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명쾌하게 구분하기 힘들다. 잡착이 무엇이며 어떤 게 열정인지 말이다
집착은 과도한 욕심으로 매도당하나 열정은 삶에 대한 진지함으로 칭송된다
불교에서는 집착을 버려라고 말하고 세상 사람들은 열정적인 사람에 열광한다
나는 지금 내 삶에서 내가 살아가는 과정이 열정인지 아니면 집착인지 분간할 수 없다
아니 분간은 고사하고 내가 과연 집착이나 열정 중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니 나도 그들을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생각하면 문득 삶이 너무 보잘것 없고 허망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열정 또는 집착을 가지고 있는 일 또는 대상은 무엇일까? 몇가지 안되니 금방 제시할 수 있다
아이, 와이프로 부모님 등으로 대별되는 가족이 있고, 먹고 사는 기반이자 일하는 터전인 직장이 있다
그리고 조금 폭을 넓혀서는 조금 더 상식적이고 보다 더 원칙적인 세상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대상에 따라 때때로 집착하면서도 때로는 열정적인 면도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저 혼자서 괴로워하고 홀로 분해하며 대부분 침묵으로써 그 감정을 드러낼 뿐이지만 말이다
지나친 집착과 정도를 벗어난 열정도 문제이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도 문제다.
사람이 사람으로써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집착이나 열정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