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비디오대여점에 비치되어 있는 에니메이션의 절반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다. 올해 유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로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붉은돼지>를 내리 봤고, 오늘 비로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보게 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이렇게 연속으로 보다보니 그의 초기작과 후기작의 변화된 모습들이 눈에 목격된다. 초기작들은 대개 여리고 감성적인 면들이 어필되어있다. 대자연의 아름다운 모습과 기운, 자연에 대한 사랑과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주며 인간의 문명상을 비판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이웃집 토토로>가 그러했다. 후기작들로 대표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모험을 다루고 있으며, 마법에 걸린 주인공이 마법을 풀기 위해 겪게 되는 고난과 역경을 다루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요괴나 사람들도 있다. 마법이 항상 끼고, 요괴나 귀신 같은 넘들이 등장한다. 후기작 두 작품을 연속으로 보면 겹치는 구도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그의 초기작 중에서도 초기작, 제작년도를 보면 1984년 작품이다. 내가 다섯살. 아무것도 모르고 티비에서 해주는 만화영화나 즐기고 있을 그 때다. 당연히 미야자키 하야오가 누군지도 모르고, 티비에서 해주는 만화 외에 찾아 볼 엄두도 못내던 때다. 이 영화는 2000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 된 것으로 쓰여져있는데 그때도 난 일본애니메이션에 별 관심이 없었고 만화는 만화로만 치부했다. 지금도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뿐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 조그마한 비행선을 타고 날아다니는 나우시카. 아래에는 곤충들이 가득.

  우리네 산업문명이 붕괴되고 천년의 시간이 흘렀다. 땅과 바다는 다 썩었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부해'라고 불리우는 독을 내뿜는 숲. 그곳에는 곤충이 살고 있다. 곤충은 부해의 파수꾼이다. 그 중간에 한 마을이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맞춰서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웃 군사국가 토르메키아의 비행선이 곤충의 습격을 받아 이곳 마을에 불시착하고, 토르메키아 왕국의 비행선들이 대거 들어오게 되면서 상황은 급속히 전환된다. 부해를 없애고 인간세상을 다시 열려는 토르메키아 왕국과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야한다고 주장하는 나우시카.

  역시 이 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기작 답게 자연을 노래하고 있다. 최근의 작품에 비해서 화면의 섬세한 처리도 많이 떨어지고 음악도 구식이다. 물론 그땐 이런 작품조차도 주목받았지만. 결국 나우시카는 곤충과의 화해로 이곳 마을을 지키게 된다.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마을을 지키려는 그녀의 노력에 곤충들도 마음을 열고 되려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준다. 독기를 품었던 빨간 눈은 파랗게 변한다.

  줄거리의 진행이 다소 지루하고 시선을 집중시키지 못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기작이라는 의미만으로 볼 가치가 충분한 애니메이션이다. 감독의 초창기 시절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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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2-29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보다 책이 훨씬 재밌습니다..^^

마늘빵 2005-12-29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도 있어요? 그건 또 몰랐던 새로운 사실인데요!

날개 2005-12-29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권 완결 만화요..^^

마늘빵 2005-12-29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화도 있구나. 몰랐어요. ^^

물만두 2005-12-29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가 재미있대요^^

아영엄마 2005-12-29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화가 더 재미있다는 의견이군요. 저도 언제 한 번 봐야겠네요.

마늘빵 2005-12-29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도 봤어요? ^^ 전 만화를 잘 안봐서 몰랐어요. 집에 사다놓은 <호텔 아프리카>도 봐야되는데. 흠. 초등학교 때 <드래곤볼>이후로는 꾸준히 본 만화가 없는 거 같아요.

chika 2005-12-29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는 애니도 엄청 좋아하는디요? 비디오로도 몇번봤고 영화관 개봉했을 때도 달려가서 봤슴다. ;;;
아, 물론 7권짜리 책도 엄청 좋슴다~ ^^

깐따삐야 2005-12-29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녀들의 이미지가 참 좋아요. 원령 공주, 나우시카, 치히로, 소피 등등. ^^

마늘빵 2005-12-29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 애니 매니아시네요? ^^ 아 저는 왜 책의 존재를 몰랐죠. 다들 매니아신가봐요.
깐따삐야님 / 네 저도요. 주인공은 그러고보니 다 소녀에요. 애들이 참 이쁘고 사랑스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