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자기계발서 따위의 것들을 투덜투덜 거리며 읽건만 또 다시 내 손에 이 따위의 자기계발서가 잡히는 것은 어인 일일꼬. 그래도 베스트셀러라고, 독자들로부터 별 다섯개의 평가를 받는다고, 믿고서 없는 독서시간 투자하여 읽어줬건만 역시나 돌아오는 것은 실망이요, 투덜거림이다. '자기계발서'라고 분류되는 것들 중에서 나를 만족시킨 것은 에스콰이어에서 나온 <남자생활백서> 일뿐. 이거 자기계발서 맞지?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녀석은,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가장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가, 만족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저자는 과감히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개인의 행복만을 위해서는, 이기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당당히 외치고 있으며, 그의 주장은 흔히 우리가 도덕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우리 민족과 겨레와 이웃과 사회와 국가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어찌해야한다는 말도 안되는 어거지성 주장을 내놓는 것에 비하면 솔직하고 현실적이어서 좋다. 나는 말이지 도덕을 가르치면서도 저 따위의 '민족' '국가' 겨레' '사회' 란 단어들만 보면 치가 떨린다. 저 멀리 어느 땅에서는 국가가 개인을 위해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지말고, 개인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고민하라고 했지만 미쳤냐. (나 또 흥분. 도덕윤리 교과서라고 하는 것들은 이제 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개인이 온전히 독립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등의 고민들로 가득차야 한다고 주.장.)

  저자가 말하려는 바는 참 맘에 들지만, 그가 '행복'을 풀어나가는 그 과정이라고 하는 것들이 영 못마땅하올시다. 어쩌면 지금 내가 말하려는 바는 '자기계발서'라는 모든 책들에 대한 '못마땅함'일 수도 있겠다. 이런 류의 책들은 꼭. 반드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똑같다. 개인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떠어떠한 지침들이 있고, 이 규칙을 지켜야한다. 규칙을 지키기위해서는 지금의 너의 행동방식들은 이러이러해서 문제가 있고, 이렇게 고쳐야 한다. 뭐 이런거. 도.대.체.가. 스스로 고민과 사색을 거침으로서 뭔가를 얻게 만드는 법이 없다. 그냥 명령하고 지시한다. 그게 자기계발서가 자기주장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그런거 말고, 정말 '행복'에 대해 뭔가를 생각하게 하고 깨우침을 주려면 말이지, 이 딴 책 말고 일상의 철학함을 담아놓은 사색적인 글들이 훨씬 낫지 않겠어? 책을 읽으면 뭔가 좀 남아야하는데 말이지 남는게 없어. 개인을 변화시키자면 명령이나 지시 이런 것들보다는 책을 읽는 이의 머리와 마음을 움직여야할거 아니겠어? 나만 그런가? -_-

  하여간 영 맘에 안들어 이런거. 내 돈 주고 본 책이 아니니 그나마 덜 억울하지. 적어도 시간과 돈 중에 돈은 버리지 않았으니깐. 아 버렸구나. 동네 책방에서 빌려 본 값. 내 돈 내놔.

  * 보기 싫으면 너 혼자 곱게 보지 않을 것이지 왜 싫다면 봐 놓고 징징거리고 투덜거리냐고 말한다면 할 말 없다. -_- 그러나 난 이런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런 현실이 영 못마땅하다. 그건 이 책과 수많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자기계발서 만의 문제는 아니잖아. 그러니 난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거라고.  하나 더. 근데 여기 미샤 3종 화장품은 왜 들어가. 쟤랑 무슨 관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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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별 하나도, 별점을 넣지 않으면 리뷰 등록이 되지 않아 넣으신 것이지요? 그 맘 잘 압니다.

이매지 2006-10-22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기개발서 엄청 싫어해요. 내 돈 들여서는 절대 안 사는-_-;

비연 2006-10-2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하나....................^^;;;

비로그인 2006-10-2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없이 리뷰를 쓰는 건 안되나봐요? 저는 쓰고 싶지 않은 건 안 써서 몰랐어요.

비로그인 2006-10-2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님의 입말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하네요. 뚜렷한 지침을 제시해주고 고치라는 거, 생각하기 싫어하는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거죠. 전 지금 독서시간 안배에 대해 고민중에요. 내 생각과 다른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할지 말지.. 님은 끝까지 읽고 리뷰까지 써주는 친절을! (사실 저도 시작하면 아까워서 그럴 것 같긴 해요.) 나쁜 것을 경험하는 것도 내 의견을 명확하게 해준다는 면에서 의미있는 것 같다는 위로~가 되려나?

비로그인 2006-10-2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자기개발서류를 싫어하지만 늘 똑같은 상술(?)에 넘어가곤 한답니다. 그만큼 지금의 제 자신이 마음에 안 든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고, 여태까진 속았어도 이번만은 다를지 모른다는 엉뚱한(?) 믿음도 약간은 있는 거 같고... 무언가 특별한 것을 담고 있는 거 같아 보이는 녀석들도 제 zero 에 가까운 실천력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제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별은 다른 분들 리뷰를 따라 주게 되더라고요. 이런 데서 나타나는 소심한 성격;; (아마도 유일하게[?] 별 하나 준 책이 있는데, 다름 아닌 이문열의 <선택>이랍니다. 읽음서 '쓰레기닷!!!'라는 생각을 했던--+)

lovelyhi 2006-10-2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신기하네요. 저는 이 책 읽고 정말 많이 느끼고 너무 좋았는데. 다 각자 다를 수 밖에 없지만..저에게 따끔하게 충고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실비 2006-11-0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자기개발서를 사서 보는데 그래도 볼수록 좋은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책은 영 맞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