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Page Proposal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
패트릭 G. 라일리 지음,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서의 내용은 한마디로 이런 것이다. 돈이 없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가난뱅이가 돈 있는 사람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제발 내가 벌이고자 하는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돈 좀 보태 달라는 것이며 따라서 남의 돈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문서를 만들어야 하므로 저자 본인이 제시하는 대로 따라하면 남의 돈 얻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처럼 아주 쉽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 혹은 역자가 혹시 이 글을 읽고 나의 평가에 문제가 있다면 기꺼이 이의제기 하기 바란다


제안서와 기획서는 엄연히 다르다. 서로 불구대천지 원수가 아닌 이상에야 비록 조금 비슷한 구석이 있을지라도 근본은 어디까지나 변하지 않는다. 돈 얻어내고자 돈 있는 사람에게 제안할려는 목마른 사람이 목적 달성을 위해 제안서를 기획서인양 꾸며 돈을 타낸다 하더라도 그것의 근본은 제안서이지 기획서는 아니다. 기획서는 돈 타내는 것을 포함해 목적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기획자가 원하는 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다. 따라서 기획서는 제안서보다 한참 상위 개념이며 세상에는 돈 안들이고 추진해야 하는 사업들이 무수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사전에 꼼꼼하게 모색하는 작업이 기획이며 그러한 문서가 기획서인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저자에게 보다는 역자에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저자는 PROPOSAL이라고 하여 본래 자본유치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제공하고자 책을 썻을 것이 분명하다고 느껴지는데 역자가 엉뚱하게 PROPOSAL를 우리말로 바꾸면서 기획서라고 한 것이다. 역자는 그냥 원서에 대해 '자기 돈 안들이고 남의 돈으로 사업하는 방법' 또는 '식은 죽먹기처럼 쉬운 남의 돈 타내기', '무작정 따라하는 돈 타내는 비법'등의 제목을 달면 될 일을 말이다. 하지만 돈 얻어내는 것을 최상의 기획으로 여기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수영 5.5집 - 이수영 Classic
이수영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가수란 무엇인가?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좋은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이고 노래를 잘 부르면 그는 직업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즉 음반 또는 공연수입만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가수에게 노래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춤, 연기,코미디 등 다방면에 걸친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보니 노래만 잘한다고 해서 밥벌이가 해결되지 않는다. 안타깝다. 솔직히 나보다 노래도 못하는 인간들이 온갖 아양과 오버를 떨며 방송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처량하기도 하거니와 무척이나 짜증난다. 어디 멀리서 찾아볼 필요도 없이 이런 것이 바로 방송공해다.


이수영은 요즘 이름꽤나 알려진 가수 중에서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다. 이 시대 방송이 요구하는 딴 분야(춤, 연기, 코미디, 개인기 등)에서는 대충 그럭저럭하면서도 뛰어난 노래실력 하나가지고 롱런하고 있는 모습을 볼라치면 그래도 가요계의 희망, 팬들의 건전한 인식을 목격하는 것같아 마음 뿌듯하다. 여린 음색, 호소력 있는 창법, 가수개인의 연약한 이미지가 더해져 그녀가 부르는 발라드는 그대로 가슴을 파고들어 오랫동안 떠돌아 다닌다. 종전에 이미 발표된 곡들을 이수영식으로 리메이크한 요번 음반 역시 이수영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오리지날 가수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이수영의 리메이크곡이 훨씬 더 뛰어난 노래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광화문 연가'는 이문세의 그것을 압도한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전체적으로 음반의 분위기를 고려하여 노래를 선택함에 있어 일부 곡은 이수영과도 그리고 음반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 이수영은 이수영다울 때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옷은 본인에게도 마이너스지만 옷은 또 무슨 고생이랴? 다음번 클래식 2가 나올 때에는 미리 팬투표를 거쳐 엄선된 곡들이 실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억짜리 기획력 - The Planning Power
하우석 지음 / 새로운제안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직장인이라면 직위고하, 근무부서를 불문하고 기획이라는 빠져나올 수 없는 그물에 항상 갇혀 허우적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결재권자가 요구하는 기획에 100% 부응하는 직장인들이 과연 있을까? 그래서 기획은 어려운 거고 이 어려운 기획을 어느정도 해내는 직장인이 상사에게 인정도 받고 승진도 빨리할 수 있는 것이리라! 승진의 지름길이다 보니 직장인들이 원하는 부서 중 으뜸인 것이 기획하는 부서이다. 직장의 명운을 좌우하며 때에 따라서는 직장과 자신에게 엄청난 대박을 터뜨려 주는 업무가 바로 기획이기 때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심심찮게 자주 목격하는 것은 능력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기획업무를 맡았다가 무능한 인간으로 당장에 낙인 찍히고 더 나아가서는 회사를 말아먹게 만드는 지경으로 끌고가는 경우이다


기획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펼쳐보이고 있는 이 책은 지극히 일반론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즉 본서의 내용들은 비단 기획에만 적용되는 것이고 직장 또는 사회생활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경제활동 인구들에게도 두루 적용될 수 있는 사회인들의 행동양식 같은 내용이다. 중간중간 기획에 한정해서 바라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크게 봐서는 직장 생활 잘하기에 대한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에 관한 것이지 기획 분야에 특화된 내용은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저자는 기획를 잘하기 위해서 직장인들에게 삼라만상 모든 것에 통달한 초인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아무리 조직내에서 기획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또 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의도는 이해된다 하더라도 현실에서 수용하고 실천할 것을 상상해보니 그냥 숨만 턱 막혀온다. 물론 책대로 그대로 따라하는 순진한 인간은 없겠지만 말이다. 나는 이왕 그 정도로 기울이는 노력이라면 차라리 대통령 하겠다.


100억짜리 기획력! 회사에 100억원의 이윤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획이야 누구든지 바라는 것이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향상된 기획력을 얻기 위해 본서를 읽었지만 솔직히 가슴을 파고드는 100억짜리 내용은 없었다. 어쩌면 저자나 출판사는 내용보다는 책 제목에 승부를 건 듯하다. 이것도 출판기획의 성공이라고 해야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문열과 김용옥 - 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기 나의 사고체계와 그마나 갖추어진 논리성 형성은 이문열에 힘입은 바 크다. 그 당시 이문열은 대한민국 최고 소설가 중 하나였고 그에 대해 사전에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신문이나 방송의 이문열에 대한 그러한 평가를 그저 믿고 수용하고 책 구입의 가장 중요한 자료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그렇게 소설을 통하여 접한 이문열은 세간의 평가가 단순한 덕담이 아닌 그럴만한 사정에 기인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문열이 구사하는 문장의 유려함과 논리성은 나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다른 작가들에게서는 발견하지 못하는 탁월한 것이었다


세월이 조금 더 흐르고 스스로의 판단능력이 생기게 된 후부터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문열은 보수주의자라는 것을. 그리고 보다 폭넓은 직간접적인 경험과 정보수집을 통해서 이문열 스스로도 그렇고 세상의 일반 평가도 그를 보수주의자라 부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수든 진보든 모두 다 소중한 가치관이고 세상은 하나의 획일적인 가치체계로 굴러갈 수도 없다는 점에서 보수주의 혹은 보수주의자를 적대시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나는 추호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더나아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그를 수구반동으로 규정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나 또한 문득문득 이문열은 보수가 아닌 수구적인 사람임을 확인해 나가고 있다


보수! 도대체 보수란 무엇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냥 어느 한순간에 번갯불에 콩구워 먹는 방식으로 찰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갖은 시행착오를 겪고 오랫동안 사회 구성원들의 타협과 공통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소중한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지키면서 물려주어야 할 것이지 고치고 바꾸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가치체계다. 다 맞는 말이다. 지킬 것인가 또는 바꿀 것인가는 상황을 바라보는 이의 인식과 판단의 차이이며 따라서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적의를 품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왜 지켜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무조건, 기득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 맥락이 전혀 와닿지 않는 궤변으로써 그저 죽자사자 지켜야 한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이미 보수가 아니라 수구다. 특히 사회 전체의 발전과 개선을 위해 바뀌어야 함이 정당함에도 소수 특권 세력의 이익유지나 향상을 위하거나, 정권에 아첨 또는 정권 획득을 위한 방편으로써 사회안정이나 질서유지를 원하는 일반대중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그야말로 수구의 전형이다. 나는 불행하게도 이문열에게서 이러한 수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순수냐! 참여냐! 예술가 본인에게도 그렇고 우리 국민들에게도 아직까지 시원하게 결론나지 않은 문제다. 나는 기본적으로 예술가는 예술에만 매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기가 노는 물은 따로 정해져 있다. 팔방미인치고 제대로 하는 인간을 본 적이 없다. 작가적 역량으로 볼 때 그 누구도 함부로 근접할 수 없는 이문열이 그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지향을 공표하는 것에 독자의 한 사람으로 마음에 안 들수는 있어도 말릴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왕 참여한다면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논리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문열은 작품 따로 현실 따로 놀고 있다. 작품속에서 나타나는 논리정연함이 현실에서는 왜 어거지로만 표현되는지 정말 알수 없는 일이다. 그가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그래서 수구반동이라고 욕 먹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주장과 비판이 있어야 하나 너무나 자주 나는 그의 주장들에서 단지 터무니없다는 느낌을 넘어 실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목격하는 것이다.


건전하고 상식적이며 합리적인 보수주의자의 진면목을 보고싶다. 지금의 이문열에게서 과연 가능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인열전 2 (반양장) - 고독의 나날속에도 붓을 놓지 않고
유홍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화인열전 1편 뿐만이 아니고 2편에 나오는 우리 선조예술가의 대부분은 불우한 인생을 살았다. 그들이 불우했던 것은 딴 이유가 아니라 그림 가지고서는 밥벌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점은 도화서의 화원들도 마찬가지다. 환쟁이가 천대받던 그 시절에 화원이라고 해서 무슨 팔자고칠 정도의 녹봉을 받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들도 엄연히 신분상으로는 중인에 속하였기 때문에 재산모으기 또는 불리기에는 현실적인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등 따스고 배부르면 예술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흔히 한다. 현실에서의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잊고 달래고 위안을 삼고자 하는 노력이 곧 예술로 승화 발전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크게 빗나가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에외없는 원칙 없듯이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도 나태해지거나 현실에 안주함이 없이 부단히 갈고 닦아 경지에 이른 특출난 예술가를 우리는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불우한 환경 아래에서만 뛰어난 예술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며 뛰어나 예술가가 될려면 반드시 환경이 불우해야 하는 것 역시 절대 아닌 것이다


저자 유홍준은 단연코 말한다. 단군이래 우리나라 최고의 화가는 김홍도라고. 작품의 수에 있어서나, 다양한 장르에 있어서나, 그 품질에 있어서나,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가정신에 있어서나 그리고 평소의 반듯하고 깔끔한 인격적인 생활자세에 있어서나 어느모로 보나 김홍도가 최고라는 것이다. 또한 김홍도는 비록 화원출신으로서 크게 곤궁한 삶을 살지 아니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으로 예술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김홍도는 졸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그의 사망년도가 미스테리인 사실에 비추어 인생말년에 그가 일본에서 활동했다는 소리도 들리며 일각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하여 영화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물론 유홍준은 확신에 찬 어조로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아무튼 진실은 하나니까 언젠가 밝혀질 것이다


화인열전 1,2권으로 우리 회화를 섭렵할 수 있다고 까분 나의 어리석음과 무지를 부끄럽게 여기고 반성하며 나같은 완전 초보가 우리나라 회화에 쉽게 접근할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을 지어줄 것을 저자에게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