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세상이다. 수도 없는 고성과 주장과 외침이 날마다 생산되고 순환되며 또다시 생산되고 있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고? 많은 말보다 말 적음을 미덕으로 삼는 게 우리의 풍속이었을까?
하지만 그것도 지금은 다 부질없는 말이고 고루한 인식이 될 뿐이다. 입은 먹을때만 쓰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라도 더 해야 이기고 조금이라고 더 크게 외쳐야 손해보지 않는다는 강박관념에 다들 빠져있다
원래 생각이 있든 아니면 부화뇌동하여 남 따라 하든 간에 혀가 지배하는 웅변의 세상이 되었다
이런 시대에 말 안하고 산다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참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고통일까?
웅변은 승리요 침묵은 곧 패배라는 시대 조류에서 침묵으로 자신을 유지하는 자의 아픔을 생각해본다
결국은 시간이 말해준다. 시간이 흘러 오늘이 과거가 되어 있을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어야만 알 수 있다
나는 웅변으로 떠들고 외치는 자들의 눈에서 너무나 간단하게 그 불안과 공포를 발견할 수 있다
짐짓 자기의 주장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정의이며 진실된 법칙인양 열변을 토하고 있으나
사실은 정당하지 못한 존재의 근거를 은폐하고자 하는 결사적인 몸부림이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세상은 바르고 참되게 바뀌어 가야하고 그렇게 바뀌어져야만 하는 그 대상들은 저항하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시대는 그런 시대다. 변화하는 시대에 그 변화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세력들의 단말마!
세상 시끄럽다고 불평만 하지 마시기를. 새로움은 묵은 먼지를 깨끗이 떨쳐낼 때 얻어지는 것이다
먼지 떨어내는 소리는 결국 잦아들고 바르고 참된 세상은 오고 말 것이다. 이 정도는 참아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