2006년 여름 프랑스 파리의 마이욜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던 마그리트의 드로잉전과 역시 비슷한 시기에 파리의 유럽 사진미술관에서 열렸던 마그리트의 사진전에 소개되었던 사진 및 영상작업 등이 대부분 소개되어, 마그리트의 삶과 예술을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나의 그림을 상징주의와 동일시하는 것은 작품의 진정한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다...... 회화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의미를 찾게 된다...... 사람들은 편안해지기 위하여 의지할만한 것을 원한다.......상징적 의미를 찾는 사람들은 본질적인 시적 요소와 이미지의 신비함을 간과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신비감을 감지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떨쳐버리고 싶어 할 것이다. 그들은 두려워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라고 물음으로써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만약 신비함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다른 반응을 할 것이다. 다른 것을 묻게 될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

‘그의 작품에 관한 연구는 완벽한 지적 능력을 요하는 경향이 있어서 미술가의 미적, 회화적 관심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자의 탐구의 대상이다. 무미건조하고 사실적인 그의 양식은 종종 비회화적이고 아카데믹하다고 묘사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명확한 사고를 보여 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마그리트의 회화는 생각을 눈에 보이게 한다. 그러나 그 사고는 관념이 아닌 이미지와 함께 나간다. 이러한 회화의 의미는 기존의 어떠한 문학적인 설명이나 해석으로도 설명되지 않지만, 우리의 상식적인 믿음을 끊임없이 연구, 분석하고 존재의 모순을 조정하기 위하여 애쓴 철학자의 기질을 나타낸다.’
-수지 개블릭, 『르네 마그리트』

<홈페이지 발췌 http://www.renemagrit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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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7-02-0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의 제국, 저 그림을 통해서 르네 마그리트를 만났었는데, 완전 빠졌다. 그 다음에 좋아했던 그림은 The Seducer. 그런데 두 작품 다 이번 전시회엔 못 와서 엄청 섭섭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