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문어다리다. 여기저기 다리를 걸쳐놓고 다양한 활동을 하길 즐긴다. 분야가 어디가 됐건간에 마찬가지로. 대학 학부시절 음악에 몰입하면서 밴드생활을 할 때도 한 개만 하지 않고 여러 곳에 적을 두었다. 학교에서는 민중가요 노래패, 또 단대노래패협의회 드러머로, 학교 밖에선 홍대 앞 클럽에서 활동하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를 主로 삼고, 간간히 프로젝트 밴드에 참여를 하며 결성과 해체를 반복했다. 누가 나에게 땜빵 해달라면 나의 실력을 믿고 제안을 해준데 대한 고마움으로 기꺼이 가서 북을 두드리다 왔다. 동시에 인터넷 동아일보와 한겨레 신문에서 인터넷 기자로 활동하며 '브릿팝 밴드 나들이' 등을 연재하기도 했다.
나의 관심사가 영화와 철학, 책으로 옮겨간 뒤에는, 또 여러 곳에 적을 두며 싸돌아댕기고 있다. 그저 나의 기억을 의심하며 내가 보고 들은 경험들을 글로 기록해놓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활동이 여기까지 오게 하였다. 영화 감상을 기록하고, 독서 감상을 기록하고, 관련된 블로그를 만들고, 활동을 하고, 거기서 또 알게 된 다른 곳에, 또 다른 곳에. 점점 활동 영역이 넓어만 간다. 깊이는 정체된 채.
과거에 적을 두었던 곳으로 대표적인 곳을 몇 가지 뽑자면,
대학교 노래패 협의회 드러머 (1998-2001)
언더그라운드 모던락 밴드 EL (2000-2001)
(이전에 몇군데 있었지만 이 때가 드러머로 활동했던 밴드들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시절이었다)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인터넷 기자(2001)
(중앙일보에도 잠깐 적을 두기도 했다)
현재 적을 두고 있는 곳으로,
엔키노 위클리 영화 패널 (2006.3-)
위즈덤 하우스 출판사 서평단 (2006.3-)
영화사 (주)싸이더스 모니터요원(2005.2-)
네이버 '오늘의 책' 칼럼니스트 (2006.4-)
밴드 헤로인 D 드러머 (2005.2-)
괜히 뭐 번지르르 하게 하는 것 같지만 하는 것도 없다. 실속없이 이름만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나는 즐겁다. 내가 끊임없이 쉬지 않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데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얼마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에게 있어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것은 숨을 쉬기 위한 활동이라고. 정말 그렇다. 이것들을 못하게 하면 난 죽을지도 모른다. 나의 생존을 위해 - 생계가 아닌 - 필요한 필수요소들이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하는 모든 일련의 활동들은. 앞으로도 기회만 있으면 남아있는 나의 다리를 다른 곳에 걸칠 것이다. 문어다리가 몇 개더라? 여튼 남아있는 다리가 다 어딘가에 걸치고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