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이념
칼 야스퍼스 지음, 이수동 옮김 / 학지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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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퍼스가 말하고 있는 대학 현실이 2011년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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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이념
칼 야스퍼스 지음, 이수동 옮김 / 학지사 / 1997년 5월
절판


대학은 학자와 학생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진리를 터득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서론) -17쪽

대학은 가르침의 자유를 요구하고 그 자유가 보장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가르침에 대한 자유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조건이며, 내외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어떠한 국가적 또는 정치적 힘으로부터도 간섭을 받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건하에서만 진리를 탐구할 수 있다. (서론)-17쪽

학생들은 대학의 이념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책임을 의식하며, 교수들은 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연구가들이다. 이렇게 학생들은 그들에게 고유한 배움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대학은 그 사회와 국가가 필요로 하는 그 시대의 가장 바람직한 의식을 형성한다. 학생과 교수들은 모두 인간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오직 진리만을 탐구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어디서든지 어떠한 조건도 없이 진리를 탐구한단느 것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이다. (서론)-18쪽

지적 욕구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며 그 앎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되는가를 발견하는 데 있다. (서론)-19쪽

사물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존재에 대한 지식이 아니다. 왜냐하면 과학적 지식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대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철학적으로 보면 과학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인식하는 지식이며, 이 지식을 통해서 기능한다. -30쪽

학문 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 학문이 인간의 지적 욕구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적 욕구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식은 이미 유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식이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조건 하에서 지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이 교육 이념의 한 요소로서 존재한다면 이것도 역시 본질적이지 못하다. 여기서 ‘근원적’이라고 함은 지적 욕구와 그 결과로 유용성을 의미하는 지식은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32쪽

비판을 회피하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지적 욕구가 결여된 사람이다. -44쪽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위대한 힘인 이성과 과학을 부정하라. 그러면 나는 너를 내 손아귀에 넣게 될 것이다."(메피스토펠레스)-47쪽

정신은 이념이 가지고 있는 힘이며, 실존은 초월적 관계에 놓여 있는 절대적 실재이고, 이성은 모든 사물의 본질을 수용하는 개방성을 의미한다. -49-50쪽

인문과학이 주장하고 있는 교육적 가치는 인간의 과거 역사를 깨닫게 하고, 전통을 이해할 수 있게 하며, 인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하게 해주는 데 있다. 비록 지식을 터득하는 방법(이것은 언어학에서 연구된다)은 잊혀졌다 할지라도 그 결과는 당연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를 조명함으로써 볼 수 있는 위대한 신화의 모습,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업적이 바로 중요한 교육적 가치이다. -57쪽

"자신의 천부적 소질을 체계적으로 계발시킬 수 있는 기술을 일찍 깨달을수록 그만큼 더 행복하다."(괴테)-66-67쪽

한 시대와 그 시대를 의미하는 문화에 대한 자의식은 지식인이 시대적 감각을 가지고, 지적으로 발전적인 사람과 교류를 하며, 그러한 경험에 바탕하여 현재를 바라볼 때 명료해진다. 그래서 대학은 사고하는 사람들이 지적 삶을 추구하는 곳이다. -69쪽

대학에 언어학만 있고 철학이 없다면, 기술과 실습은 있되 이론이 없다면, 오직 끝없이 사실들만 존재하고 그것을 체계화한 사상이 없다면, 대학은 대학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69쪽

스스로 연구하는 사람만이 진정 가르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알려진 것들이나 교육학적으로 체계화된 결과들을 전달할 뿐이다. 대학은 결코 지식만을 전달하는 학교가 아니라 연구를 생명으로 하는 고차원적 교육기관이다. -71쪽

전공 분야에 대한 결과를 전반적으로 완전하게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이러한 요구는 단지 일시적이고 이론적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은 시험을 치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71쪽

요즈음 국가고시의 경우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전문지식의 부족은 직업적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정신적이고 학문적 교양의 기초가 결여된 사람으로부터는 어떠한 희망도 기대도 할 수 없다.-73쪽

"철학은 모든 다른 지식에 일차적으로 가치를 부여해 주는데, 이것이 바로 철학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 가치이며 위엄이다."(칸트)-73쪽

"이론은 실제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일단 이론이 형성되면 현실세계도 그에 따라 바뀐다."(헤겔)-93쪽

학문간의 교류는 상호 대립하고 충돌할 수 있는 깊은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만이 그 학문은 비로소 명백해진다. -98쪽

공정하지 못한 선발과정은 학문의 발전에 기여할 유능한 사람을 뽑지 못하고 권위에 순종하는 사람을 택하게 된다. 그러한 사람은 학문적 업적을 통해서 학계의 인정을 구하고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행정관료처럼 자동적인 승진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또한 많은 교수들이 지적 노력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교수들은 하빌리타치온 과정에 받아들일 학생들의 지적 조건에 대한 원칙만은 확고하게 지키도록 해야 한다. 하빌리타치온의 후보 선발에는 적어도 자신이 이루어놓은 학문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나, 자신을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 또는 자기 제자가 아니더라도 뛰어난 학문적 능력을 그 조건으로 해야 한다. -104쪽

필요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선별과정은 지원자를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한다. 인간의 정신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든 개인적 관심이나 사적인 것은 불필요한 사족처럼 밀려난다. 그렇다고 어떤 고차원적 의미의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현실적 요구조건의 충족을 위하여 적합한 기준에 얽매여 있을 뿐이다. -156쪽

대학은 학생들에게 자립정신을 형성하게 하고 자기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충분히 성숙하고 더 이상 교사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학설, 관점, 방향 제시, 사물에 대한 인식과 조언을 듣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그들은 점차 자기 스스로를 시험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159쪽

시험과 자격증 시험은 될 수 있는 한 적게 실시해야 한다. 너무 잦은 시험은 책임감 없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시험의 횟수가 적을수록 시험은 진지하고 엄격하게 치러질 것이다. 너무 많은 양으로 과다한 요구를 하게 되면 시험은 공전하게 되고 어떤 좋은 결과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험은 선별이라는 시험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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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인간 사이 - 우리와 같으면서도 다른 동물들의 사고방식에 대하여
프리데리케 랑게 지음, 박병화 옮김 / 현암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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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인간의 악한 본질을 인간이 원숭이로 지내던 저 옛날의 특징으로 한정하고, 선한 본질만이 오직 인간적인 특징이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왜 인간은 다른 동물과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고상한' 본질을 찾으면 안 된단 말인가?" 이 책의 첫 장에 나와 있는 스티브 제이 굴드의 말이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풀하우스>, <인간에 대한 오해>란 책으로 알려져 있는 진화생물학의 대표 학자이다. 그는 인간과 같이 진보한 것처럼 보이는 생물들도 우연적이고 무작위적인 다양성의 증가에서 나온 진화의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인간과 동물 사이>는 인지생물학의 관점에서 동물과 인간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 프리데리케 랑케는 동물들이 인간과 같은 관점에서 사고와 판단을 하지는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 동물들이 "어떻게 일상적인 결정을 내리고 생존을 위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단순 명쾌하게 보여"준다. 목적은, "적합한 실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대상을 정확히 관찰한다면 동물이 가진 인지 능력도 충분히 검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는 사례들"로 제시하는 것. 최근의 인지생물학은 개념을 도입하거나 논증을 하는 대신 관찰과 분석을 통해 동물에 접근한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흐름의 결과물인 것.  

  논증과 반박 등으로 채워져 있을 거라는 기대와 전혀 다른 책이다. 이 책은 온갖 실험하고 관찰한 기록들로 가득하다. 케아앵무새가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찾는 방법, 짧은꼬리원숭이가 감자 씻는 요령을 익히는 방법, 미어캣이 보초를 서는 이유, 까마귀의 의외의 지능적인 면모, 침팬지의 도구 사용법이 각각의 챕터를 구성하고 있다.  

  미어캣의 경우가 흥미로웠는데, 그 귀여운 동물이 두 발로 땅을 지탱하고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웃음이 났다. 미어캣이 높은 지대에 올라 주위를 살피는 이유는 물론, 예상하다시피 적이 가까이 오지는 않나 경계하는 것인데 보초를 서는 미어캣은 자신이 위험에 노출되면서 희생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다른 동료들보다 먹이를 많이 먹어 몸무게가 더 나가는 미어캣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보초를 서지만 이것은 희생이 아니라 몸에 남아 있는 에너지에 따른 역할 분배이다. 적이 출현했을 때에도 보초를 서는 미어캣은 절대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 워낙 영리한 동물이라 보초를 서는 곳 근처에 땅굴을 파놓고 있어, 오히려 다른 동료들보다 더 먼저 숨을 수 있다고. 책의 소제목처럼 '이기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타적이진 않다고 결론내릴 순 있겠다.

  미어캣은 먹이를 주면 체중계에 오르는 걸 마다하지 않는데, 특정 몇몇 미어캣에게 먹이를 더 주고 몸무게를 늘렸더니 이 녀석들이 보초를 더 서더라,하는 실험 결과를 내는 등 이 책은 이와 같은 각종 실험과 사례로 가득하다. 주의주장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이런 식으로 동물도 나름대로 생존을 위해 지능(?)을 사용하여 행동 방식을 결정하며, 그 지능이 인간의 사고 체계와 다르다고 하여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숭이는 동료 원숭이의 행위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며, 앵무새는 문제를 해결하려다 내팽개치고 친근하게 지낸 인간에게 먹이를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앵무새에게는 주어진 과제를 완수하여 어렵게 먹이를 쟁취하기보다 그냥 인간에게 달라고 하는 게 더 편한 방법인 것.  

   저자 랑케의 일관된 주장은, 동물들이 생각보다 어리석지 않고 상상 이상으로 영리하다는 것. 그들은 나름대로 세대를 거치며 진화해왔고, 전통을 전하기도, 학습하기도 한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시각은 동물 연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왜곡된 결론만을 만들어 왔다고 한다. 그들도 충분히 지능적이고, 충분히 사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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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 물신 숭배의 허구와 대안 - 카이에 소바주 3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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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물신 숭배의 허구와 대안. 특이한 제목을 달고 있다.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랑과 경제라는 두 단어와 논문 제목스러운 부제. 전부터 지인들의 블로그를 통해 제목은 간간히 접했는데, 그다지 읽고픈 마음이 생기진 않았었다. 이번에 글벗 한 분이 쓴 글의 제목이 이와 동일하여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까 궁금하여 구입해 보게 되었다. 시각과 논리는 무척 신선했지만 내용의 질이 뛰어난 것과는 상관 없이, 그 새로운 개념 정립과 큰 줄기를 제외하고는 딱히 머리에 남는 건 없었다. 읽기는 수월한데 정리는 잘 안 되는. 

  역자는 모스와 라깡과 마르크스를 한꺼번에 융합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평했는데, 모스와 라깡과 마르크스를 모르는 나로선 그걸 알 턱은 없었다.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아는 수밖에. 하지만, 그 셋을 융합했다는 평가를 일단 떨궈놓고, 저자 나카자와 신이치가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경제를 이야기하다가도 인류학과 신화를 이야기하고, 철학으로 건너가기도 한다. 흔히 분류하는 학문의 영역 간 경계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롭게 떠오르는대로 글을 쓴다는 것. 강의를 하듯 풀어써서 어려운 내용임에도 읽는데 부담되진 않았다.  

  '1장 교환과 증여'를 유심히 읽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했을 때 순수하게 주는 마음으로 건넸다면 이건 순수증여가 될 텐데, 선물을 건네는 사람이 이에 대한 보답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면 이것은 순수증여가 아니라 증여 내지는 교환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마음으로 물건을 건넸다면, 그는 상당한 가치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나카자와 신이치의 말대로라면 "교환은 이 증여라는 기초 위에 입각해서 증여를 부정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다시 만들거나 함으로 해서 발생"한다. 교환을 토대로 증여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증여를 토대로 교환은 발생한다.  

   또한, 교환에는 '물物'이 건네지면서 그것을 전에 소유한 사람의 인격이나 감정이 포함되지 않지만, 증여의 경우 '물'을 매개로 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격적인 뭔가가 이동한다고. 동일한 가치를 지닌 물로 답하는 것은 그 물에 내재하는 교환가치를 중요시하는 것인데, 증여에서는 이를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받은 물의 가치를 안다해도 동일한 가치로 답례하기보다는 그보다 더 큰 가치, 하지만 너무 크지 않은 가치로 전달해야 한다고. 양자의 비등비등한 대칭적 관계가 중요하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이러한 순수증여, 증여, 교환의 개념을 자본주의 사회를 해석하는 개념으로 확장한다. 순수증여를 하는 힘은 사회의 밖에 존재하며, 순수증여에 담긴 영혼의 힘으로 사회 안으로 그 물을 가지고 들어올 수는 있지만, 부나 풍요로움의 원천 자체가 사회의 내부로 들어오는 경우는 없다고. 하지만, '화폐의 형태로 변형된 부'는 부를 낳는 원천을 사회 내부로 가지고 와 '인간화'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화폐 발생 이전엔 사회 밖에서 사회 안으로 영력, 영혼이 담긴 힘과 함께 물이 들어왔다면, 화폐 발생과 함께 이러한 구조가 무너져  교환만이 남게 되었다. 순수증여의 영력을 회복해야 하는데 화폐가 오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게 안 되는 것.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역자는 "자신이 소유하는 물건에 대한 완전한 지배자"가 되어버린 오늘날, 날로 심화되는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묘안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나눔과 베풂의 미덕을 강조하고, 도덕심에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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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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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한 번 손에 들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놓을 수 없었다. 매우 재미있고, 매우 편하게 읽힌다. 만화책을 보듯이 책장이 쑥쑥 넘어가고, 마음 찡하고 아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작가 김려령은 2007년에 문학동네어린이 문학상과 마해송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까지 싹 쓸어버렸다. 오랫동안 쌓아온 내공이 드디어 한꺼번에 빛을 발한 것.  

  언어장애자, 선천적으로 키가 작은 남자, 똥꼬 찢어지게 가난한 학생,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임에도 학생 회원을 위해 그만두지 못하는 체육관장, 외국인 노동자, 외부모 가정 등 이 사회의 우울한 약자들을 있는 현실 그대로 묘사하면서 우울하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그들은 분명히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며, 바로 내 옆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 친구, 내 가족, 내 가까운 이웃 중에 그들과 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없다고 해도, 그들은 함께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사람들.

  환타지 소설과 만화책에 빠진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손에 들 수 있는 작품이다. 다 읽은 뒤에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알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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