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오노 가즈모토 옮김 / 살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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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성공한 투자가인 짐 로저스!!! 나는 리딩투데이 함별도를 통해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내게 있어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실물 경제의 흐름이다. 현재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에 관심이 많거나 투자를 하는 분들이 이 책을 보면 어떤 서평을 쓰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왜냐하면 나는 주식에 대해서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책을 통해 몇 몇 인상적인 부분과 이런 투자가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서 나름 나만의 배움은 있었다.


돈의 흐름은 곧 권력의 흐름을 대변한다. 2000년이 들어서면서 미국은 앞으로 부상하게 될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늘 경계의 자세를 취해왔다. 중국은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풍부한 자원과 안정적인 노동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짐 로저스는 중국이 1자녀 계획 때문에 급격히 출산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나, 나는 인구의 수도 중요하지만 14억 인구 속에서 수재나 천재에 준하는 인재들이 고급 교육과 높은 교육열에 놓여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고생없이 귀하게 자란다고 비판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사람사는 곳에는 늘 음지와 양지가 공존하는 법이고 어느쪽 영역을 더 넓혀가느냐는 그 나라의 시민의식이 이끌것이라고 본다. 물론 중국은 독재주의가 가미된 사회주의 국가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대응한 중국 정부의 조치는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의 정신에서 보면 탐탁치 못하다. 하지만 짐 로저스는 과거 독재정권들이 일군 경제성장을 언급하고 있고, 나는 독재정권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이기심이 자본주의를 탄생시켰듯이 독재가 경제를 일으킨다는 말에도 수긍하는 바이다.  


중국은 역사상 전례없는 부국강병의 국가가 된다는 점도 명백하다. 짐 로저스의 시각처럼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가 중국의 무한한 가능성과 결국에는 세계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지만,,, 만약 청나라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과학 문명을 더욱더 발전시켰더라면 어땠을까? 과거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의 볼모로 잡혀가 그들에게 엄청난 치욕을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현세자는 청나라의 앞선 과학 기술을 보며 이들이 강국이 된 원인을 파악했고, 그들의 신문물을 얼마나 조선에 들여오고 싶어 했었나... 하지만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이후 나라의 정치 상황은 급격히 혼탁해진다. 역사는 말한다. 그들의 무궁한 경제 발전의 바탕에는 안정적인 정치가 있었음을...

짐 로저스가 언급하는 영국은 명예혁명이후 안정적이고도 성공적인 산업혁명을 완수하였으며, 미국이 누리는 현재의 영광도 토머스 제퍼슨이 저술한 독립선언문을 필자로한 민주주의를 바탕에 둔 결과라는 것을 역사는 명백히 알려주고 있다. 토머스 제퍼슨은 어릴적부터 아주 독립심이 강한 성향의 사람이였다고 한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벗어나 그 스스로 일어서야만이 건강하고 부유한 나라를 세울 수 있다는 그의 정신을 우리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과거 우리는 한국전쟁이라는 아픔을 경험했고, 미움과 증오의 감정이 극적으로 대립하고 있었다. 위정자들은 이런 국민들의 감정에 반공주의를 주입시켰고, 민주주의를 대변하거나 사회 제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과 살인을 저질렀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회의 정화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은 오히려 위정자들의 나팔수 역할을 자청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짐 로저스라는 투자가가 예언한 것 처럼 한반도는 남북이 통일이 된다면 그 저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는 향후 20년 정도 급격한 경제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투자가들에게 노른자 땅이라고 보여지고 있는 곳이 동북 혹은 동남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다. 인도 역시도 무시할 수 없는 영토다. 하지만 현재는 인도 보다는 중국이 우선 그 날개를 펼칠 것이다. 짐 로저스는 미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미래도 썩 밝게 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이들 강대국에 둘러쌓여 있다. 짐 로저스가 주목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 북한, 러시아 이런 나라들인데... 우리나라는 이들 영토와 근접하게 위치하고 있다.


우리의 정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재벌들이 투자를 해도 개성공단과 같은 비정상적인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돈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그리 낭만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개성공단의 문을 닫아 버린 행위 중국을 자극한 사드 배치 행위는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악수 중의 악수인지 궁금하다.


볼턴의 회고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함께 동원되는 것에 대해서 일본 정부와 아베 정권이 엄청난 압박과 회유를 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짐 로저스 역시도 북한의 개방을 가장 방해하고 저지하고 원하지 않는 국가가 미국이고 마지막까지도 그 빗장의 문을 열지 안고 버틸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일본은 과거 전쟁을 일으킨 전범 국가이고 그들에게 중국과 한국 북한은 두려운 나라일 수 밖에 없다. 일본은 스스로도 고립을 자청하고 있으며, 과거의 역사 역시도 그들편이 아니다. 이런 일본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경계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는 김정은이라는 정권을 믿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의 현 상황에서 누가 가장 불익을 보고 이익을 보는지를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분단국가로 남았을 때 이점과 손해 통일국가가 되었을 때의 이점과 손해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훈훈한 분위기를 일본이 가장 평가 절하 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앞으로 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강국이 될 것이고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무역 의존도도 중국이 상당히 높다. 그런데도 위정자와 우민들은 사안의 중요성도 세계의 흐름도 보지 않고 어린아이 같은 감상만 늘어놓는다. 이념전쟁만 늘어놓는다. 정말 안타깝다고 아니할 수 없다.


물론 현재 세계의 최강 국가는 미국이며 그들의 과학 기술을 따라잡는 다는 것은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점진적으로 미래를 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 무조건 미국이라는 나라 한 곳만 바라보고 정치인들이 정치를 이어간다면 훗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짐 로저스는 인내심에 대해서 강조하고 그 중요성을 언급한다. 모든 투자는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할 종목이 안정적인 곳인지 철저히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기다릴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런 기다림의 미학이 아쉬우리만치 부족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들어나지 않으면 조바심을 친다. 과거에는 이런 빠른 결정과 실행이 이득을 안겨주었지만 사회가 점점더 세분화 전문화 고급화 정보화되어가는 상황에서는 좀 더 신중을 기하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우리 후대를 위해 남북한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경제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국가가 독일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짐 로저스의 책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나는 이 말이라고 본다. 그리고 외부에서 내부를 바라보는 자들의 말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영국밖에 모르는 사람이 영국의 무엇을 알고 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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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3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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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 버지니아 울프 (지음) / 박희진 (옮김) / 솔 (펴냄)




자연이 아름다운가, 아니면 잔인한가 ... 아름다움이란 사물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녀 내면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이와 같이 그녀는 실재의 본질에 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이어 그 생각은 진리에, 그다음으로는 '사랑','우정','시'에 이르렀다.

리딩투데이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의 세 번째 도서 올랜도를 만났다. 이 작품은 등대로와 파도 사이에서 작가가 가벼운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를 언급할 때 모더니즘 작가 혹은 페미니즘 작가라고 하는데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이러한 평가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영국 소설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의식의 흐름 기법도 그러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준 판타지적인 요소와 남자와 여자라는 성의 역할, 그 성을 바라보는 시대적 관점 그리고 소설 형식을 깨버린 양식을 통해 그 평가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미소년 올랜도는 그의 신체 부위 중 가장 아름다운 발목 덕분에 엘리자베스 여왕의 총애를 받는다. 올랜도가 지닌 아름다움 중 최고의 찬사나 다름없던 그 종아리는 그가 그녀가 된 이후 스커트에 가려진다(그녀는 이런 은근한 풍자를 소설 속에서 자주 드러낸다.) 소년에서 청년이 된 올랜도는 러시아 공주 사샤를 만나고 자신의 모든 지위를 버리고 사랑의 도피를 하기로 한다. 비오는 날 밤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애타게 사샤를 기다리지만 그녀는 오지 않는다. 항구를 향해 말을 타고 달리던 그는 홍수 속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그 너머 샤샤를 태운 떠나가는 러시아 배를 본다.


울프는 이 장면에서 특별히 언급한 내용은 없었지만, 나는 홍수 속 사람들의 죽음을 보며,,, 사랑에 배신당한 그를 보며 이 비극적 상황을 한 장면에 모두 담아냄으로써 비극의 정점을 보는 듯했다.  그리고 그가 조상들의 묘를 찾았을 때... 올랜도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던 사랑의 가치가 훼손 당한 이후 새로운 가치를 찾아냈고, 그것은 시간을 거스르는 '영원성'에 대한 고민과 그 돌파구가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참나무는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간다. 한 인간의 시간은 위대한 자연의 시간에 비하면 얼마나 짧은가... 그래서 그랬던 걸까? 울프는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을 360년이라는 세월을 살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역사가 점점 진화의 형태를 취하듯 남자였을 때 쓴 글이 한낮 비웃음의 대상이었다면, 여성이 된 이후 올랜도는 1928년 10월 11일 작품을 통해 당당히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울프의 작품 올랜도가 이날 출간되었다고 한다.)

​전기 소설을 쓰고 있다고 언급하는 화자는 사실 올랜도이면서 울프 자신이기도 하다. 울프는 올랜드를 통해 남자와 여자 그리고 다양한 인간상을 그려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녀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소설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사물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이 작품 속에서 현실과 상상의 교묘한 짜집기를 보는 듯했다.  가난했던 닉도 지위가 높아지고 유명세를 얻어 가며... 세속적인 인물로 몰락되는 것에 대해... 그녀가 생각했던 문학의 가치와 세상이 인정하는 문학의 가치 그 온도차를 의식의 흐름으로 담아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그녀의 소설은 직설법이 거의 없다. 서정적이고 은유적이다. 그래서 그녀의 내면을 살펴보기가 쉽지는 않다.


이 소설의 큰 줄기는 시간과 문학이다. 그리고 여성과 남성을 바라보는 시대적 관점이다. 남성이었던 올랜도의 작품은 비웃음거리가 되고 그를 또다시 세속적 욕망으로 타락시키지만, 먼 이국 땅에서 다시 한 번 더 태어난 그녀는 자유를 누리며 거듭나게 된다. 이처럼 울프는 인간이 삶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가치들을 아주 진실되게 담아내고자 했던 것 같다.


울프는 시대를 앞서간 지성인이다. 당대 여성을 바라보는 시대적 한계가 그녀를 고통 속으로 내몰지는 않았을까? 그녀의 소설에는 늘 '자유'에 대한 갈망이 그려져있다. 집시들의 자유분방함과 남성과 여성의 의복을 교대로 입는 올랜도를 통해 이러한 모든 욕망을 그녀의 소설로 대리 만족 했던 것은 아닐까? 그녀의 이런 간절한 소망을 유일하게 표출 시킬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창구가 문학이 아니었을까? 

올랜도는 여성이 된 이후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고 점점 더 진화되어 시를 짓고 마침내[ 참나무]는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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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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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아주 기대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언능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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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2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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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지음) / 박희진 (옮김) / 솔 (펴냄)


 



이 책을 한 번만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은 나의 오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사유가 깊은 시적인 소설이다. 그녀 스스로도 이 작품을 두고 소설이라고 칭하기보다는 시나 희곡에 가깝다고 표현했다할 정도니 말이다. [파도]라는 작품은 그녀 내면의 삶에 대한 다양한 관점 그리고 감정들이 녹아있다.


그녀의 글을 접하노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존 소설 양식에 익숙한 우리들의 편견 일 뿐이다. 그녀의 문장을 계속 접하다 보면...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문장 혹은 이런 깊은 고뇌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전환된다.


나는 사진 속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깊은 산속 조용한 샘물에 살고 있는 요정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 우수에 찬 눈빛을 바라보면... [파도]와 같은 작품의 탄생은 우연이 아닌 필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울프의 이런 실험적인 도전과 그 결과물은... 그녀의 뛰어난 감수성, 지적 능력, 삶에 대한 고뇌 등 그녀가 살았던 당시 시대에 비추어 봤을 때 너무나 영민했고, 너무나 섬세했던 그녀가 너무나 일찍 그녀의 세상과 만나버린 비운의 여주인공이기도 하다.


[파도]는 새벽에 출현한 태양이 정오를 지나 해 질 녘까지 하루의 과정을 인간의 인생에 빗대어 전개되는 방식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수잔, 지니, 로우다 버나드 루이스, 네빌 그리고... 그들 모두의 이상향인 퍼서빌... 그들 각자의 대화는 독백 형식으로 각각의 인물들 내면과 고뇌 그리고 삶을 차분히 그려내고 있다. 아니... 때로는 격정적으로 그려질 때도 있다.





마치 잔잔한 파도가 그 어떤 날은 바람에 몸을 맡겨 강렬히 쏟구쳐 오르는 것 처럼... 우리네 인생도 꼭 그것과 닮았다... 그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심각하다. 조숙하다. 삶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다. 창녀의 길을 걷는 지니 조차도,,, 화려한 옷, 분...그리고 춤... 그 아름다움을 쫓아가는 지니 조차도... 삶은 쉽지 않다.


유년기 시절 수잔은 지니가 루이스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 이 모습을 본 버나드는 그녀의 울음에 가슴 아파한다. 너무나 섬세해서 그래서 겁이 많았던 로우다 인생을 가장 회의적으로 보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호주출신 은행원을 아버지로 둔 루이스와 훗날 연인이 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리고 루이스는 퍼서벌과는 가장 대조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다.  '대조' 그렇다 그녀 문학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 '대조'의 미학이다. [등대로]에서는 어둠과 등대같이, 램지부인과 릴리 브로스코우 같이, [파도]에서는 퍼서벌과 루이스처럼, 수잔과 지니처럼... 루이스는 큰돈을 벌지만,,, 그녀와 함께 했던 다락방에서 로우다 그리워한다.

수잔은 그녀의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기에는 너무나 지적인 여성이다. 그녀 내부에는 무한한 열정과 재능이 있다. 그녀는 그와 같은 재능을 아이를 키우고 농장물을 키우고 그렇게 하루하루 그녀의 어머니가 그렇게 살았듯 그녀도 그런 삶에 순응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녀 내부에 절망감과 무력감이 찾아 들기도 한다. 평범한 삶,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 그녀는 그 모든 삶이 평화롭고 만족스럽지만,,, 그녀의 열정... 그녀의 재능을 놓고 보면... 무언가 권태롭다. 퍼서벌을 가장 사랑했던 네빌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삶의 모습을 하며 살아간다.


등장인물들 중 가장 섬세하고 겁이 많아 늘 친구들을 따라 하고 그러면서도 미워한 로우다는 루이스와 연인으로 지내다 자살을 한다. 작가는 그녀의 자살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들의 구체적인 사랑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는다. 내가 본 그녀의 작품 속 특징은 이처럼 원인과 결과를  찾아볼 수 없다. 삶의 고뇌라는 흐름을 쫓다가 갑자기 죽음이라는 결과를 독자들에게 던져버린다. 마치... 우리의 인생 자체가 아무 인과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그들 모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준 퍼서벌은 울프가 현실 속에서 잡지 못한 그녀의 '이상'이었을까? 퍼서벌은 인도에서 낙마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 시점에 버나드의 아이가 태어난다. 그들이 가장 믿고 따르고 닮고 싶어 했던 퍼서벌... 그 심각하고 중요한 상실의 사건 속에서도 주변은 그 어떤 흔들림도 없이 흘러간다.


이 소설 후반부에는 버나드가 각 친구들의 상황을 들려줌으로써 이야기가 정리되어가는 인상을 받는다. 나는 소설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유령 같은 그녀의 형체 속 옷자락을 겨우 잡아 끈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은 한 번만 읽고 이해하기엔 쉽지 않은 소설이다. 그리고 한 번만 읽기엔 그녀의 아름다운 문장과 삶의 고뇌 그리고 열정이 아쉽다. 문장을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전해져 왔던 그 아름다움과 전율을 몇 번이나 느꼈는지 모른다. 그만큼 그녀의 작품은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꼭 이 작품을 만나보라고 하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아름다움을 미쳐 만나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면... 너무나 아쉬우니까... ​

 


"내 안에서 파도가 일어선다. 나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욕망을 ...

자존심이 강한 말같이 내 밑에서 용솟음치는 어떤 것을 느낀다...

어떤 적이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느끼는가?

그것은 죽음이다. 죽음이 적이다.


...


인도에서 말을 타고 달렸을 때의 퍼서벌처럼 말에 박차를 가한다.

정복당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고, 너를 향해 내 몸을 던지노라, 오오 죽음이여!"


파도는 해변에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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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인문학포럼 (지음) / 스타북스 (펴냄)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심리학 콘서트를 펼쳐보라!


이 책은 평소 심리테스트나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입문서 같은 책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타인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런 교류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타인의 마음을 예측할 수 있다면 좀 더 유연한 삶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단순한 정보 만으로 그 사람의 전부인양 잘못된 판단을 내려서는 안되지만, 확실히 타인의 비언어적사인에 궁금증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은 재미와 팁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나는 평소에도 비언어와 사람의 성격유형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을 접해 오고 있었다. 이런 책과 유사한 배경지식을 좀 더 확보한 독자들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것이라 본다.


몇 몇 유명한 심리학자의 이론을 소개하면서 보편적인 성격의 형성을 알려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같다. 예로 오스트리아 정신분석학자 A. 아들러는 사람의 인격이 사회적 환경과 성장배경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는데, 그에 따르면 형제, 자매간 출생 순서에 따라 성격이 다르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물론 성장 이후 사회적 체험으로 성격이나 기질이 변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될 수 있는 한 다른 심리를 함께 적용해서 객관적. 종합적인 안목을 길른 후 판단해야 한다.



일, 가정생활, 여가의 균형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3요소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짝하자면, 나는 내 배우자와 전혀 다른 기질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 오늘도 식사 도중 우리가 부부로 사는 것이 기적 같다고 말할 만큼 성격, 취미, 음악, 음식, 취향, 생활 패턴 등등 모든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이성을 고를 때 자신의 이질적인 것을 채우려는 본성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는 내가 부족한 부분을 남편이 가지고 있어서 한순간 마음이 동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의 성격을 분열질, 조울질, 전환질로 구분 지어서 설명해주는 부분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나는 일, 가정생활, 여가의 균형은 건강한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도 나의 이런 관점을 언급해서 반가움이 들었다. 물론 셋 중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균형을 맞추면서 살려고 노력하고자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내 삶에 타인과의 만남에서 오는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상당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1. 사회성이 낮은 사람들의 특징을 규정할 때 자폐성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특수아동을 키우거나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좀더 배려 깊은 용어 선택이 필요하겠다. 혹은 용어 개념에 대한 추가 설명도 도움이 될 듯 하다.


2. 글씨체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부분은 시각적 이미지가 첨가되면 훨씬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3. 집단일수록 눈에 띄지 않으려 한다.

여기에서 예를 든 여성의 살인 사건은 약자가 아닌 주변인의 심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측면은 알겠으나... 피해자보다는 그 주변인의 행위를 이해?하는 듯한 늬앙스는 공감을 하기가 힘들었다. 굳이 이 예를 담고자 한다면 그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주변인은 왜 그런 행동을 보였는지 두 입장을 병행해서 서술하였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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