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역

출연진

윤상요 - 이동준, 조경희 - 이주영, 송민기 - 이종무, 강용복 - 우상전, 사내 - 서병철, 하규진 - 김선아, 방대한 - 김성욱

아이들 - 유서연, 이주아, 최서유, 이시율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공연을 본 주관적인 느낌을 최대한 적어보겠다.

주인공 남성은 이전에 게스트하우스 주인이었으며,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에게 숙소를 내어주며 난민인권 운동을 하던 사람이다. 관련 토론회나 인터뷰도 많이 했었는데 어느날부터 활동을 접는다. 어느 날 나타난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며 이유를 묻자 '몸이 아파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극의 시작이었다.

극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를 하였다. '극에 따르면'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 중 노인/여성/아동에 대해서는 난민인정을 받아들였지만 '성인 남성'에 대해서만 유독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고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예멘 남성이 한국인 여성을 강간 등 성범죄를 할까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주제가 극 중간중간 튀어나오는데 보면서 실소가 튀어나왔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라... 한국은 외국인 남성보다는 한국인 남성의 성범죄 비율이 훨씬 높은 한국이라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서 '한국 남성'은 범죄자가 될 우려가 있으니 성범죄 예방 차원에서 남성은 모두 감옥에 갇혀서 지내거나 거세를 하여야만 한다. 한국인 남성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리선생과 주인공의 대화를 들을 때면 윤리선생은 어떤 면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주인공이라는 사람은 상당히 위선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가까운 사람은 잃은 두 명의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일 수도 있었다. 한 명의 불 같이 화를 내었으며, 다른 한 명은 강과 같이 고요하게 심연으로 빠져든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슬픔이나 화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주인공이 '짜증이 나고 찌질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주인공과 전 부인과의 대화때문이었다. 전 부인의 말에 따르면 주인공은 전 부인이 자신을 '구원' 해주는 존재로 여겼던 것 같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화가 난 상황'인데 제애발 자신에 대한 구원은 자신이 하면 좋겠다. 주인공의 아버지 문제, 외로움, 성인군자스러움에서 벗어나고 구원을 하는 것은 자신이 해야만 하는 것이지 그거를 뭐 다른 사람한테 해달라고 땡깡을 부리는 것이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 한국에서 공연이 되는 수 많은 연극/뮤지컬과 상영되는 영화에서 남성은 꼭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에게서 구원을 받거나 그 여성을 구해줌으로써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심리적 요인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은 집어치우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상 했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전자인데, 제애발 자기 자신에 대한 구원은 자신이 하길 바라며,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삶을 구원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면 좋겠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 대한 구원은 해 줄수가 없다. 그저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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