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내맘대로 좋은 책 연말 스페셜!

소설

애니 프루,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담담한데, 그 속에 폭풍같이 강한 힘을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
황량한데, 그 속에 따뜻한 햇살을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  

갈등이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고 플롯이 감탄할 만큼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저 한 사람의 - 전세계 평균 이하라 할 만한? - 인생을 나직히 이야기하고 있을 뿐인데..
참 좋았다. 우리 보통 사람들의 인생에 숨어 있는 드라마가.
그리고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낯선 도시, 뉴펀들랜드가. 

 

 

 

  

 

 

 

 

 

  올해 좋아하게 된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 참 남자답고 의리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벌이는 이야기들이 마치 우리 주변의 일처럼 삶의 애환을 잘 보여주면서도 평범하지만은 않은 정직함과 진실함을 지니고 있다고 해야 할까? 주로 단편집을 읽었는데, 완성도가 매우 높고 작가가 아주 꼼꼼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라진 이틀>은 엄청나게 감질났다.. 사라진 이틀의 비밀을 어찌나 안 알려 주던지.. 결국 알게 되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

 오쿠다 히데오를 새롭게 보게 되었던 소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정말 엄청 헤매는데!! 어쩜 그 '헤맴'과 '멋모름'과 '우연적이고 즉흥적인 선택'과 '실수'가 젊음을 딱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몹시 공감하며 읽었다. 별다른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보았을 일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그리고 따뜻하다.
 

 

 

 

 

올해 읽었던 연애 소설들 중 가장 재미있고 인상 깊었던 두 권.
<동경만경>은 그 '쓸쓸함'이 좋았고. 남자 주인공의 평범함과 우유부단함과 어리숙한 정직함이, 그래서 어쩐지 순수하고 풋풋한 모습이 좋았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TV 드라마화되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는데 주인공들이 매력적이면서 지금, 여기 서울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이 재밌고, 흥미진진했다. 뉴욕에 <섹스&더시티>의 네 여자가 있고 런던에 브리짓 존스가 있다면 서울엔 은수가 있다고 해야 할까? ^^ 

비소설


  

 

 

 

 

 

 <안달루시아의 낙천주의자>는 스페인 시골에 정착하여 가족을 이루고 살게 된 작가가 자신의 일상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쓴 책이다. 안달루시아 지방을 워낙 아름답게 그려놔서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다.. 어떤 풍경일지 도통 상상이 안 가서.
내게는 '한핏줄' 책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프로방스>보다 이 책이 더 좋았다. <나의 프로방스>에서는 글쓴이가 뼛속까지 그 지역 사람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무언가 '도시에서 온 사람'이라는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건 순전히 나만의 느낌..) 이 책의 글쓴이는 너무나 소박하고 온 마음을 다 열어 자신이 사는 곳을 사랑하고 그 곳에 동화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는 정말 음울한 인생을 산 캐롤라인 냅이라는 미국 저널리스트가 쓴 책인데, 거식증, 알코올 중독, 부모님과 오랜 남자 친구의 상실 등 혹독한 경험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 개 루실과의 관계 맺기 과정을 섬세하고 지독하게 그려냈다. 사람보다 애완동물과의 관계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애완동물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Loan족'에 대한 심층취재를 곁들여. 인간의 외로움이나 관계에 대한 갈증,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은 소설보다 더 재밌는 논픽션. 서점과 관련된 이야기라 더 매력적. 

청소년

 

 

 

 

 

 



올해 처음 읽고 너무 좋아하게 된 작가, 로이스 로리의 책들.
<그 여름의 끝>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다룬 슬픈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리버보이>보다 더 좋았다. 아름다웠고.
<기억전달자>와 <파랑채집가>는 미래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책인데, 인간과 그들이 사는 세상에 대해 두루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청소년의 눈높이에도, 어른의 눈높이에도 맞는 책들.

교육

 올해 김용택님이 교직을 떠나셨는데.. 이 분이 교직 생활이 힘들게 다가올 때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 해 반 동안 쓰셨던 교단일기이다. 말 그대로 일기.
이 책에는 시인이자 교사인 글쓴이의 육성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이 사회에 얼마나 어른답지 못한 어른과 교사답지 못한 교사가 많은지, 그리고 '진심'이란 것이 얼마나 멸시 당하고 있는지.. 이 일기를 읽으면서 많이 생각했다. 많이 배웠고, 많이 느꼈던  고마운, 보석 같은 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12-31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은 하나도 없군요~
책은 '그 여름의 끝' 하나 있는데-10월에 선물받았는데 아직 읽지도 않았고...ㅜㅜ

알맹이 2009-01-02 14:22   좋아요 0 | URL
정말 좋은 책 많이 읽고 계시잖아요. 저는 소설 읽는 걸 워낙 좋아해서 늘 소설만 읽는 터라.. 겹치는 책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