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개정판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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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김없이 상처받게 되어 있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슬픔과 분노와 목마름도 겪어야 한다. - P42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로지 하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면 된다. 사람은 원래 누군가를 알아서 좋아하게끔, 누군가의 체온을 그리워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그 마음을 두려움 없이 따라가보면 되는 것이다. 한데 말로는 연애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철벽을 치며 상대를 밀어낸다. 어쨌든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해서 상처받는 게 두려우니까. - P43

나한테 마음의 문을 연 만큼 딱 그만큼만 나도 마음을 여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때 우선 그 누구보다도 내가 그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에서 취해야 할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나 자신에게는 ‘진실함’, 상대에게는 ‘관대함’인 것 같다. 사랑하면 상대 앞에서 자신 있게 무력해질 수가 있다. - P53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에니 아르노, "단순한 열정") - P55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다 좋아한다고 하면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파울로 코엘료 트위터) - P97

나쁜 것은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가치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어색한 것은 여태 그 나이가 되도록 자기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지 못해서 그렇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욕망에 무지하다 보니 그 어느 것도 우선순위가 모호해질 수밖에.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려면 평소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 휘둘리다 보면 정작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 P115

어떤 일을 어디서 하더라도 일의 본질은 같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사람들과 조율할 줄 알아야 하고, 규칙을 따라야 하며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조직 생활도 지울 수 없는 과거이자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곳임을 인정한다. 변화 이전의 모습이 ‘악’이고 변화 이후의 모습이 반드시 ‘선’은 아니다. - P157

왜 연애를 처음 시작할 무렵처럼 연락을 자주 안 하느냐고,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냐고 추궁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연애 초기는 가장 열정적인 시기라 제정신이 아니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던 것뿐이니까. 추궁할 에너지로 나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아보면 좋겠다. - P192

작은 것은 흘려보내고 큰 것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도 챙겨야 나중에 큰 것도 챙길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담합의 유혹에 내가 설득당할 때, 잘못된 관행은 점점 더 고착될 수밖에 없다. ‘누가 뭐래도 이건 아니지.’ 감각적으로 경종이 울리면 어떻게든 바로잡고 넘어가고 싶다. 그런 예민함이라면 대환영이다. - P229

나는 자유롭게 사람을 선택할 권리, 혹은 멀어질 권리를 가진다. - P232

인간관계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기 때문에 그걸 거역하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것이 되레 어색한 일이다. 현재 내가 놓인 환경에서 마음이 맞는 새 친구가 생기기도 하고, 자연스레 멀어져가는 친구도 있다. 친구를 ‘관리’하는 일은 내가 괜찮고 의리 있는 인간임을 세상에 공표하기 위한 전시용 관계에 가깝지 않을까. 밀물과 썰물 사이에서 어느덧 내 곁을 여전히 자연스레 지키고 있는 그 사람을 우선적으로 챙긴다.
- P233

어떤 사랑이든, 사랑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나라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특징 같다. 어떤 사람들이 사랑을 성공이나 실패, 성취나 배신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때 나는 그것을 아름다움과 슬픔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잘하고 못하고도 없고, 이별이나 이혼을 부정적으로 보지도 않는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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