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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종말 - 어느 비만수술 전문의사의 고백
가쓰 데이비스 지음, 김진영 외 옮김 / 사이몬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소 비건에 관심은 있지만, 정확히 '비건'이라는 용어의 뜻도 그리고 왜 '채식주의'가 좋은 지도 명확히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 책은 저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더불어 제가 왜 살이 안 빠지는지도 정확히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환경단체나 동물보호 단체에서 나오는 책과 그 반대편에서 나오는 책을 가급적이면 번갈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저의 가치관 때문인지 저는 가쓰 데이비스 같은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이유는 지나친 인간 중심 사회로 인해 다른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고, 잔인하게 사육되고 있으며, 결국 우리의 생존 역시도 보장받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가기 때문입니다.
최근 어떤 책에서는 거북이 콧구멍에 박혀 있던 빨대를 두고 환경단체들의 행동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며 비난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생각보다 환경에 무심해도 되는 것일까? 환경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 아닌 것일까? 미세먼지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현시대에 사는 저로서는 이 저자의 의견에 쉽게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저탄고지의 숨겨진 비밀
[비만의 종말]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저탄고지 신화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나쁜 지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나쁜 탄수화물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압니다. 하지만 단백질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단백질은 무조건 좋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나요? 이 영양소는 근육을 만들어주는 최상의 영양소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탄고지를 바탕으로 한 다이어트 열풍이 세계를 강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쓰 데이비스는 그렇다면 왜 미국인들은 뚱뚱한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성인병으로 짧은 수명을 보이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 역시도 과거에는 저탄고지의 열열한 지지자로써 늘 동물성 단백질을 식탁에서 빼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30대의 젊은 나이에 눈 혈관에서 지방종이 생겼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리고 어느 잡지사와 인터뷰를 하게 되면서 자신이 얼마나 위선적인 의사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의 건강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장수를 누리는 나라와 문헌에 대해 연구하게 됩니다.
많은 의사들이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극히 소수의 양심 있는 전문가들만이 이 의견에 합세합니다. 사실 상업자본주의의 막강한 힘의 논리에 의존하며 사는 연구자를 포함한 우리는 육류단체나 식품 단체로 받는 후원의 유혹을 쉽게 거절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그 후원에 의해 도출된 결과물들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반복 광고되고 다이어트 트렌드를 양성해 내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
사실 인간이 활동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영양소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탄수화물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통곡물, 채소, 과일이 우리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대안이라고 매번 강조합니다. 단백질을 옹호하고 탄수화물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사실 정제된 탄수화물이 아닌 착한 탄수화물의 역할에 대해서는 외면합니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정제되어 있지 않은 탄수화물이 아닌 정제된 탄수화물 그래서 결국 지방으로 뒤덮여 있는 나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서 탄수화물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더 많은 인슐린을 생성시킨다.
동물성 단백질이 안 좋은 이유는 동물이 거주하는 비위생적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 각종 항생제와 박테리아에 노출되어 있는 동물의 사체를 우리가 먹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은 설탕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붉은 육류가 가진 헴첼이라는 좋은 성분이 지나치게 생성되면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는 심혈관질환과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안 사실
우리는 채소에서 과연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을까?라는 인지부조화 상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모르게 단백질은 동물에게서 얻어야 한다는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쓰 데이브스는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그리고 각종 연구 결과가 왜 다르게 나오고 인용되는지 그 원인까지 지적해가며 우리에게 사실을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저 역시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단백질은 동물에게서 얻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이 훨씬 더 많은 아미노산을 생성해 내고 이는 육체 노동자들에게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영양을 공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자의 제안
가쓰 데이비스는 우리의 건강은 예방이 우선이며, 이는 먹거리를 통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제 글에서는 많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어떻게 저탄고지 다이어트로 살이 빠지는지 그리고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허점이 무엇인지 자세히 언급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병폐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조상들의 현명한 식견을 말이죠. 저는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전환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쓰 데이비스도 언급했듯이 단번에 나쁜 식습관을 버리지는 못하더라도 점진적으로 통곡물, 채소, 과일의 섭취를 늘리고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집착을 거둬야겠다고 말이죠.
▶우리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제가 이 책에 별점을 준다면 ★★★★★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