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출판 - 작은 출판사를 꾸리면서 거지 되지 않는 법 날마다 시리즈
박지혜 지음 / 싱긋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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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지금 내가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감각이 필요하다."(장강명, "책 한번 써봅시다") - P11

"누구든지 웬만한 정도의 상식과 경험만 있다면,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 방식 자체가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것이다."(밀, 서병훈, "자유론") - P11

남들이 내라는 책 말고 내가 내고 싶은 책을, 나를 신뢰하는 저자들과,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 P12

그(겐조 도루)가 말하는 팔리는 물건의 공통분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오리지널리티가 있을 것. 둘째, 명확할 것. 셋째, 극단적일 것. 넷째, 유착이 있을 것. 여기에서 말하는 유착이란 그가 저자와 독자를 대하는 방식에서 찾아낼 수 있는데, 그의 표현에 따르면 저자와 편집자는 ‘서로 내장을 비벼‘ 책을 만드는 관계다. - P69

내가 생각하기에 작은 출판사가 첫 책을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전 회사에서 담당하던 거물 저자에게 초기 판매가 확실해 보이는 탄탄한 원고를 받는 것이다. - P71

두번째로는 독자가 확실한 아이템을 안 팔릴 수 없는 형태로 편집하는 것이다. - P72

세번째로는 해외에서 콘텐츠의 우수성을 입증받은 도서를 높은 선인세를 지급하고 사오는 것이다. - P72

네번째로는 해외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국내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형태의 원고를 찾아서 찰떡같이 편집해 출판하는 것이다. - P73

다섯번째는 복간이다. 이미 오래전 출간되어 한차례 시장을 휩쓴 책이 절판되었다면, 그러나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고 공감과 울림이 있다면 다시 판권을 사들여 출간하는 방식이다. - P73

멀리깊이가 이들 원고를 수급하면서 기획의 주인점으로 뒀던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는 책의 물성을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책을 내볼 것. 둘째는 이를 바탕으로 멀리깊이가 독자의 필요에 충실한 출판사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것. - P74

깊이 있는 학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종국엔 차례가 잘 짜인 종이책을 구매해야 한다. 산만하게 펼쳐진 정보를 제대로 정리하기에 손에 잡히는 한 권 책만큼 좋은 콘텐츠는 없다. 어떤 정보든 빨리 넘기기 위한 인터페이스에 기반을 둔 정보는 치밀하기가 어렵다. - P78

차례는 저자에게 기획 제안을 할 때 이미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 - P119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하우 하나는 공유하고 싶다. 한 꼭지의 글을 읽고 나면, 각 문단의 흐름을 살펴 보자. 첫 문단에서 마지막 문단까지 각 문단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서서히 전진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전진하다 후퇴하는 문단이 있다면 이를 앞 문단으로 이동하고, 너무 성급하게 나온 문단이 있다면 이를 뒤로 미루는 것이다. 또한 이 ‘서서히 전진‘ 원칙에 맞지 않게 솟아오른 문단이 있다면 별도의 박스 구성을 해서 참고할 수 있게 하거나 과감하게 삭제해 보자(삭제한 문단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서서히 전진‘ 원칙은 문장 배열에도 적용된다. 한 문단 안에 각각의 문장이 자기 역할을 지니고 서서히 앞으로 나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역행한다면 이를 앞으로 배치하고, 말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아 글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두 문장을 하나로 합쳐 좀더 함량이 높은 역할을 감당하게 하거나, 아니라면 거추장스럽게 매달린 녀석을 삭제해버리는 것이다. - P121

잘 만들어보자. 잘 써보자. 잘 팔아보자! 교유서가의 신정민 대표님이 언젠가 내게 말해준 것처럼, 비행기가 나는 데는 활주로가 필요하다. 그 긴 활주로를 전력으로 달려낸 에너지에 기대어서 우리의 몸은 날아오를 것이다. 그러니 지치지 말고,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자고 자신을 다독여보자. 한번 날기 시작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저절로 기류를 타는 순간을 맞을 것이다. - P130

기획의 적확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쓰면, 그 책은 팔린다. - P137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을 꾸준히 하지 않는다.(유튜버 신사임당) - P142

수시로 찾아오는 마감 일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텐데 힘들 때마다 어떻게 극복하시는지를 물었더니 윤태호 작가님의 답변이 이랬다. 할일을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할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면, 더 큰 스트레스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할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잔고가 바닥나 월급도 안 들어오는 와중에 허리가 아프다고 생각해보자. 그 귀한 시간에 누워 있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그러니 각자 자기 마음과 육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루틴을 꼭 만들고 이를 지키자. 나의 경우 요가였지만 수영도 좋고 걷기도 좋다. 일이 주는 압박과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오직 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집중하는 시간이 하루에 한 번은 있어야 한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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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정경 - 우리 연애 이래도 괜찮을까?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3
박소정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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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다. - P9

특정한 주체의 로맨스만 긍정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 P11

"애 낳고 출근하면 이기적인 년이고, 안 나가면 맘충"
출산 경험이 있는 기혼 여성이 언론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같은 N포 세대지만 남성과 여성이 놓인 사회적 조건은 확연히 다르다.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 상승이 그들 삶의 선택지를 넓혔따고 했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결혼을 결심한 일하는 여성에게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도래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양자택일의 고통을 마주하느니, 결혼도 연애도 거부하고 싱글로 남는다. 여성에게 연애나 결혼이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 P29

사회학자 앤소니 기든스는 낭만적 사랑을 ‘개인화되어, 더 넓은 사회적 과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준거점도 가지지 않는 어떤 개인적 서사 안에 타자를 삽입하는 이야기’로 정의한다. 전통 공동체 삶에 묶여 있던 개인이 근대 사회의 자유로운 개인이 되면서 로맨스는 사적 영역의 삶에 한층 가까워진다. 이 시기를 거치며 로맨스는 더 이상 허구나 환상이 아닌 개인이 직접 써 내려가는 삶의 서사가 되었다. 자신만의 로맨스 서사를 통해 삶의 한 부분을 조직하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간다. 기든스는 로맨스라는 단어 자체가 ‘이야기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낭만적 사랑과 소설은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고 말한다. - P35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울리히 벡) - P36

두 개인은 사회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로 따로 또 같이 고군분투하며 삶을 조율해 나간다.
기든스는 이를 ‘합류적 사랑’이라고 부른다. 두 개인은 각기 다른 곳에서 흐르기 시작한 두 개의 지류와 같다. 낭만적 사랑이 견고한 바위라면 합류적 사랑은 흘러가는 강물과 같다. 아무 상관없는 삶을 살아온 두 개인은 지류가 어느 합류점에서 만나 하나의 강물로 흘러가듯 어떤 계기로 만나 한 방향으로 함께 나아간다. 강물은 바다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시점에서 다시 갈라져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사랑하는 두 주체는 현재를 유대하고 공유하지만 미래의 시간은 열린 결말 그대로 받아들인다. 영원하고 유일무이한 낭만적 사랑을 탈각한 대신 현대 사회의 유동성을 수용한다.
네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도 너를 사랑한다. 감정의 기브 앤 테이크는 합류적 사랑의 기본 형태다. - P38

썸은 사랑이라는 행위를 하는 자신에 대한 나르시시즘도 투영한다. 때론 사랑 그 자체보다 사랑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더 큰 만족을 느낀다. 일각에서는 연애가 요구하는 경제적 부담, 관계적 부담 등은 기피하고 연애가 주는 설레는 감정만 소비하고 싶은 이기심에서 비롯한 관계로 썸을 바라본다. 그러나 한번쯤은 현대의 유동하는 사회 조건 속에서 관계를 갈망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영된 연애의 형태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타인을 책임지는 것이 사치인 현실 조건에서 연애가 주는 약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관계 맺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전략이 발현된 형태가 썸이다.
- P45

연애 자본은 연애 시장에서 개인의 시장 가치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자, 개인이 연애를 위해 활용하는 투자 자본이 된다. 개인은 연애 시장에서 최적의 상품을 고르기 위한 탐색을 한다. 과거 결혼 시장에서 집안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결혼 상대의 시장 가치로 판단되었다면, 현대의 연애 시장에는 상대가 지닌 모든 자질이 고려된다. 에너지, 유머, 매너 등 양화될 수 없는 자질 역시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개인은 연애 시장에서 자신의 희소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계발해 연애 자본을 투자하고 축적한다. - P79

연애는 최후의 보루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노력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사랑이다. 그리고 노력과 응답은 개인이 일말의 능동적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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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7 14: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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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4 1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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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컨택트 Uncontact - 더 많은 연결을 위한 새로운 시대 진화 코드
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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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컨택트는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P7

언컨택트는 서로 단절되어 고립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선택된 트렌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불안과 위험의 시대, 우린 더 편리하고 안전한 컨택트를 위해 언컨택트를 받아들이는 것이지, 사람에게 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가진 연결과 접촉의 방식이 바뀌는 것일 뿐, 우린 앞으로도 계속 사람끼리 연결되고 함께 살고 일하는, 서로가 필요한 사회적 동물이다.
- P7

사람과 직접적 대면 없이도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이 없고, 타인과 말을 직접 주고받거나 접촉하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난다. 기성 세대로는 낯선 변화겠지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겐 편리한 변화다. 불편한 소통 대신 편한 단절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 P83

우리가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집을 사서 정착했던 건 우리의 본능이 그래서가 아니라 그 시대의 고용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사회적 욕망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이제 더이상 평생직장을 원치도 않고, 또 가능하지도 않다. 국가적 장벽도 사라지고, 언어적 문화적 장벽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졌다.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 보면 이곳이 지금 서울인지, 뉴욕인지, 치앙마이인지, 사무실 책상인지, 카페인지, 달리는 기차 안인지 구분도 안 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우린 전 세계 어디든 접속하고, 전 세계 누구와든 연결된다. 언컨택트의 시대는 오히려 물리적 제약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기회와 컨택트하게 만든다. - P123

디지털 디바이드는 어느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결국 불안과 위험을 해소하면서 컨택트를 하고, 교류를 통한 비즈니스를 이어가기 위해선 언컨택트의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린 컨택트를 버리자는 게 아니라, 컨택트를 지키기 위해 언컨택트를 도구로 쓰자는 것이다. - P135

우리가 그동안 끈끈한 연대라고만 믿어왔던 대표적 세 가지가 가족, 직장, 인맥이다. 이 세 가지는 우리의 인생 전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고,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해주기도 하는 것들이다. 결혼과 출산을 통해 혈연으로 묶여진 가족이야말로 끈끈함의 결정체였고, 가부장적 가족관을 통해 가문을 만들고 친척과의 연결도 끈끈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결혼과 출산을 더이상 필수라 여기지 않고, 독신과 자발적 고립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제도로서의 결혼을 버리고, 동거나 비혼 등에 대한 선택도 확장되었다. - P238

감정 노동자가 겪는 심각한 스트레스도 이미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어 이를 해소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시키는 방법 중 하나도 언컨택트다. 사람과의 대면과 접촉을 최소화시켜,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가질 심리적 불편함이나 감정적 미안함을 줄여주는 것이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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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개정판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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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김없이 상처받게 되어 있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슬픔과 분노와 목마름도 겪어야 한다. - P42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로지 하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면 된다. 사람은 원래 누군가를 알아서 좋아하게끔, 누군가의 체온을 그리워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그 마음을 두려움 없이 따라가보면 되는 것이다. 한데 말로는 연애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철벽을 치며 상대를 밀어낸다. 어쨌든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해서 상처받는 게 두려우니까. - P43

나한테 마음의 문을 연 만큼 딱 그만큼만 나도 마음을 여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때 우선 그 누구보다도 내가 그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에서 취해야 할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나 자신에게는 ‘진실함’, 상대에게는 ‘관대함’인 것 같다. 사랑하면 상대 앞에서 자신 있게 무력해질 수가 있다. - P53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에니 아르노, "단순한 열정") - P55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다 좋아한다고 하면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파울로 코엘료 트위터) - P97

나쁜 것은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가치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어색한 것은 여태 그 나이가 되도록 자기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지 못해서 그렇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욕망에 무지하다 보니 그 어느 것도 우선순위가 모호해질 수밖에.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려면 평소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 휘둘리다 보면 정작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 P115

어떤 일을 어디서 하더라도 일의 본질은 같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사람들과 조율할 줄 알아야 하고, 규칙을 따라야 하며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조직 생활도 지울 수 없는 과거이자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곳임을 인정한다. 변화 이전의 모습이 ‘악’이고 변화 이후의 모습이 반드시 ‘선’은 아니다. - P157

왜 연애를 처음 시작할 무렵처럼 연락을 자주 안 하느냐고,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냐고 추궁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연애 초기는 가장 열정적인 시기라 제정신이 아니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던 것뿐이니까. 추궁할 에너지로 나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아보면 좋겠다. - P192

작은 것은 흘려보내고 큰 것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도 챙겨야 나중에 큰 것도 챙길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담합의 유혹에 내가 설득당할 때, 잘못된 관행은 점점 더 고착될 수밖에 없다. ‘누가 뭐래도 이건 아니지.’ 감각적으로 경종이 울리면 어떻게든 바로잡고 넘어가고 싶다. 그런 예민함이라면 대환영이다. - P229

나는 자유롭게 사람을 선택할 권리, 혹은 멀어질 권리를 가진다. - P232

인간관계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기 때문에 그걸 거역하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것이 되레 어색한 일이다. 현재 내가 놓인 환경에서 마음이 맞는 새 친구가 생기기도 하고, 자연스레 멀어져가는 친구도 있다. 친구를 ‘관리’하는 일은 내가 괜찮고 의리 있는 인간임을 세상에 공표하기 위한 전시용 관계에 가깝지 않을까. 밀물과 썰물 사이에서 어느덧 내 곁을 여전히 자연스레 지키고 있는 그 사람을 우선적으로 챙긴다.
- P233

어떤 사랑이든, 사랑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나라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특징 같다. 어떤 사람들이 사랑을 성공이나 실패, 성취나 배신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때 나는 그것을 아름다움과 슬픔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잘하고 못하고도 없고, 이별이나 이혼을 부정적으로 보지도 않는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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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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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이라는 목표는 단지 돈을 더 많이 버는 데 있지 않다. 장수라는 목표는 단지 더 오래 사는 데 있는 게 아니다. 궁극적 목표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다. 나로 말하면 서커스를 좋아하고, 손주들과 같이 하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며,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기를 좋아한다. 발전의 궁극적 목표인 문화와 자유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1인당 기타 보유 수는 그러한 측정을 대신할 좋은 지표다. 그리고 반갑게도 그 수치는 높아졌다. 이렇게 희망적인 통계가 많은데, 어떻게 세계가 점점 나빠진다고 말할 수 있는가? - P94

내가 좋아하는 생각에 허점은 없는지 꾸준히 점검해보라. 내 전문성의 한계를 늘 의식하라.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 다른 분야의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을 가져라. 그리고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거나, 내 생각과 일치하는 사례만 수집하기보다 내게 반박하는 사람이나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와 다른 그들의 생각을 오히려 세상을 이해하는 훌륭한 자원으로 생각하라. 나는 세상을 오해한 적이 많다. 현실에 맞서다 보면 내 실수를 깨닫기도 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내 실수를 깨달을 때가 많다. - P267

비난 본능은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다. - P294

내가 속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무엇인지 묻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 - P364

누구나 하루아침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큰 변화는 언제나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하며, 나는 두 가지 단순한 이유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둘째 이유는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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