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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평점 :
서로 첫사랑이신 우리 부모님, 연애하는 것을 지독히
반대하셨다. 굳이 마음아픈 일을 사서할 필요가 있냐는거다. 결혼할 사람 한 명하고만 연애하라고.
20대 그 시절,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연애보다는 성적이, 어학공부가, 스펙이 더 중요한 메마른 여대생이었다. 지금 와서보니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 남은 거라곤 찬란한 성적표와 졸업작품
최우수상, 굳이 할 필요도 없었던 졸업논문 원고료.(뭐그리 열심히 살아볼꺼라고 졸업논문을 살3kg까지 빠져가며 온천천을 다니며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몬났다.
20대는 부모님말 잘 듣는 착한 모범생딸
코스프레였다면, 지금은 나름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 말씀대로 진짜 사랑을 가르쳐준 처음인
사람과 결혼하는 바람에, 이별의 아픔을 제대로 느낀 적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결혼 후, 한참은 사랑, 이별과 관련된 노래,
책들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와는 다른 세계 사람들의 감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불과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까 테오의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이라는
이 책이 술렁술렁 넘어갔다.
사실 사진과 자신만의 감정이 한껏 담긴
과잉감정책들을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은 이상하게 끌린다.
지하철에서 이동하는 동안 푹빠져 순간 다른 곳에
갔다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테오가 사랑했던 그녀가 부모님으로부터의
자기결정권이 없었다는 대목이 유독 내 가슴을 울렸다. 결혼은 현실이니, 두 사람이 사랑한다고 해서 될일이 아니었다.
역.시.나.
책 속의 감정들은 꿈틀꿈들 살아있어서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같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나고 나니, 그녀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는 그의 말. 역시 세월은 약인가.
그래도 불타는 사랑을 했던 사람들은 가슴 속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훈장을 달고 살아가겠지. 아픈 기억이라도 지나고 나면 나를 만드는 또 하나의 주줏돌이 될 수도
있을테니.
한사람만 사랑한 사람들은 돌이 하나라 흔들흔들
흔들릴 수도 있다. 우리 딸은 자유연애를 권해야지. 딸은 어떤 사랑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아픔까지 사랑의 일부이다. 나는 아직도 영원한 사랑을
몰라, 겨우 책을 통해 배울 뿐이다.
사랑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던, 하늘빛
책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