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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 O.S.T.
밥 딜런 (Bob Dylan) 외 노래 / 워너뮤직(WEA)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현대의 리듬 앤 블루스는 흑인 영가의 영향을 받았다. R&B 가수들이 구사하는 이른바 ‘소몰이 창법’은 노예로 팔려온 아프리카 인들의 흐느끼는 듯한 창법에서 유래했다. 리듬 앤 블루스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가진 슬픔의 정서를 대변한다면, 포크송에는 유럽 이주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포크 싱어들은 소박한 유럽의 옛 민요를 다시 엮어 밑바닥 삶의 서러움을 노래한다.
집을 떠나, 빈털터리로 방황하는 노동자의 마음을 담담하게 노래한 ‘Five hundred miles’, 주인공 르윈이 담배연기가 자욱한 카페, ‘가스등’에서 부르는 'Hang me, oh hang me'는 오히려 슬픈 가사로 질척거리는 뒷골목의 인생들을 위로한다. "날 매달아주오. 난 죽어 사라지겠지. 목숨엔 미련 없어도 무덤 속에 누워 지낼 긴 세월이 서럽네…."
하지만 포크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음악장르가 아니고, 모든 포크싱어들이 밥 딜런 처럼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도 아니다.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인 데이브 반 롱크도 변변한 히트곡 없이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많은 가수 중 하나였다. 감독, 코엔 형제는 르윈이 신나는 팝 음악인 '플리즈 미스터 케네디'(Please Mr. Kennedy)의 녹음에 참여하지만, 푼돈을 받고 저작권을 포기하는 장면을 통해, 정통 포크 싱어와 대중적인 음악만을 원하는 시대의 불협화음을 담담하게 스케치한다.
반세기의 간극을 넘어, 코트 한 벌 없는 떠돌이의 음악이 재조명되고, 마음 깊은 곳의 울림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아직 끝나지 않은 이곳의 꽃샘추위가 1960년대 뉴욕의 겨울 만큼이나 냉랭하기 때문에. 혹은, 삶의 바닥에 뿌리내리고 피어나는 예술혼이 우리 가슴속의 무엇인가를 뜨겁게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