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 시대 -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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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대인들은 바다를 동경했다. 푸른빛으로 넘실거리는 미지의 평원.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매혹적인가. 그들은 밤낮으로 노를 저어도 끊임없는 그 망망한 대해를 이야기로 채워서 딛고 건넜다. 빛도 닿지 않는 심해 깊숙한 곳에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라는 이데아를 지었고, 조선인들은 용궁이라는 무릉도원을 상상했다. 어느 갑판장은 꾸벅꾸벅 조는 부하들을 깨우기 위해 선원을 유혹하는 세이렌의 이야기를 지었고, 안데르센은 인어공주가 거품처럼 사라지는 로맨스를 꿈꿨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자들에게 마침내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던가. 바다로 툭 튀어나온 호기심의 부두에서 세계로 닻을 올린 사람들이 있었으니, 15세기, 근대가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시절이었다.

 

1405년 명나라의 정화가 황제의 명을 받아 3500척 대 선단에 금은보화를 가득 싣고 아프리카에 이르는 여정을 시작한 이래, 유럽의 항해자들은 지중해를 거미줄 같은 상업 네트워크로 엮었고,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마다가스카르와 홍해, 인도까지 항로를 개척했다. 영국의 은괴는 인도의 목면과 교환되었고, 일본의 비단이 네덜란드의 면직물과 거래되었다. 프랑스의 미식가들은 매콤한 아랍산 후추에 열광했고, 중국의 가난한 마을은 아메리카에서 들어온 고구마와 옥수수로 주린 배를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생태계가 뒤섞이고, 문화가 교류되자 잠들었던 세계가 꿈틀거렸다. 바야흐로 대항해시대의 시작이다. 
 
물론 바다가 늘 낭만적인 것은 아니라, 항해마다 10~20%에 이르는 항해자들이 질병과 사고로 물고기 밥이 되었다. 노예무역선의 끔찍함은 아우슈비츠 이전까지 가장 어두운 역사의 그늘이었다. 노예들은 햇빛 한 점 얻을 수 없는 퀴퀴한 선창, 관처럼 답답한 공간에 묶여 절망적일만큼 처절한 뱃멀미와 충격적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몇 달이 넘는 항해를 견뎠다. 항로가 뒤엉켜가는 동안 로망의 바다는 어느새 욕망으로 물들었고, 지구 반대편의 대자연과, 막대한 천연자원과, 원주민들의 생활은 서구인들이 지니고 온 총과 질병으로 파괴되었다. 어느 시대에나 야만은 있었을 것이나, 이제 그 야만은 지구적인 규모로 확장된 것이다.

 


#. 2

 

저자는 그간 역사학의 주류였던 대륙-농경 문화적 관점과 유럽 중심주의적 사관에서 벗어나 소외되었던 근대 해양세계의 발전에 주목한다. 바다를 통해 광대한 네트워크를 개척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바다에서 쓰여 바다로 돌아간 줄 알았던 해양의 역사를 451건의 참고문헌을 들춰 재구성한다. 오랜 시간 침묵하던 역사학 좌현의 노를 추슬러 ‘지구사’로 저어간다.

 

그 시대 유럽의 배들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돛을 꼿꼿이 세우고 끝없이 국경을 넓혀나갔다. 그 최전선에서 문명과 문명, 선단과 선단, 국가와 국가가 격돌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유럽세력은 세계를 근대라는 이름의 새로운 질서로 편입시켰다. 세계인들은 서구의 과학기술이 가져다 준 다소의 편의를 얻었으나, 영영 소박한 삶을 잃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결과로 우리는 에티오피아산 커피를 마시며, 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음악을 듣고, 유럽의 미술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 라는 가치판단을 떠나 인류의 태동 이래 이제까지 없었던 차원의 삶을 우리는 직면하게 된 것이다.

 

여기는 어딘가. 또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저자는 이 책의 목표를 ‘지구사’의 서술이라고 적었지만, 궁극적인 관심은 ‘지금, 여기’에 잇닿아 있을 것이다. E.A 카가 말 하듯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아니던가.

 

나침반 이전의 항해자들은 배 뒤로 부표를 던지고 배가 멀어지는 속도와 방향을 가늠해 지도상에서 현재 위치를 짐작했다고 한다. ‘대항해시대’는 저자가 근대로 던져 놓은 부표.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 

 

 

#. 3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구름 낀 하늘을 태양석으로 관측하며 목적지를 가늠하는 바이킹이었다. 가업으로 포르투칼어 사전을 편찬하는 17세기 일본의 청년이었다. 악명을 떨치는 카리브해의 해적이었다가, 리버풀의 노예상인과 사랑에 빠진 이국의 노예였다. 동인도 회사의 폭정에 맞서 칼을 쥔 필리핀의 농부였고 이를 앙다물어 이끼가 가득한 오크통의 물을 걸러먹는 포르투갈의 뱃사람이었다. 매일 밤, 책을 펼 때마다 파도 소리가 들렸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이제, 돛 내리듯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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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8-21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업으로 포르투갈어 사전을 편찬하는 17세기 일본 청년이라니... 멋지다..노예상인과 사랑에 빠지는 이국의 노예라니...아 낭만적이야..♡

뷰리풀말미잘 2014-08-21 10:58   좋아요 0 | URL
이 글의 포인트는 제가 참고문헌을 일일이 세 봤다는 겁니다. ㅋㅋ 451개를.

다락방 2014-08-21 11:26   좋아요 0 | URL
저는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로 글을 읽었네요? 엉뚱한 데에 꽂히고 ㅎㅎ

뷰리풀말미잘 2014-08-21 11:33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런것도 몰라요?

2014-08-31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1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봄밤 2014-09-01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봄밤이 어제부터 12번째 쓰고 베끼고 있는 글입니다.

"헤테로토피아"의 한구절을 적어요.

...당신은 배가 왜 우리 문명에서, 16세기 이래 지금까지 가장 거대한 경제적 수단(이는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아니다)인 동시에 가장 거대한 상상력의 보고였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배, 그것은 전형적인 헤테로토피아이다. 배 없는 문명에서는 꿈이 고갈되고, 정탐질이 모험을 대신하며, 경찰이 해적을 대체하고 마는 것이다. p. 58

"헤테로토피아"를 보고 "원피스"가 생각났고, 이 구절로 "대항해 시대"를 만납니다.

더불어 망망대해에서 뷰말님을 만나고요! 얍


뷰리풀말미잘 2014-09-02 08:18   좋아요 0 | URL
헤테로토피아를 열 두번...? 헐.

제가 무식해서 배를 헤테로토피아라고 생각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 솔직히 아무리 번역을 잘 해놔도 프랑스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못 알아듣겠어요.) 최근의 크루즈선이 바로 물질문명이 가진 유토피아적 이상을 구현한 배라는 생각은 드는군요. 그 자리를 떠나고 나면 물결밖에는 남는 것이 없으니 정말, 원어의 의미처럼 ou아무것도 없는+toppos장소.

전 원피스는 읽다 말았지만, 대항해시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봄밤 2014-09-0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단순히 배를 떠올린것에 지나지 않았어요. 뷰말님 글로 이해를 쌓아요. 이 책은 무척 얇고, 저는 글이 시 같아서 더듬거렸습니다. 리뷰만으로도 읽고 싶은 책이에요. 기억하고, 찾아볼게요.

뷰리풀말미잘 2014-09-02 14:58   좋아요 0 | URL
즐거운 시간이 되실겁니다.
 
[블루레이] 300: 제국의 부활
노암 머로 감독, 에바 그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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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이전 형성된 고대 국가 중 동아시에에서 가장 강력한 국력을 자랑한 국가가 한나라였다면, 중앙아시아의 맹주는 페르시아였다. 영웅왕 다리우스가 다져놓은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오리엔트를 통일한 페르시아는 발칸 반도의 그리스로 눈을 돌렸다. 페르시아는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3차례에 걸쳐 그리스를 침공했고, 그리스는 모든 도시국가가 연합해 페르시아와 운명을 건 사투를 벌인다. BCE490년부터~449년 사이의 일이다.

 

전작 ‘300’이 장장 50년간의 전쟁 가운데서,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와 300전사들이(물론 그들 뿐만은 아니었다.) 테르모필레 협로를 틀어막고 피비린내 나는 결전을 펼쳐 페르시아군의 예봉을 꺾은 무용담을 주목했다면, 이 영화 ‘300:제국의 부활은 그 후, 아테네의 턱 밑인 살라미스 해협까지 밀고 들어온 페르시아 해군과 그리스 연합군의 마지막 결전을 그린다.

 

주인공 데미스토클레스는 아테네의 장군으로, 그리스 국가들의 동맹을 통해 페르시아의 진격을 막으려 하지만 그리스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스파르타의 불참으로 패배를 직감하고, 남은 배를 추슬러 최후의 전장으로 출진한다. 육중한 목선과 목선이 부딪혀 깨어져 나간 핏빛 바다를 배경으로 창칼이 부딪히며 불꽃을 일으킨다.

 

영화는 전작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계승했다. 한 땀 한 땀 공들인 CG로 모든 배경을 대체해 원작의 만화적 상상력을 충실히 재현했고, 고속촬영과 저속촬영을 버무려 긴박한 전투장면을 예술적으로 묘사했다. 게다가 근육질 전사들이 보여주는 복근의 향연과 페르시아의 대함대를 이끄는 여장군 아르테미시아로 분한 에바 그린의 미모는 영화적인 성취와 상관없이 말초적인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당시 최고의 문명국이던 페르시아인들을 괴물 같은 야만인들로, 그리스인들은 마치 세계 평화의 수호자로 묘사하는 서양우월주의적 시각은 여전히 불편하며, 역사적 고증도 사극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영화를 감상하는 좋은 방법은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 역사적 고증이 반드시 정교해야 한다는 선입견과(어차피 사극이라기엔 너무 멀리 왔으니까) 정치적 판단을 잠깐 유보하고 마쵸적 쾌감에 눈과 귀를 맡기면, 또 이런 영화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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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2014-07-3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생각을 압도하는 미모로
한 번 보면 매일매일 보게 된다는 뷰말님 서재입니다.

: "눈과 귀는 맡길 뿐"

뷰리풀말미잘 2014-07-31 21:54   좋아요 0 | URL
제가 또 좀 예쁘게 생겼어야 말이죠! 히히.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러셀 크로우(노아), 제니퍼 코넬리(나메), 엠마 왓슨(일라) 등 출연/ 상영시간 139분/ 15세 관람가



‘신께서 인간의 죄악을 보고 한탄하사,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하시니라. 창세기의 유명한 대목 중 하나인 ‘노아의 방주’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백조의 호수’를 참신한 시각으로 재구성한 영화 ‘블랙스완’으로 호평 받았던 감독은 이 짤막하고 오래된 전설에 살을 붙여 신본주의와 인본주의의 대립으로 재해석한다.

 

이야기의 얼개는 이렇다. 방탕한 인간의 모습에 분노한 창조주는 홍수로 세계를 정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노아를 선택해 동물 한 쌍씩을 태울 거대한 방주를 만들게 한다. 노아가 가족들과 함께 길이 300규빗(약 135m), 폭 50규빗(약 22.5m), 높이 30규빗(약 13.5m)의 방주를 건설하니 아니나 다를까, 대홍수가 일어나 온 세상을 덮친다. 이 모든 일이 끝나자 신은 더 이상 물로 인간을 심판하지 않겠다는 언약을 하고, 약속의 징표로 하늘에 무지개를 건다.

 

감독은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키고, 스토리를 가필하고, 대규모 특수효과의 힘을 빌려 이 전설을 화려하게 덧칠한다.  특히 인물을 해석하는 시각이 독특한데, 성경에서 ‘의인’으로 묘사되는 노아는 홍수 이전과 이후의 세계를 완벽하게 단절시키려는 완고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로, 성경에서 대장장이로 짤막하게 묘사되는 두발가인은 인간의 왕이자 신의 심판에 대항해 인류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려는 안티히어로로 묘사된다. 

  

영화 속의 노아에게는 자비가 없고, 구시대의 인간들과 두발가인에게는 포기가 없다. 따라서 기독교적 독선을 의미하는 노아와, 속물적 자유의지를 대표하는 두발가인은 영화 내내 맞서 으르렁거린다. 이 두 거인 사이에서 방황하는 ‘함’, 기적처럼 생긴 구시대의 마지막 아이를 아버지의 독단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샘’과 ‘일라’ 등 노아 가족들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영화는 블록버스터의 껍데기를 두르고 있지만, 파격적인 묘사로 인간의 불안심리를 통찰하는 대런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먼 느낌이 아니다.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는 성경을 거슬러서 불경한 이야기일수도, 장르적 쾌감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복잡해서 불편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으나,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책은 쓰인 부분과 쓰이지 않은 부분으로 나뉘는 법. 책에 주저앉은 이야기를 깨우고 부추겨 걷게 한 감독의 상상력이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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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 O.S.T.
밥 딜런 (Bob Dylan) 외 노래 / 워너뮤직(WEA)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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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리듬 앤 블루스는 흑인 영가의 영향을 받았다. R&B 가수들이 구사하는 이른바 소몰이 창법은 노예로 팔려온 아프리카 인들의 흐느끼는 듯한 창법에서 유래했다. 리듬 앤 블루스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가진 슬픔의 정서를 대변한다면, 포크송에는 유럽 이주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포크 싱어들은 소박한 유럽의 옛 민요를 다시 엮어 밑바닥 삶의 서러움을 노래한다.

 

집을 떠나, 빈털터리로 방황하는 노동자의 마음을 담담하게 노래한 ‘Five hundred miles’, 주인공 르윈이 담배연기가 자욱한 카페, ‘가스등에서 부르는 'Hang me, oh hang me'는 오히려 슬픈 가사로 질척거리는 뒷골목의 인생들을 위로한다. "날 매달아주오. 난 죽어 사라지겠지. 목숨엔 미련 없어도 무덤 속에 누워 지낼 긴 세월이 서럽네."

 

하지만 포크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음악장르가 아니고, 모든 포크싱어들이 밥 딜런 처럼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도 아니다.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인 데이브 반 롱크도 변변한 히트곡 없이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많은 가수 중 하나였다. 감독, 코엔 형제는 르윈이 신나는 팝 음악인 '플리즈 미스터 케네디'(Please Mr. Kennedy)의 녹음에 참여하지만, 푼돈을 받고 저작권을 포기하는 장면을 통해, 정통 포크 싱어와 대중적인 음악만을 원하는 시대의 불협화음을 담담하게 스케치한다.

 

반세기의 간극을 넘어, 코트 한 벌 없는 떠돌이의 음악이 재조명되고, 마음 깊은 곳의 울림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아직 끝나지 않은 이곳의 꽃샘추위가 1960년대 뉴욕의 겨울 만큼이나 냉랭하기 때문에. 혹은, 삶의 바닥에 뿌리내리고 피어나는 예술혼이 우리 가슴속의 무엇인가를 뜨겁게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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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뇨리따 2014-03-1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난히 영화만큼이나 따뜻한 리뷰글이라 느껴지는것은, 말미잘님의 글이 음악빨을 받은걸까요 아니면, 커피같은 중독성을 가진 이 음악이, 말미잘 글의 분위기빨을 받은것일까요? 듣고 또듣고 또듣고 또듣고. 마치 말미잘님 글을 읽고 또읽고 또읽고 또읽고 하는것 처럼.


뷰리풀말미잘 2014-03-16 21:45   좋아요 0 | URL
음악 좋죠? 약간 청승맞고 우울한게 민요 냄새도 남아있고. 저도 요즘 자주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흥얼거리기 좋은 노래잖아요.

음악빨일겁니다. 앞으로는 페이퍼에 웬만하면 음악을 넣어야겠어요. ㅎㅎ

2014-09-02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종석의 여자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여자들 - 고종석의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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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이 대단한 글쟁이라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에세이와 소설을 넘나들며 펼치는 그의 필력에 대한 입소문은 워낙 대단한 것이었으니까. '싸움닭' 진중권도 고종석에 대한 평가만큼은 후했다. '시칠리아의 암소'에서 였던가? "현대적 기준에 따라 ‘진정한 자유주의자’라 부를 수 있는 건 고종석씨뿐이다." 인터넷을 서핑하다 가끔 마주치는 고종석의 칼럼들은 그러한 세간의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 책 '고종석의 여자들'은 내가 처음 만난 그의 책이다. 기대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며 세간의 평판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내 감상은 곤혹스러울 정도였다. 이것이 그 고종석의 글이 맞는가. 혹시 나의 읽기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원래 좋은 글이란 이렇게 난삽하고 정신없는 것인가. 이인화의 첫 소설에 대한 누군가의 평론으로 기억한다. '1급의 평론가라고 1급의 소설을 쓰는 것은 아니다.' 고종석이 1급의 글쟁이라고 해서 늘 1급의 글을 쓰는 건 아닌 모양이다. 하긴 어떤 소설가가 매번 이상문학상을 타겠는가. 알라딘 최고 글쟁이인 아치도 매번 10개 이상의 추천을 받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기복이 있다. 아마 이 책 '여자들'은 고종석의 슬럼프가 아닐까?

책이 산만해질수 밖에 없었던 건 구성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책은 저자가 관심있는 서른 네명의 여자들을 다루는데. 각각의 인물이 하나의 챕터의 주제가 되는 식이다. 그러니 불과 300페이지도 안 되는 전체 장 수에서 각 인물에 할애된 분량은 사진 빼고 그림빼면 네장 남짓. 에이포 용지로 두장이나 될까 말까한 길이다.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더라도 그 짧은 글에 한 인물의 특징을 우그러뜨려 넣는건 빠듯한 일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매번 호흡을 깔딱거린다. 

그래서 그의 격조있는 문장과 세련된 어휘는 흐릿한 주제의 언저리를 더듬거릴 뿐이다. 각각의 글들은 유기적으로 연관되지 못하고, 수준있는 담론을 담아내지 못한다. 서두에서 거창하게 말 한 역사 앞의 여성의 종속성이나 부차성에 대해서 접근하지도 못한다. 그는 그의 "이런저런 생각들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었으면" 또 "생각의 깊이를 얻"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흥미도, 깊이도 얻지 못했다. 다만 얻은 것은 똑똑한 남자의 13000원 짜리 한담. 

이 남자, 실컷 벗겨 놓고 침만 잔뜩 묻혀놓은 꼴. 뒷 감당 어떻게 하시려고. 

그녀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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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2-2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가 야하다. ^^
고종석씨에게는 생각을 정갈하게 정리한 글이 어울려요. 얼핏 신문에서 이 책의 내용 중 한 꼭지를 읽은적이 있는데 고종석씨의 색이 드러나지 않았어요. 의도는 넘쳤고, 기획은 틈이 많이 났죠.
난 좀 행복한게, 다재다능이란게 있지만 저마다 자기가 제일 잘할 수 있는게 있잖아요. 글도 그런거니까, 주어 서술어 맥락 등등이 어설픈 글이라도 자꾸 쓰다보면 나도 좀 나아질거란 생각이 드는거죠. 아, 갑자기 서재 결혼시키기에서 아주 아주 오랫동안 소네트를 짓던 변호사던가? 그 분 이야기가 떠오르는데요.

뷰리풀말미잘 2009-12-27 17:20   좋아요 0 | URL
제가 멋지고 정리가 꼼꼼하고 그런 리뷰로 안되니까 본격에로리뷰로 경쟁력을 확보해 보려구요. ㅎㅎ

어쩐지. 이게 신문에 연재하던 글이었군요. 읽으면서 그럴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 이 책은 별로였지만 그렇다고 다른 책에 대해 기대감이 떨어지지는 않았어요.

아치 누가 글 못쓴다고 했어요? 확 전기톱으로 썰어버릴라.

Arch 2009-12-27 18:37   좋아요 0 | URL
니가 그랬잖아요. 본격무협전기톱스릴러가 될 듯 ^^

뷰리풀말미잘 2009-12-27 18:54   좋아요 0 | URL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했지 못쓴다고는 안 했어요. ㅎㅎ 이러다 아치팬들한테 테러당하는거 아닌지 몰라요.

2009-12-27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2-27 20:06   좋아요 0 | URL
난 Arch팬이지만 뷰리풀말미잘님을 테러하진 않겠습니다. 불끈!

뷰리풀말미잘 2009-12-27 20:56   좋아요 0 | URL
오 다락방님 똘레랑스 장난 아니신데요.

Arch 2009-12-27 21:52   좋아요 0 | URL
다락레랑스가 별명이라죠. (똘락방이 더 낫나?)

다락방님, 비밀 댓글로 미잘이 잠자는 아치 콧털을 건드리는데 어쩌죠! 어흥~

뷰리풀말미잘 2009-12-27 22:35   좋아요 0 | URL
이 사람이 네이밍 센스가 없어. 달레랑스 어떤가요?

아치. 실력으로 승부하고 결과에 승복합시다. ㅎㅎ

다락방 2009-12-28 00:05   좋아요 0 | URL
나 완전 똘락방에 빵 터졌어요. 그게 저한테 더 잘어울려요. 슈퍼또라이로 동료들 사이에 불렸었던 걸 감안하면 똘락방이 낫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

미잘님과 Arch님은 원래 서로의 콧털을 건드리는 사이가 아니던가요? 건드리지 않을때, 그때 어떡하죠, 하고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뷰리풀말미잘 2009-12-28 01:52   좋아요 0 | URL
아치가 제 코털 다 뽑아갔대요.

Arch 2009-12-28 11:19   좋아요 0 | URL
미잘은 콧털 나오는 남자예요.

달레랑스는 너무 달콤해서(달콤한 남자 같으니) 이걸로 하면 제일 어울리긴 하지만 말예요. 다락방님의 이미지가 너무 좋으니까 좀 깨자는 의미에서 똘락방도 괜찮을 듯. 다락방님 뭘로 할래요. (선택하란다. 뭐 좋은거라고.^^)

다락방 2009-12-28 17:02   좋아요 0 | URL
말미잘님께 콧털 청소기 하나 사드려야겠어요.

당근 똘락방.
똘아이 다락방의 준말로. 히히

승주나무 2010-01-0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남자의 13000원 짜리 한담 따위를 듣기보다는 저와 함께 칼 폴라니의 세계로 빠져드심이 어떨까요 ㅋㅋㅋ 4개월만에 거대한 전환을 완독했는데 아직 리뷰는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 신년 인사 다니고 있어요. 아치 님이랑 좀 친하게 지내세요. 더 그랬단 연애할라 ㅎㅎㅎ 혹시 ing~~~ 올해는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만납시다^^

뷰리풀말미잘 2010-01-02 18:22   좋아요 0 | URL
오, 승주나무님 반갑습니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아요. ^^ 바쁘신 중에도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완독하셨다니.. 저는 경제학이 특히 무식한 분야중 하나라 관심은 갖고 있었는데 아직 도전도 못 해보고 있습니다. 그걸 읽는거 자체가 제겐 사고의 거대한 전환을 요하는 일이라서요 ㅎㅎ 일단 보관함에 두겠습니다. 조만간 폴라니를 씹으면서 맥주한잔 하시죠.

요새 가쉽에 좀 어두우신듯. 아치님 연애 시작한지 꽤 됐어요. 지들끼리만 연애하는 더러운 세상!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