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직 안 죽었다 - 낀낀세대 헌정 에세이
김재완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해 전 응답하라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드라마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나의 젊은 날들이 아쉬움으로 다가와... 어찌나 맴이 찡해 오던지... 내게 김재완 작가님의 책 『나 아직 안 죽었다는 응답 드라마에서 느꼈던 감동 그대로를 재현해 주었고 새로운 꿈​을 찾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책 속에 묘사된 타인의 삶을 보면서 동시에 나의 삶도 재점검해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나는 평소 생각지 못했던 부모님의 소중함과 고마움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고, 그가 나열해둔 노래들을 찾아 들으며 때로는 향수에 젖기도 때로는 따라 부르며 그 시절을 돌아보기도 했다. 아이러브스쿨을 통해서는 나도 배 나온 첫사랑을 만났었고, 어이없게도 그의 결혼 고민을 상담?해준 경험이 있다. 여름날 쑥 연기 자욱한 마당 편상에 누워 이웃집 할머니의 무릎을 베개 삼아 밤 하늘의 별을 보고 뻐꾸기 울음소리를 들으며 포도와 복숭아를 먹던 시절의 기억도 있다.

나는 이런 유년 시절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의식적인 버팀목이 되어 준다고 믿는다. 그날을 생각하고 떠올릴 때면 마음이 무한한 행복감으로 채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 이 책은 나의 아름다웠던 유년 시절을 소환 해주었고, 현재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해주었으며, 미래의 내게 꿈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지난 반세기 나름 잘 살아왔는지 내 인생을 점검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나 자연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는지 모른다. 짧은 문장에는 유머가 담겨 있고, 깊은 삶의 통찰도 심어 놓았다. 자신의 가장 아픈 곳과 마주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정한 용기를 보았고, 자신을 담금질하며 나아가는 성실한 삶의 자세도 볼 수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몰라도 나를 아는 지인들에게 내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와 마주 보려는 용기만 있다면 그 안에서 평안의 길과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재확인 받은 기분이다.

처음 출판사 때문에 이 책이 끌렸고, 책의 프롤로그와 목차를 읽으면서 꼭!!! 사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에세이 작품을 왜 가까이하지 않고 살아왔나 후회가 들 만큼 나는 타인의 삶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타인으로부터 반드시 배울 점이 있고, 공감 가는 부분이 있으며, 위안 받는 부분이 있다. 나는 에세이가 주는 이점이 바로 이런 점들이라 생각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이나 방향을 어쩜 이리도 일목요연하게 잘 담아내셨는지...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에 그분의 노고와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모든 연령이 읽어도 좋을 책이지만 특히 70년 대생과 80년 대생들이여! 젊은 날 우리들의 모습을 만나보고 싶다면, 인생에서 고난과 그 극복 과정을 살펴보고 싶다면 김재완의 [나 아직 안 죽었다]를 추천한다. 


[문장 수집]
▶오늘날의 청춘들은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취업이 어렵다. 이건 정말 시스템이 잘못된 것 아닐까? 청춘들이 뭘 더 해야 한단 말인가. 더 슬픈 것은 이런 노력이 결국은 개인들이 가진 차별성을 잃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131쪽

▶ 인생이 이렇다. 포기만 안 하면 된다. 164쪽

▶ 꿈을 가지는 일은 한 번뿐인 내 인생의 행복에 대한 중요한 문제다. 꿈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아미 행복하다면 그 행복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168쪽

▶ 꼭 사회적 성공과 부를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자신의 행복을 위한 꿈만은 남과 비교도 말고, 돈에 종속되지도 말자. 우리 그러기로 하자. 16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법정
조광희 지음 / 솔출판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법정] 책을 읽을 때마다 파편처럼 떠올랐던 무수한 생각들이 윤곽을 보일 듯하면서도 흩어지곤 했습니다. 작가의 생각이 많이 함유된 책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만난 [인간의 법정]이 그랬습니다. 조광희 작가분의 오랜 사유의 흔적들이 소설 곳곳에 담겨져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줄거리

때는 2110년 미래,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인공 지능을 탑재한 인간 복제 로봇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이르게 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한시로는 혼자 사는 생활에 지쳐 반려동물과 가정 로봇 중 무엇을 들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는 늘 보아왔던 안드로카인드의 동영상을 기억해 내고는 가정용 로봇을 구매하기 위해 안드로카인드로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과 똑닮은 한시로 X를 만듭니다. 하지만 의식이 없는 한시로 X, 즉 (자신이 붙여준 이름) 아오의 한계에 불만을 가지게 되고, 한시로는 인공지능도 스스로를 의식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불법적으로 아오에게 의식 생성기를 탑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부작용 때문인지 아오는 자신이 진짜 한시로라 착각하게 되고, 한시로의 여자친구 미나가 아오에게 성적 위협을 당한다 여기며 그를 살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인 로봇은 자신의 주인을 살해한 사건으로 법정에 서게 됩니다.


감상

이 소설은 인간의 욕망, 본성, 무료함, 성적 욕구, 존재의 의미와 범위, 인간중심주의 등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많은 장르들 중 SF를 선택한 이유로는 자신의 오랜 범민의 사유들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간중심주의 사회에 대해서 여러분들은 한번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소설은 다가오는 미래의 인간 삶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현시대의 문제점을 은밀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동물에 대한 잔인한 행위, 로봇에 대한 애매하고도 모호한 태도 등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철학적 물음을 던지는 소설입니다. 


▶ 인간이 느끼는 무료함과 외로움 과학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한시로는 미나라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 피곤하도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여자친구는 단순히 성적 욕망을 채워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물질적 풍요로움 조차 인간에게 완전한 행복을 안겨주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오늘날 결혼 기피 현상이 소설 속에 반영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 인간중심주의 사회, 우리는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두 변호사의 변론들에서 작가분께서 오랜 시간 인간과 존재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이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인공 지능을 탑재한 AI 판사가 재판을 하는 세상, 하지만 인간들의 다툼을 논리로만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지는 듯합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보여지는 인공지능 판사의 판결 역시도 결국 인간의 개입으로 판결이 달라집니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아오는 의식 생성기를 빼앗기고 그의 육체는 수면 모드로 경찰 창고에서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아오를 향해 윤표가 던지는 사과의 말은 참 심오하게 다가옵니다.



"저곳은 결국 인간의 법정이었을 뿐이었네. 미안하네, 정말 미안하네."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분의 인간중심주의 세상에 대한 자각과 반성적 시각이 담겨 있는 의미 있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상기후 징후들과 무분별한 벌목 그리고 인간의 식탐으로 인해 과잉 생산되고 있는 육식 환경, 그 환경적 조성으로 인해 다른 생명들이 죽음에 놓이는 환경에 대해 일침을 놓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미래 사회에서는 인간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될까요? 인간만의 행복을 위해 다른 생명의 생활 터전과 그들의 생존 권리를 마음대로 훼손해도 되는 것일까요? [인간의 법정]은 제게는 다양한 철학적 물음을 던질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코로나 19로 자유를 억압?(인간의 탐욕으로 만들어진 억압인 것인데도 말이죠.) 당하는 요즘 '공존'과 '인간 중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소설을 통해 가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극의 탄생 - 50인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히는 박원순 사건의 진상
손병관 지음 / 왕의서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의 죽음이 비겁하다고 생각들기도 했고, 나름의 책임지움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언론에서 말하는 그에 관한 말들이 어찌보면 사실 같고 또 어찌보면 낙인찍기 같다. 무엇이 진실일까? 이 책 속에 그 해답이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2 - 얽혀진 혼동의 권세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인 출신의 남자가 타임 슬립하는 이야기!!! 경여년 그 두 번째 서막이 열렸다. 판시엔은 현대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판씨 집안의 고귀한 혈통으로 태어난다. 어릴 적 모습은 갓난아기이나 그의 의식은 어른 그 자체!!! 여느 타임슬립의 주인공과는 차별화된 묘니 작가의 묘수다. 

어른의 의식을 지닌 채 17년을 다시 성장하는 판시엔 그는 어른이면서 갓난 아이처럼 행동하고 울고 먹고 자야만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판시엔은 어디로 보나 애어른이다. 1편에서는 수도 외곽 딴저우에서 안빈낙도의 삶을 살던 그가 판씨 집안의 아버지를 찾아 경국으로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우선 그의 배다른 남동생과 여동생 그리고 판시엔 존재를 껄끄럽게 여기는 류씨 부인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면서 점점 그 갈등의 무대를 황국으로 향하게 되고...

태자와 2황자의 권력 다툼에서 판시엔은 과거 자신을 낳은 어머니의 억울한 사연을 풀고 그녀의 명예와 지위를 재탈환하기 위해, 그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게 되는데... 그러던 중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도 한다. 이번 오래된 신세계 상 2편에서는 황제와 그의 심복들 그리고 판시엔과 장 공주 사이의 얽히고설킨 실타래 이야기들이 더욱 튼튼하게 엮여져 있다. 

과거 시험이 불법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안 판시엔은 이 같은 사실을 만천하에 폭로하게 되고, 이 일로 경국은 발칵 뒤집어진다.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파직과 유배 더 심하게는 사형을 받게 되고, 이 일로 판시엔은 다시 한 번더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일로 전적들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표적이 된다. 그는 태자와 2황자 사이의 권력 다툼과 태후와 장공주로부터의 죽음의 위협,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를 감사원 최고 자리에 앉히려고 하는 천핑핑, 그 누구의 눈에도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는 아버지의 걱정 사이에서 황명을 받고 북제로 떠나게 된다. 

판시엔은 북제의 샤오은과 경국의 옌빙윈과의 포로 맞교환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고, 홍수초라 불리는 작전 수행과 북제의 정보망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황명을 받들고 먼 길을 떠나는데... 그리고 장 공주 측 인물이지만 욕심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수로 등장하게 되는 인물 췌 공자... 그 사이에 만나는 여러 여인들과의 무공 대결부터, 앞으로 판시엔을 돕기 위한 조력자들이 한 명씩 등장하기 시작하고, 우여곡절 끝에 경국으로 돌아온 판시엔에게는 새로운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장사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판스져는 판씨 집안에 큰 화를 불러들이게 되고, 구사일생으로 동생을 구해낸 판시엔은 동생을 다시 북제로 몸을 피신시킨다. 이에 형을 원망하던 판스져는 형의 귓속말을 전해 듣고 불만을 잠시 잠재우며 천 냥으로 만 냥의 장사 수완을 보여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길을 떠난다. 그러다가 판시엔은 의문의 검객 그와 무술을 겨루게 되고, 그의 비수에 가슴이 찔리고야 마는데...

'싫어! 장난해! 아직 자식도 안 낳았고, <홍루몽>78회도 아직 못 옮겨 썼고, 내고를 받아 예칭메이의 가산을 이어받지도 못하고, 신묘도 안 가봤고... 그리고 황실과 천하의 사람들에게, 내 진짜 신분이 뭔지 말 못 했단 말이야!'

도대체 판시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럼에도 웃는 엄마
이윤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슷한 인생관을 가진 저자의 책을 펼쳐들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별 기대 없이 펼쳐든 육아서에서 나는 반가운 동지를 찾은 듯했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적은 후 난 그녀의 블로그를 방문해 이웃 신청을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난 책에서 받은 감동을 빨리 글로 옮기고 싶다.


나 역시도 발달이 느린 둘째 아이 때문에 이윤정 작가와 비슷한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하여 특수교육을 따로 전공해서 배우기도 했다. 아이 때문에 밤을 새웠던 지난날들 지방에서 서울까지 병원을 다니며 매번 검사를 받았던 수많은 시간들, 5년 동안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잠을 자지 못해 숱한 밤을 아이와 씨름하며 보냈던 날들, 사회성이 가장 취약했던 아이라 전문 의사가 빨리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지만, 연일 들려오는 아동 학대 사건 때문에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고 결국 공동육아를 택해 매일 아이와 자연 속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들.... 그 나날들이 책 읽는 내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지나온 시간들이 얼마나 큰 시련이었을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했다.



 '그럼에도 웃는 엄마'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우리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누려왔던 일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아이를 안아주고 뽀뽀를 하고, 젖을 먹이고, 내 집에서 편안하게 젖병을 씻어 소독하고,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그 모든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37쪽


불행이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답니다.


그녀는 희귀병에 걸린 첫아이 때문에 서울 큰 병원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아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을 통해 많은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특별한 경험은 누구도 환영받지 못 할 방문이었지만, 그녀는 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게 되고,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당연함이 주는 소중함이었다.


나도 반듯하고 모범적인 큰 아이를 키우면서 자식 걱정을 해본 적이 거진 없었다. 자식 고민이란 것을 알지 못했고, 내 부모의 마음도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큰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여준 그 모든 것들이 부모에게 준 큰 축복이자 기쁨이었음을 새로운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늘 큰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작은 아이와 큰 아이를 비교하기도 하였지만, 이 책의 저자가 밝히듯, 아이들은 각자의 성장 속도와 기질을 가지고 잘 크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떠한 방법론에 입각한 것이 아님을, 그저 아이를 믿고 아이의 발걸음을 따르며 내 마음이 편안한 육아를 지향하면 되는 것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96쪽


진정으로 맞는 말이다. 큰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의 부족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바라봐 줬고, 늘 응원해줬고, 늘 믿어줬으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그렇게 절대적인 부모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자란 큰 아이는 현재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발달이 느린 작은 아이는 큰 아이 키울 때와 같은 마음 상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잠을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무수히 자신에게 쏟아냈던 죄책감과 눈물이 책 읽는 내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평범함이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야 아이도 잘 자라남을, 때로는 누가 키워도 잘 자랐을 아이와 부모의 지극 정성이 필요한 아이가 있음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알고 아이에 맞춰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알아봐 주고 존중해주며 기다려주는 곳에서 숨겨져 있던 날개를 편다.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사랑의 시선을 주는 이에게 자신의 미음을 활짝 연다. 139쪽

우려하고 걱정하는 불안한 마음보다. 백번 격려해주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 육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확실히 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그녀도 때때로 불안이 엄습해오고, 직장을 다닐 때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여의치 않아 남편과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블로그를 하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고 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진심 어린 고백을 통해서 많은 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고 그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저자는 이런 바쁜 육아에도 불구하고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더욱 충만한 마음으로 육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이한테 다그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을 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점점 성장하면서 나의 불안한 마음은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아이가 건강하게 커 갈수록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져 갔다. 하지만 저자가 밝힌 것처럼 나만의 시간이 반드시 오롯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행복을 희생시켜서 얻은 그 행복은 과연 '참'행복일까? 삶의 수많은 순간에서 '지금, 여기'의 '나'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과연 '지금, 여기'에서 정말로 행복한지 말이다. 173쪽 

그렇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이 모든 고생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닌가? '지금, 여기'서 '나'는 정말 행복한가? 이런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육아, 건강한 엄마가 되고자 한다는 그녀의 생각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그녀는 마음, 사고, 신체 이 세 조합의 건강이 우선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래야만이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함을 여기며 존재하게 될 테니 말이다.



육아가 힘든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그녀의 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편지를 쓰는 부분이었다. 앞으로 내가 1년만 산다면이라는 가정부터, 아이들과 부모님 사랑하는 남편한테 쓴 편지는 나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쑥스러워했던 나... 이제는 편지로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해보고자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꼭 한 번씩 읽고 육아의 방향이나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육아책 '그럼에도 웃는 엄마'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