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 강기원

네가 목도리였으면 좋겠어
양말이라도 좋아
아니, 도마뱀이어도 좋아
아침마다 먹는 사과
혹은 진공 청소기
안경도 멋있을 거야

네 눈으로 내가 보는 거
널 칭칭 감고 다니는 거
하루 종일 널 신고 사뿐사뿐
내 목을 은근히 조르기
내 마음대로 키우는 거
갈아 먹어도 시원찮을 너지만
먼지처럼 무게 없이
네 속에 웅크리는 거

아무래도 좋아
어디나 넌데
무어든 난데
그런데
연애할 시간이
없네

twinpix님 서재http://blog.aladin.co.kr/twinpix에서 퍼오다. 나는 이렇게 단순한 시가 좋다. 이거, 가요로 만들어도 꽤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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